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은 멸종위기종, 앞으로 비중 계속 줄어들 것"
"원자력은 멸종위기종, 앞으로 비중 계속 줄어들 것"
  • 이상복 기자
  • 승인 2018.12.07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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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세계원전산업동향보고서' 발행인 마이클 슈나이더 방한 기자회견
운영원전, 건설원전, 발전량 비중 모두 하락세…재생에너지에 경쟁력 밀려
▲마이클 슈나이더 '세계원전산업동향보고서(2018)' 주저자겸 에너지컨설턴트가 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원자력 산업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마이클 슈나이더 '세계원전산업동향보고서(2018)' 주저자겸 에너지컨설턴트가 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원자력 산업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이투뉴스] “원자력을 생명체로 본다면 멸종위기종이다. 앞으로 비중이 계속 줄어들 것이다. 어느 동물원에서 멸종위기종 판다 두 마리가 태어났다고 상황이 달라지지 않는 것과 같다.”

6일 서울 프레스센터 프레스클럽 간담회장. 프레젠테이션 화면에 전 세계 원자력 현황도를 띄워놓은 마이클 슈나이더가 이같이 말했다. 그래프속 ‘세계 운영 원자로 개수’는 올해 413기에서 2035년 전후 200기로 반토막이 난 뒤 2063년 ‘0’기로 실제 멸종될 처지다.

이런 내용은 지난 9월 발간한 <2018 세계원전산업동향보고서(World Nuclear Industry Status Report ; WNISR 2018)>에도 담겼다. 전 세계 전력생산량의 약 10%를 담당하고 있는 원자력의 미래를 그만큼 어둡게 보고 있다는 얘기다.

WNISR은 정확한 사실과 통찰로 전 세계가 진영 구분 없이 권위를 인정하는 보고서다. 국제 에너지·핵정책 전문가인 슈나이더가 각국 전문가 및 필진과 25년째 발간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나 세계원전사업자협회(WANO)도 챙겨볼 만큼 신뢰성이 높다.

슈나이더는 “지난해 새로 증설된 발전설비 257GW 가운데 재생에너지는 157GW였던 반면 원전은 단 1GW였다”면서 “중국 영향으로 원전 발전량이 조금 늘었지만 오해다. 재생에너지 단가경쟁력 확보로 원전의 역할과 비중은 계속 줄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지난해 신설 발전설비 257GW 중 원전 1GW
‘세계 원전산업을 톺아보다’란 제목으로 이날 주제발표에 슈나이더는 이틀전 에너지정보문화재단과 탈핵에너지전환국회의원모임(대표의원 우원식) 초청으로 방한했다. 국내 일정을 마친 뒤에는 중국으로 떠나 현지일정을 소화한다. WNISR에 대한 신뢰와 권위는 이런 방식의 충실한 현장정보 수집이 바탕이 되고 있다.

올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원전 발전량은 2500TWh(테라와트시)로 2016년 대비 1% 증가했으나 2006년 역대 최대치보다는 6% 적다. 장기가동중단설비(LTO)를 제외한 운영원전도 2002년 역대 최대 기수(438기)와 견줘 25기가 줄었다. 그럼에도 전체 발전량이 증가한 것은 중국영향이다.

이 기간 중국 원전 발전량은 18%나 증가했다. 중국은 지난해 3기, 올해 3기를 각각 추가 가동했다. 여기에 LTO 상태였던 원전 6기가 재가동되면서 미미한 발전량 증가에 영향을 줬다. 하지만 이례적인 중국 용량증설을 제외하면 전체 발전량은 3년 연속 감소세다.

중국은 작년 고속원자로 1기 시범사업에 착수한 것 외에 2016년말 이후로는 상업용 신규 원자로를 짓지 않고 있다. 2011년 이후 신규 가동에 들어간 원전은 48기이며, 이중 29기가 중국에 들어섰다.

원자력이 전 세계 전력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중단기로는 정체, 장기로는 하락세다. 원전 발전량 비중은 작년 기준 10.3%로 최근 5년간 0.5% 낮아졌지만 1996년 역대 최고치(17.5%)와 비교하면 7.2% 감소했다.

슈나이더는 “건설원전도 2013년 68기에서 올해 기준 50기로 5년째 감소했고, 이중 33기는 기존 일정보다 대부분 수년째 건설이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전 운영기수 전망 ⓒ마이클 슈나이더
▲원전 운영기수 전망 ⓒ마이클 슈나이더

◆원전 발전량 비중 역대 최고치 대비 7.2% 감소
전 세계 원전은 노후화란 또다른 문제에 직면해 있다. 중국을 제외한 국가의 신규원전 건설이 사실상 중단된 가운데 기존 원전 운영기간이 누적되고 있어서다. <WNISR 2018>에 의하면 전체 원전의 60% 이상인 254기가 31년 이상 운영했고, 41년까지 운영한 원자로도 18.5%(77기)에 달한다. 전체 가동원전 평균 연령은 올해 기준 30년이다.

현재 운영중인 원전을 40년 가동 후 폐쇄한다고 가정하면, 2020년 운영원전은 작년말 대비 12기가 감소한다. 또 2030년에 이르면 추가로 190기(168.5GW)의 설계수명이 만료돼 공백이 더 커질 전망이다. 올해 기준 폐로에 들어간 원전은 115기이며, 이중 폐로완료 원전은 19기뿐이다.

신규원전 건설 여건도 녹록지 않다. 1970년 이래 올해까지 착공한 원전 가운데 12%(20개국 94기)는 사업유예나 취소처분됐다. 미국은 지난해 50억달러(한화 5조6000억원)를 투입한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버질 시 서머 2,3호기를 포기했고, 요르단과 말레이시아도 신규원전 도입을 철회했다.

우리나라가 참여한 UAE 원전의 경우 당초 일정보다 3년 가량 지체 가동될 전망이다. 슈나이더는 이와 관련, "과연 앞으로 해외 원전 수출시장이 존재할 것인지 자체가 의문이다. 없는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반면 재생에너지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해 전력망에 추가된 재생에너지 설비는 157GW로, 전년 143GW 대비 13GW 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재생에너지는 전 세계 신규 발전설비 용량의 61%를 차지하고 있다. 이중 풍력은 52GW, 태양광은 97GW를 확충했다. 

또 전체 31개 원전 보유국 가운데 중국, 일본, 인도 등 9개국의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수력을 제외해도 원전보다 많았다. 전체 풍력발전량은 2016년 대비 17%, 태양광은 35% 각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기간 발전량이 1% 증가한 원자력과 비교된다.      

마이클 슈나이더는 "신규원전과 기존원전 모두 태양광이나 풍력발전에 비해 점점 더 비싸지고 있다. 굳이 신규 원전을 투입할 이유가 사라졌다"면서 "일각에서 원전을 온실가스 감축수단으로 얘기하는데, 그 역시 속도와 비용 탓에 대안이 될 수 없다. 한국이나 독일, 일본 등에서 기존 원전은 매우 강력한 혁신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왼쪽부터) 윤기돈 에너지정보문화재단 상임이사, 마이클 슈나이더, 김성환 탈액에너지전환국회의원모임 연구위원, 윤순진 재단 이사장이 간담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기돈 에너지정보문화재단 상임이사, 마이클 슈나이더, 김성환 탈액에너지전환국회의원모임 연구위원, 윤순진 재단 이사장이 간담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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