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측에 요구, 200만원 챙겨 도주

지난 21일 밤 발생한 방사성 물질이 든 비파괴검사 조사기(이하 조사기) 차량 도난사건의 범인이 조사기 회사측을 협박, 돈을 챙겨 달아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회사측은 그러나 경찰에 범인과의 약속장소 등을 뒤늦게 알려 검거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경기도 평택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10시30분께 평택시 포승면 내기리 A마트 앞에 세워진 조사기(시가 1천만원 상당) 탑재 승합차를 훔친 범인이 22일 오전 8시40분께 비파괴조사기 회사인 B사에 전화를 걸어 차량을 돌려주는 조건으로 200만원을 요구했다.

 

범인은 오전 9시30분까지 포승면 원정리 38번국도 과속단속표지판 밑에 돈을 갖다 놓을 것을 요구했고, B사는 종이봉투에 돈을 담아 오전 9시25분에 약속장소에 돈을 가져다 놓았으며 범인은 돈을 챙겨 사라졌다.

 

B사는 그러나 협박전화 10여분뒤 경찰에 신고하면서 돈요구 사실만 알리고 약속장소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경찰은 협박전화가 다시오면 시간을 끌 것을 부탁했고, B사로부터 연락이 없자 오전 9시10분께 B사에 전화를 걸어 뒤늦게 약속장소를 확인했으나 B사측은 이미 돈을 갖고 약속장소에 간 뒤였다.

 

경찰 관계자는 "강력팀 형사들이 현장에 출동했지만 범인은 돈을 챙겨 달아난 상태였다"며 "사측이 협조만 잘했다면 범인검거가 수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B사 관계자는 "당시 경황이 없어 경찰에 정확한 내용 전달이 안됐다"고 말했다.

 

범인은 돈을 챙긴 뒤 승합차를 포승면 도곡리 원룸 촌 주차장에 세워놨다고 B사에 알려줬고, 경찰은 오전 10시10분께 차량과 조사기를 회수했다. 경찰은 B사 전화의 수신내역을 확인하는 한편 차량 도난 및 회수장소 주변 주민들을 대상으로 탐문수사를 벌이고 있다.

 

비파괴검사 조사기에는 방사성 물질인 이리듐-192 13큐리(Ci)가 내장돼 있으며 인체에 노출될 경우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지만 차폐용기에 담겨있고 이중 잠금장치가 있어 손쉽게 개봉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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