발전소 주변이 오히려 농도 낮게 나타나

대표적 수은배출시설로 간주돼 온 석탄화력발전소가 ‘누명’을 벗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주요 발전소 주변 초등학생들의 혈액과 오줌, 주변토양 등의 수은농도를 조사한 결과 오히려 일반지역보다 낮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결과에 의하면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인체 수은노출량의 증가는 먹이사슬을 통해 전달되는 어패류를 섭취하는데 따른 것으로 화력발전소에 의한 직접적인 영향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간 석탄이나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는 발전소 가동중에 미량의 수은을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번 결과는 발전소가 수은중독의 직접적인 원인이었다는 기존의 상식을 뒤엎는 결과로 향후 지역주민과 발전사 간 환경오염 논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2일 김근배 국립환경과학원 환경역학과 박사팀이 2005년부터 2년간 화력발전소 인근의 수은 노출량을 조사한 ‘수은의 인체노출 및 건강영향에 관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석탄화력발전소 주변의 어린이들의 혈액과 소변에서는 각각 2.34ppb, 2.20㎍/g_creat(크레아티닌)의 수은이 발견됐다.

 

이는 발전소와 무관한 지역의 어린이 혈액과 소변에서 발견된 2.40ppb, 2.95㎍/g_creat 보다 오히려 낮은 수치다. 토양조사에서도 이와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경남 삼천포 화력발전소 인근의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검출된 수은함량은 10.99㎍/kg로, 대조지역의 11.38㎍/kg보다 낮게 나타났다.

 

김근배 박사는 “석탄에 함유된 수은이 발전소 주변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발전량 기준으로 160만kW 이상인 3개 발전소 주변지역과 대조지역의 수은함유량을 조사했는데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면서 “이는 화력발전소가 주변 거주민이나 토양의 수은농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수은노출량이 증가하고 있는 원인은 어패류와 같은 식품에 의한 것이며 이 또한 발전소 주변이 오히려 낮게 검출된다는 사실도 이번 조사결과를 통해 밝혀졌다. 화력발전소 인근의 초등학생들은 일반 대조지역에 비해 어패류에 대한 섭취 선호도가 높았지만 혈중ㆍ요중 평균 수은농도는 발전소 지역이 오히려 낮게 나타났다.

 

조사결과에 의하면 생선 등의 어패류를 선호하는 발전소 주변 어린이의 혈액 속에서 발견된 수은은 2.35ppb로 대조지역의 2.40ppb보다 조금 낮았다. 또 섭취하는 어패류의 양과 수은 노출수준은 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섭취하는 초등학생(발전소 인근 거주)의 혈액 속에선 2.34ppb가, 주당 4회 이상 섭취하는 학생은 2.41ppb가 검출됐다.

 

김박사는 “학생들이 먹는 어패류의 섭취량이 늘어날수록 농도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면서 “수은노출량이 증가하는 것은 먹이사슬에 의한 식이 요인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편 주요국가의 어린이 혈중 수은농도는 독일이 1.0ppb, 일본이 6.6ppb, 중국이 17.6ppb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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