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고도화설비 영향 공급량 줄고 가격은 상승

발전사 등 수요자에게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팔리고 있는 벙커C유가 정유사들의 고도화설비 도입에 따라 향후 '귀한 몸'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리터당 500원(소비자가 기준) 수준의 현재 가격도 상당부분 인상될 여지가 있는것으로 전해졌다.

 

산업자원부 통계에 따르면 정유사들이 국내에 공급한 벙커C유는 최근 수년간 꾸준히 줄어들었다. 2001년 1억2300만배럴에 달했던 수급량은 2004년 1억100만배럴, 2005년 9600만배럴, 지난해 9200만배럴까지 떨어졌다.

 

반면 수요자에게 공급되는 가격은 꾸준히 상승해 2001년 리터당 320원에 그쳤던 소비자가가 2004년 393원, 2005년 447원, 지난해 525원까지 올랐으며, 현재는 다소 하락해 49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벙커C유 가격이 상승한 이유는 유가상승에 1차적인 원인이 있으나, 근본적으로는 정유사들이 고도화설비를 도입하면서 공급량을 점차 줄여나가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벙커C유는 기본적으로 잔사유 형태이기 때문에 공급량에는 큰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그러나 정유사들이 고도화시설을 확충하면 가격이 더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벙커C유를 사용하는 발전사 등은 정유사들의 생산량 변화를 예의주시하며 공급량 확보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발전사 연료수급 관계자는 "벙커C유 가격이 계속 올랐고, 속단할 수 없지만 더 오를 전망"이라며 "정유사들이 고도화설비로 줄어드는 양을 수출물량 축소로 충당하겠다고 했지만 수급이 빠듯해질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벙커C유는 원유를 분별증류해 가솔린, 석유, 경유 등을 빼낸 후 중질경유를 섞어서 생산하며 유황 함유량이 많아 도시공해의 주범으로 지적되고 있다.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