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소비효율 등급표시 앞두고 찬ㆍ반 이견

가스보일러업계가 일반보일러와 콘덴싱보일러로 양분돼 갈등을 빚고 있다. 산업자원부가 가정용 가스보일러에도 내년부터 에너지소비효율을 표시하겠다고 밝히면서부터다. 

 

업계에 따르면 산자부는 이달 효율관리기자재 인증에 관한 규정(고시)을 개정하면서 각종 제품에 부착해 온 소비효율 표지방식을 5단계로 나뉜 등급표시제로 통일키로 했다.

 

이에 따라 가스보일러를 비롯한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의 가정용품은 '낮음', '보통', '높음'으로 표시해 왔던 기존 소비효율 표기를 내년부터 1~5단계로 구분된 등급으로 표기해야 한다.

 

그러나 산자부는 이번에 고시를 손질하면서 "가스보일러에 대한 표시방법은 용역결과가 나올 때까지 당분간 유보하겠다"고 밝혔다.

 

일반보일러와 콘덴싱보일러를 똑같은 기준의 소비효율등급으로 구분할 경우 고효율 구조인 콘덴싱보일러가 당연히 높은 등급을 받게 될 것이란 일반보일러업계의 반발 때문이다.

 

이에 콘덴싱보일러를 제작하고 있는 업체 측은 공식적 입장을 밝히기를 꺼려하면서도, 같은 목적의 보일러에 두가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더 큰 혼란을 조장할 것이라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보일러에 소비효율을 표시하는 목적은 소비자가 에너지효율이 높은 제품을 선택하도록 하는 데 있는것 아니냐"면서 "일반보일러와 콘덴싱으로 분리해 소비효율을 표시하면 소비자에게 더 큰 혼란만 야기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일반보일러 업체는 "열교환기가 1개인 일반보일러의 경우 최대효율이 84%이상 나올 수 없다는게 업계의 일반적 상식"이라며 "콘덴싱보일러 쪽이 지금처럼 자신들의 입장만 내세운다면 고효율 기자재 인증에서 아예 일반보일러를 제외시켜 등급표시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처럼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자 산자부는 가스안전공사에 의뢰한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는 대로 가스보일러의 적정한 소비효율등급 표시방법을 모색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산자부 에너지관리팀의 한 관계자는 "당분간 보일러의 효율표시는 등급이 아닌 열효율 숫자만 %로 표기하게 된다"면서 "에관공이 안전공사에 의뢰한 용역결과가 나오면 실제적 에너지효율이 표시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콘덴싱보일러 …

 콘덴싱보일러에는 일반 보일러와 달리 2개의 열교환기가 장착돼 있다. 연소과정에 배기구로 빠져나가는 열손실을 최소화해 일반보일러 대비 평균 20~40%의 연료비를 절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K업체가 네덜란드로부터 최초 기술을 도입한 뒤 국산화를 거쳐 유럽 일부국가에 콘덴싱열교환기를 역수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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