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에탄올 세계제품화 추진 美 지원 요청

오는 9일 열리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대체에너지 개발과 중남미 문제를 놓고 ‘빅딜’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브라질 언론이 4일 보도했다.

 

룰라 대통령이 브라질산 에탄올 제품과 생산기술의 수출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미국에 지원을 요청하고, 부시 대통령은 중남미에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영향력을 차단하는데 브라질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주문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할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룰라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계기로 에탄올의 수요 및 유통과 제품 규격화를 위한 국제 규정 마련에 미국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에탄올을 전 세계가 사용하는 생필품화함으로써 에탄올 수출을 최대한 늘리겠다는 구상에 따른 것이다.

 

브라질 정부는 2012년까지 매월 1개 이상씩 에탄올 생산공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미국의 에탄올 수요 증가 및 브라질 내 관련 산업에 대한 투자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다.

 

브라질은 현재 연간 180억 리터의 에탄올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35억 리터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지난 1월 국정연설에서 밝힌 것처럼 2017년까지 석유 소비를 20% 감축하고 에탄올 공급을 늘리겠다는 구상이 실행에 옮겨질 경우 미국 시장의 에탄올 수요량만 연간 800억 리터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브라질과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남아공, 인도 등이 최근 ‘국제 바이오 에너지 포럼’ 창설에 합의하면서 브라질로서는 미국을 기점으로 막대한 에탄올 수출시장 확보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반면 부시 대통령은 바이오 에너지 분야 협력을 계기로 브라질과의 관계를 강화함으로써 중남미 지역에 대한 차베스 대통령의 영향력을 희석시키려는 시도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시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룰라 대통령에게 “브라질이 그동안 차베스 대통령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한 자세를 보여 왔다”는 점을 지적하고 브라질에 대해 중남미 최대국으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언론은 이에 대해 “미국 정부가 폭넓은 지원을 통해 브라질이 역내 리더국가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간접적으로 차베스 대통령의 영향력을 축소하겠다는 전략을 구사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브라질 언론은 특히 부시 대통령의 이 같은 의도가 브라질에 이어 오는 14일까지 계속되는 우루과이, 콜롬비아, 과테말라, 멕시코 방문에서도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니컬러스 번스 미국 국무부 차관은 최근 브라질 언론과 회견을 갖고 “부시 대통령은 중남미 지역을 위기로 몰아넣을 가능성이 큰 인물로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보다는 차베스 대통령을 꼽고 있다”고 말해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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