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 호황' 뉴멕시코州 과감한 에너지전환법 추진 화제
'오일 호황' 뉴멕시코州 과감한 에너지전환법 추진 화제
  • 조민영 기자
  • 승인 2019.03.18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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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5년까지 재생에너지로 100% 전력공급 의무화
역설적인 석유가스 생산량 최대 기록으로 설왕설래

[이투뉴스] 미국에서 연일 원유 생산량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뉴 멕시코주가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최근 과감한 에너지 전환법을 통과시켜 화제가 되고 있다.

뉴 멕시코 주정부는 공공 발전사들이 2045년까지 탄소배출이 없는 재생에너지원으로 전력의 100%를 공급하도록 의무화하는 법을 최근 입법화 했다. 주 내부 에너지부문을 완전히 바꾼다는 구상이다.

이 법안에 따라 발전사들은 완전한 탈(脫)탄소화까지 2030년 50%, 2040년 80% 순으로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여야 한다. 미국에서 캘리포니아주와 하와이주가 100% 목표를 세워 이를 추진하고 있으며, 뉴 멕시코주는 세번째 주다. 

미 공영 라디오 방송<NPR> 보도에 따르면, 에너지 전환법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온 미셸 루한 그리셤 주지사는 취임하자마자 주 방위군을 남부 국경지대에서 철수시켜 이목을 집중시켰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의 기후 정책에 맞설 것이라는 분명한 입장도 밝혔다. 그려셤 주지사는 “우리주는 기후 변화를 부정하지 않는다”며 “우리에게는 상황을 바꿀 수 있는 10년(주지사 임기 기간)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에너지전환법 통과는 원유생산량 기록갱신이란 뉴 멕시코주의 역설적 상황을 극명하게 나타내고 있어 이목이 더 집중되고 있다.  

◆원유 생산량 신기록 경신 

뉴 멕시코 주 입법부가 이 법안을 통과 시키기 불과 몇 시간 전 주정부 석유보호과는 새로운 수치를 발표했다. 뉴 멕시코 주가 지난해 2억460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했다는 기록이다. 원유 대부분은 수출되고 있다. 

생산량 기록 경신은 주로 연방 정부 영토인 주 남동부 지역 석유가스 개발 탐사로 이뤄졌다. 원유 수출로 주정부는 부족했던 예산 금고를 채우는 횡재를 경험하고 있다. 주는 석유가스 수출로 12억 달러 예산 흑자를 봤고, 이 예산은 영유아 교육 시설과 공립학교에 배정됐다. 

그러나 화석연료 개발로 인한 기후 영향에 대한 우려는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웨스턴 환경법센터의 탐 싱어 상임 정책고문은 “뉴 멕시코에서 생산된 모든 석유와 가스가 태워질 경우 20개 석탄 발전소들이 1년간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셈이 된다”고 지적했다.  

뉴 멕시코 주에는 아직 개발되지 않은 원유 매장지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지질 조사국은 뉴 멕시코 주 남동부와 텍사스 주 서부에 걸쳐있는 페르미안 분지가 미국내 최대 석유 가스 매장지라는 것을 확인했다. 이 곳은 약 463억 배럴의 석유와 281조 큐빅 피트의 천연가스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뉴 멕시코 대학 데니스 포트 교수는 “그 석유와 가스를 모두 개발하면서 온실가스 목표를 달성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전례없던 석유붐과 주정부의 획기적인 에너지 전환법은 복잡미묘한 감정들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포트 교수는 “뉴 멕시코 주에서 많은 사람들은 우리가 무엇을 해야하는지 깊은 생각 없이 이 것을 바라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화석연료 퇴출 의지는 강력

새로운 에너지법이 뉴 멕시코 주 안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상당히 감소시킬 것이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현재 주는 전력의 절반 이상을 석탄화력으로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25년 내 발전사들이 100% 무탄소 에너지원으로 전환하면서 석탄은 선택지에서 아예 사라질 예정이다. 

주정부는 석탄화력발전소 폐쇄를 위해 수천만 달러를 배정했다. 이 금액은 석탄화력 발전소 폐쇄로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들과 커뮤니티, 신규 재생에너지 개발에 쓰일 예정이다. 

대표적으로 2022년까지 미국 주요 석탄발전소 중 한 곳인 산후안 발전소(847MW)가 2022년 폐쇄될 예정이다. 에너지 전환법은 4000만 달러를 지역에 배정해 석탄 생산 중단으로 피해를 입을 지역에 보내고, 450MW 상당의 신규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그 지역에 건설할 계획이다. 

한편, 천연가스를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돕는 가교 역할을 할 연료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100% 무탄소 전력을 얻기 위해서는 가스발전소 폐쇄도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상당한 투자금이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원에 투입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정책비평가들은 재생에너지 가격과 에너지 저장 문제를 두고 우려의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뉴 멕시코 주정부는 재생에너지 공급면에서는 자신하고 있다. 뉴 멕시코의 지리상 일조량은 미국 내에서 최대치를 나타내며, 풍력에너지도 미국내 상위 15개주에 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유 붐, 에너지 계획의 일부로 봐야 

뉴 멕시코 주의 일부 입법안자들은 여전히 주정부의 석유와 가스 매장지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다. 뉴 멕시코 주는 현재 미국 내 석유 생산량 기준 'TOP3' 안에 든다. 뉴 멕시코 주 남동부 사막은 시추 유전으로 곳곳에 구멍이 뚫려있으며, 조용했던 2차선 도로는 유전 근로자들의 출퇴근 차량으로 꽉 차있다. 

앞서 원유 호황과 불황을 지켜본 사람들은 페르미안 분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황을 한번도 본 적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호황을 경험하고 있는 일부 주민들은 에너지 전환법이 석유가스 개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유전 공급업자인 왈리 레스터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죽이는 꼴”이라며 에너지 전환법을 폄하했다. 그러나 이번 에너지 전환법은 가스발전소를 폐쇄하는 것 이외에 석유가스 산업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전 개발을 촉진시키고 있는 수출 시장에는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뉴 멕시코 주민들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주정부가 석유가스 개발 사업을 에너지 미래의 일부로 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리셤 주지사는 석유와 가스 회사들과 협력해 유전의 메탄 배출을 제한하고, 원유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배출을 삭감할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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