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산업기술대 교수, 전력시장 워크숍서 강조
"낮은 전기료 지속은 전력산업 생태계 몰락 의미"

[이투뉴스] 김성수 한국산업기술대 교수는 12일 "재생에너지 확대는 온실가스 감축의 가장 근본적 해결책이자 전 세계적 추세로 우리나라만 거부할 수 없다"면서 "하지만 안전하고 깨끗한 환경을 위한 에너지전환은 비용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 전기요금 인상은 어떤 정부라도 반길 수 없는 정책이지만 피해갈 수 없는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날 전력거래소 주최로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2019 전력시장 워크숍' 주제발제에서 "에너지전환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며, 그 합의를 바탕으로 높은 전기요금을 통해 재생에너지 투자재원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장기적 가격하락을 유도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기요금 현실화가 에너지전환의 첫단추라는 뜻이다.

앞서 그는 '에너지전환시대, 전력시장의 현재와 새로운 도약을 위한 과제'란 제목의 이 발제에서 발전부문의 온실가스 감축 불가피성, 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한 독일 온실가스 감축과 2050년 80% 비중목표 설정 사례, 미국 재생에너지 및 가스발전 확대 추이 등을 설명했다. 또 발전원가 비중은 떨어지고 송배전비중은 증가하는 유럽사례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전기료 인상은 에너지효율화와 전력산업에도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지했다. 김 교수는 "온실가스 감축의 중요수단 중 하나가 에너지효율화인데, 낮은요금은 결정적 방해요인이다. 에너지효율화 대폭적인 확대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100조원 규모 재생에너지 신규투자는 전력생태계에도 활력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의 비용 최소화는 정부와 시장의 조화로운 역할분담이 중요하다는 조언이다. 김 교수는 "효율적인 시장제도는 자원배분에 가장 효과적이며, 경제적 유인을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조율할 수도 있다. 정부는 장기적 관점과 시장실패를 보완하는 거시적 측면에서만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행 변동비반영(CBP) 전력시장은 구조적 모순에 봉착해 있다고 진단했다. 소비자 요금을 낮게 유지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시장 왜곡이 발생하고 있고, 수급계획과 수익을 결정하는 시장이 제대로 연계돼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또 한전과 발전자회사간 정산조정계수는 경쟁을 저해하고 소매 전기료는 도매가격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이를 해결하려면 정확한 도매시장 가격을 바탕으로 가격신호 정상화를 꾀하는 한편 이렇게 정상화 한 도매가격이 소매요금을 결정하는 형태로 전환돼야 하며, 원활한 경쟁을 위해서는 판매경쟁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성수 교수는 "이대로는 에너지전환 비용은 크게 증가하고, 도매가격은 하락해 발전사업자 어려움은 가중될 개연성이 높다. 지속적으로 낮은 전기요금을 유지하는 것은 전력산업 생태계의 몰락을 의미한다"며 "장기적으로 에너지전환 비용을 소비자가 부담할 수밖에 없다. 종합적인 관점의 장기로드맵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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