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피크기간 765kV 초고압송전망 고장 '아찔'
전력피크기간 765kV 초고압송전망 고장 '아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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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복 기자
  • 승인 2021.01.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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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화력~신서산 피뢰기 절연파괴 1회선 'OFF'
발전력 1GW 낮추고 대체품 긴급공수 정비 中
낙뢰고장 원인 아닌 경우 드물어 "경각심 필요"
▲당진화력~신서산 765kV 송전선로 1회선이 설비고장으로 운휴상태다. 사진은 영흥도에서 내륙으로 인출되는 345kV 송전탑. ⓒE2 DB
▲당진화력~신서산 765kV 송전선로 1회선이 설비고장으로 운휴상태다. 사진은 영흥도에서 내륙으로 인출되는 345kV 송전탑. ⓒE2 DB

[이투뉴스] 강추위로 전력수요가 동계 최대피크에 바짝 다가서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전력계통의 대동맥에 해당하는 765kV(76만5000볼트) 송전망에서 불시 고장이 발생해 정부와 전력당국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다행히 조기복구로 수습되고 있지만, 자칫 피크기간 대형 수급차질이 초래될 뻔했다. 

7일 한전과 발전사들에 따르면 신정 연휴기간이던 지난 2일 오후 5시 42분께 765kV 신서산변전소에서 300m, 당진화력에선 100km가량 떨어진 변전소 옥외 스위치야드에서 피뢰기 스페이서가 불시 고장을 일으켰다. 물탱크 형상의 피뢰기는 낙뢰(번개)로부터 송전망에 가해지는 충격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날 현지 기상은 맑았고 낙뢰도 없었다.

기존 765kV망 고장 대부분이 낙뢰가 송전탑이나 선로에 내리 꽂혀 소수점 이내 초단위로 순간 두절(재폐로) 된 것과 차이가 있다. 765kV는 국내 최고압 계통으로 154kV 비교해 약 20배, 345kV와 견줘서는 5배 이상 많은 전력을 송전할 수 있어 그만큼 높은 설비 신뢰도(안전성)를 요구하고, 실제 고장도 드문 편이다.

2004년 765kV 상업운전 개시 이후 발생한 기존 고장은 2014년 6월, 이듬해 6월, 2019년 2월, 같은해 4월 등 누적 4회에 불과하다. 하지만 불가항력의 낙뢰가 고장 원인이 아닌 경우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진다. 

당진화력~신서산을 잇는 765kV 계통은 설비용량으로 6GW(기가와트)규모인 당진 석탄화력에서 생산된 전력을 수도권 외곽에 걸쳐 환상(環象) 형태로 이어진 신서산~신안성~신가평 선로로 융통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사람으로 치면 심장(수도권)을 둘러싼 관상동맥이다.

이 고장으로 현재까지 당진화력~신서산 구간 765kV 2회선 가운데 1회선(1T/L)은 전력수송이 중단된 상태다. 전력망 관제를 담당하는 전력거래소는 나머지 1회선까지 고장이 발생하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3GW 가량 발전하던 당진화력 출력을 2000MW 수준으로 낮춰 운영하고 있다. 

송전망 운영‧관리 주체인 한전은 연휴기간 비상이 걸렸다. 고장 이튿날(3일) 아침 현장으로 대전세종충남본부 인력을 급파해 고장을 일으킨 설비를 확인하고 즉각 복구에 돌입했다. 해당 피뢰기는 효성이 2000년 제작한 설비로, 스페이서 불량으로 인해 내부 절연이 파괴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행히 한전은 5일 제작사로부터 예비품을 조달, 6일까지 정비보수를 완료하고 7일 현재 무부하 운전을 벌이고 있다.

송전선로 재가압(다시 전기를 흘려보냄)은 8일께나 가능할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전력수요는 기습폭설에 이어진 기온급강하로 오후 4~5시 사이 최대 8800만kW(88GW)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이때 공급능력은 100GW로 약 9.4GW의 공급예비력이 확보될 예정이다.

한전 송변전운영처 관계자는 “연휴에도 불구하고 고장 즉시 신속복구 플랜을 가동해 정지시간을 최대한 단축했다"면서 "폭설이 내리는 등 상황이 좋지 않지만 전력피크기간 안정적인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재가압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력당국 관계자는 "기온이 내려가 전력수요가 평소보다 많은 편이지만, 다른 대체 발전기들이 확보돼 수급상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당국의 신속한 대응은 칭찬할 일이지만 과거와 다른 유형의 초고압송전망 고장을 가볍게 넘길 일은 아니라는 얘기가 나온다. 765kV도 어느덧 20년 가까이 상업운전한 설비라 언제든 다양한 기기가 불시 고장을 일으킬 개연성이 있다는 것. 보통 송전설비 고장은 상업운전 초기 안정화 단계에서 더 빈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계통전문가는 "낙뢰가 원인이 아닌 이유로 765kV가 나간 것은(고장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면서 "765kV도 운영기간이 20년이 다되어 간간다는 점에서 다양한 관련설비 점검·운영 측면에 좀 더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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