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새 에너지정책(NEG), 안정적 수급 처방전 될까
호주 새 에너지정책(NEG), 안정적 수급 처방전 될까
  • 조민영 기자
  • 승인 2018.08.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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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천연가스 생산국 불구 전력공급 안정성 불안
온실가스 배출저감 메커니즘 부재로 실효성 의문

[이투뉴스] 호주 말콤 턴불 총리의 새로운 에너지 정책이 시험대에 올랐다. 

호주의 불안정한 에너지 시장을 안정시키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고안됐지만, 배출 저감 목표치가 미온적이라며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국가 에너지 보장 제도(NEG)’가 최종 승인을 앞두고 있다. 

턴불 총리는 각 주정부 에너지부 장관들이 만장일치로 법안의 초안에 동의하기로 했다고 밝혔으나 아직 확실한 결과나 법안의 세부 사항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뉴욕타임즈>가 보도했다.  

보수 성향의 자유당 소속 턴불 총리의 호주 중앙 정부는 더 강한 배출 저감 목표를 요구하며 NEG를 반대하는 노동당 소속 주정부들을 설득해야만 정책안 입법을 진행할 수 있다. 

NEG는 전력 공급 안정성과 온실가스 배출 저감이라는 2개의 커다란 에너지 정책을 하나로 묶은 정책안이다. 이 법안은 에너지 가격을 낮추고 풍력과 태양광, 배터리 등 청정에너지 발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에너지원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현재까지 기후변화와 에너지 안보를 하나의 정책으로 통합한 실례가 없기 때문에 일부 정책 입안자들과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NEG 정책안에 따르면 에너지 제공자들은 연간 배출 기준을 준수하고 있음을 밝혀야 한다. 그러나 이 안은 따로 탄소 가격을 포함하고 있지 않아 실효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이 정책안은 에너지 시장의 안정성을 위해 더 많은 에너지 계약과 투자를 독려한다는 점에서 석탄같은 배출이 심한 에너지원의 확대도 예상되고 있다. 

턴불 총리는 “모든 종류의 발전원을 확대하고자 한다”며 “투자자들이 원하는 명확성을 제공하려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턴불 총리는 석탄 화력발전은 호주의 주요 전력원으로 남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정책 도입 필요성 

세계 최대 석탄과 천연가스 생산국임에도 불구하고, 호주는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의미있는 변화를 이끌거나 안정성을 주는 장기적 정책이 부재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과 제조사들은 노후화된 석탄 화력발전소들이 대체 용량이 마련되지 않은 채 문을 닫자 더 높은 에너지 가격 부담을 안아야 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몇 년간 재생에너지 가격이 하락하고 효율이 상승해 시장을 빠르게 바꿔놓고 있으나 전력망의 안정성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호주는 미국의 48개 주를 커버할 정도로 국토 면적이 넓지만, 인구는 미국의 13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전력망 시설 비용이 높다. 아울러 기후 변화에 따른 평균 기온 상승과 극심한 이상 기후 현상이 자주 발생하면서, 전력 수요 급증을 야기하고 있어 시스템에 무리를 주고 있는 실정이다. 

호주는 인구당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나라 중 한 곳이다. 그러나 기후 정책은 세계 최악으로 꼽힌다. 비정부 기구인 저먼워치 등 여러 단체가 매년 발간하는 ‘기후 변화 수행 인덱스’의 올해 최악의 기후 정책 면에 호주가 올라 있다. 

◆에너지 요금 떨어질까

소비자들이 전기요금 지출에 변화를 느낄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호주 정부는 지난해 10월 신규 청정 에너지 목표를 거부한 바 있다. 에너지 가격을 낮추는데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반면, NEG를 도입할 경우 2020년과 2030년 일반 가정집 전기료 지출을 연간 89달러 낮출 수 있을 것으로 호주 환경에너지부는 주장한다. 그러나 그린피스는 배출 저감 목표를 더 높일 경우에만 에너지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면서 NEG가 에너지 가격을 하락시키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후변화 영향은

NEG는 에너지 배출을 2030년까지 2005년 대비 26%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파리 기후 협정에서 호주가 설정한 목표치와 일치한다. 이는 농업과 채광, 교통 등 다른 온실가스 배출원의 상당한 저감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호주 내에서 채광 사업이 가장 활발한 서호주에서 주요한 배출 정책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호주가 NEG만으로 파리 기후 협정의 약속을 제대로 이행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노동당이 이끄는 주정부들은 NEG의 배출 목표치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메커니즘 부재에 대해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퀸즈랜드의 아나스타샤 팔래스주크 주총리는 NEG 법안을 보기 전까지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빅토리아의 대니얼 앤드류 주총리도 중앙 정부의 NEG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크라우드 펀드 기후 단체인 클라이맷 카운슬은 NEG가 기후 변화를 막기에 충분하지 않을 뿐더러 호주 재생에너지 산업의 성장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멜버른 대학 호주-독일 기후와 에너지과의 딜런 맥코넬 연구원은 “어떤 정책이든 소비자와 환경을 위해 재생에너지를 촉진하는데 도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재생에너지는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있는데, 정책이 뒤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 리뷰>에 따르면 호주 에너지 안보 위원회는 현재로서 호주의 재생에너지 확대를 늦출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주장했다. 

NEG 승인 여부와 상관 없이 7800MW 이상의 재생에너지 전력이 향후 2년 내에 생산될 예정이다. 재생에너지가 정책이 아닌 시장에 의해 움직이고 있어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역전시키기 힘들 것이라고 위원회는 강조했다. 

◆호주 국민, 재생에너지 선호 81%

<시드니 모닝 헤럴드>에 따르면, 지난 6월 진행된 전국 여론조사에서 호주인 81%가 재생에너지가 전통 전력원보다 값비싸더라도 재생에너지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7%만이 환경 영향이 있더라도 석탄과 가스 등 전통 에너지원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응답자 중 57%는 기후 변화를 ‘중요한 위협’으로 보고 있으며, 국제 테러리즘(68%)과 북핵 프로그램(65%) 다음으로 순위가 높았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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