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사장도 손 못대는 산업용 경부하 전기료
한전 사장도 손 못대는 산업용 경부하 전기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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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복 기자
  • 승인 2018.08.20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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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하 시간대로 산업용 수요 쏠려 손실 눈덩이
도매가 평균 82.9원대 전기 최저 26.8원에 판매
산업부에 수차례 개정 요구, 산업계 부담탓 팔짱
▲나주혁신도시내 한국전력공사 사옥 ⓒe2news DB
▲나주혁신도시내 한국전력공사 사옥 ⓒe2news DB

[이투뉴스] 한전(사장 김종갑)은 지난해 도매 전력시장에서 kWh당 평균 82.98원에 전력을 사들였다. 공기업인 6개 발전자회사와 20여개 민간발전사, 2200여개 신재생 발전사들이 생산한 전력이다. 원별 매입가는 원자력이 kWh당 60.68원으로 가장 저렴했고 뒤이어 석탄 78.49원, LNG 111.60원 순이다.(신재생은 보조금 제외 90.52원) 한전이 별도 직거래 하는 PPA(일부 열병합·가스와 신재생)를 제외한 거래량은 약 52만900GWh, 거래액은 44조7714억원이다.

한전은 이렇게 사들인 전력을 kWh당 평균 109.53원에 55조6140억원 어치를 팔았다. 송·배전 과정의 손실 등을 제외한 판매량은 약 50만7746GWh. 용도별로는 산업용이 56.3%로 비중이 가장 높고 일반용(상업용) 21.9%, 주택용 13.4%, 농사용 3.4%, 심야 2.5% 순이다. 평균 판매가는 주택용 108.5원, 산업용 107.4원, 일반용 130.4원, 농사용 47.5원으로 나타났다. 비중이 절대적인 산업용은 그대로 두고 주택용에 과중한 누진제 요금을 물리느냐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그런 한전의 최근 고민은 따로 있다. 경부하 요금이 적용되는 시간대(오후 11시~다음날 오전 9시)로 산업용 수요가 몰리고 있어서다. 애초 산업용 경부하 요금은 발전량 조절이 어려운 원전과 석탄화력 비중 증가로 늘어난 야간 잉여 공급력을 소비시킬 목적이었다. 그런데 이 구간 소비량이 늘면서 팔면 팔수록 적자가 눈덩이로 커지는 딜레마에 빠졌다.

한전의 산업용 요금체계는 계약용량별로 갑Ⅰ, 갑Ⅱ, 을 등 3종으로 나뉘고, 다시 전압별로 345kV를 쓰는 고압 C, 154kV를 사용하는 고압 B, 3300V~6만6000V 이하 고압 A, 나머지 저압 등 4종으로 세분된다. 또 계절에 따라 여름, 봄·가을, 겨울 등 3종으로, 시간대에 따라 경부하, 중간부하, 최대부하 등 3가지로 나눠 각각 다른 요금을 부과한다. 이 요금체계에 따라 산업용(을)은 요즘과 같은 여름에도 최저 kWh당 53.7원에서 최고 68.6원에 전력을 쓸 수 있다.  

도매 전력시장서 구매하는 원전 전력가격(60.68원)은 물론 LNG발전가격의 절반수준에 불과하다. 이 시간대 전력을 원전이나 석탄화력처럼 액면가가 저렴한 발전원들이 공급하면 그나마 낫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심야시간대 기저발전기 SMP(전력시장가격) 결정비중은 4%대에 불과하다. 나머지 대부분의 경부하 시간대는 가스발전기 단가로 전력을 사들여 원전 도매가보다 싸게 전력을 공급하는 셈이다.

경부하 시간대 전력사용량은 어떻게 변화했을까. 작년 기준 부하 시간대별 산업용 비중은 경부하가 50%로 가장 높고 뒤이어 중간부하 31%, 최대부하 19% 순이다. 2014년과 비교해 경부하는 1%P 증가했고, 중부하는 1%P 낮아졌다. (최대부하 19% 동일). 이렇게 보면 별 차이가 없는 듯 하지만, 2014년 산업용 비중이 53%로 작년 대비 3%P 이상 적었고 전체 전력판매량도 47만7591GWh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산업용 전력의 경부하 쏠림은 결코 적잖다.

특히 대규모 산업체들이 쓰는 산업용(을) 고압B, 고압C는 경부하 때 53.4%를 소비하고 중간부하 때 30.2%, 최대부하 때 16.5%를 각각 사용했다. 경부하 요금의 주고객이자 최대 수혜자는 조업조정이 가능한 주로 대기업 제조업체다. 여기에 정부가 보급에 앞장선 피크저감용 ESS(에너지저장장치)는 기본료도 지불하지 않고 경부하 요금에서 다시 50%를 할인받아 충전한다.(산업용(을) 기준 최저 kWh당 26.85원) 수요왜곡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원전 시공부실에 따른 이용률 저하로 가뜩이나 연료비 부담이 늘어난 한전은 급한대로 경부하 요금부터 손보려고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에 여러차례 'SOS' 신호를 보냈다. 김종갑 한전 사장도 관가 안팎에서 경부하 요금을 시급히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수차례 피력했다. 반도체 공장처럼 24시간 전력을 사용하는 곳은 불가피하지만, 그외 대기업들까지 가세해 경부하 혜택을 누리는 것은 '두부(전기)값이 콩(연료비)보다 싸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정부는 기업부담을 이유로 팔짱자세다. 지난달 중순 대기업들과 만난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산업용 경부하 요금인상을 연내 하겠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겠다"며 요금 조정 가능성을 일축했다. 앞서 재계는 산업부에 경기가 어려운 시점이므로 산업용 경부하 요금조정을 유보해 달라는 요청을 건넨 것으로 전해진다. 한전 관계자는 "연료비도 예년보다 크게 올라 어려움이 크다. 업종별로 영향이 달라 속도를 조절하자는 요구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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