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태양광 설치량 전망치도 하향 조정

[이투뉴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전 세계 태양광 산업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세계 경제가 코로나 팬데믹으로부터 회복조짐을 보이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있고, 이 과정에 인건비와 운송비 상승까지 들썩이고 있다.

<로이터> 등 주요 외신보도에 의하면 세계 각국 정부들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려는 가운데 이같은 원자재 가격 상승은 태양광 산업의 성장을 둔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 10여년간 90% 하락한 가격으로 호황기를 누렸던 태양광 산업이 전환기를 겪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코로나 팬데믹 완화로 태양광 제품 공급망 병목 현상이 벌어지면서 산업의 대대적인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태양광 모듈을 지지하는 구조물 주요자재인 철강가격은 3배 가량 올랐다. 모듈의 기초원자재인 폴리실리콘 가격도 1년전 보다 3배 가까이 상승해 가격상승요인이 되고 있다. 연료비 상승에 따른 운송비 인상과 구리, 인건비 상승도 부담이다.

HIS Markit 연구소는 이러한 압박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올해 세계 태양광 설치 전망치를 181GW에서 156GW로 하향조정해야 한다고 내다보고 있다. 월가도 지난해 3배 높인 MAC 글로벌 태양광 인덱스를 올해 24% 낮췄다.

중국에 이어 태양광 산업 2위인 미국의 사업 개발자들은 사업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은 가격 상승이 얼마나 지속될지 우려하고 있다. 태양광 엔지니어링 및 건설사인 스위너튼 리뉴어블 에너지는 올해말 착공할 사업들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태양광 가격 상승 경향이 수그러들지 지켜볼 계획이다. 조지 허쉬먼 CEO는 “(태양광 설치의) 낮은 가격에 익숙해졌다”며 “비용을 더 지불하는 것을 받아들이는게 어려울 뿐”이라고 말했다.  

지난 1분기 미국내 태양광 계약가는 작년 대비 15% 상승했다. 계통연계와 허가비용도 증가했다. 모듈제조사인 퍼스트솔라는 지난 4월 투자자들에게 "아시아에서 수입되는 모듈 수송이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태양광 지지물 시스템 제조사인 어레이 테크놀로지도 철강과 운송비 인상으로 기존 사업 전망치를 철회하기도 했다. 유럽에서는 전력 공급 일정에 여유가 있는 일부 사업이 연기됐다.

스페인 태양광 트랙커 제조사인 솔텍 파워 홀딩스는 “비용이 여전히 너무 높아 상황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솔텍은 자사의 트랙커를 납품하는 모든 시장에서 사업 연기 결정이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교적 안정적인 유럽 태양광 시장에서의 공급 제약은 올해 말 가격 상승 압박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인도에서도 10GW에 해당하는 대규모 사업이 연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업은 인도 태양광 설치 용량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세계 최대 태양광 제품 제조국인 중국의 제조사들은 이미 마진을 보호하기 위해 가격을 올리고 있고, 주문량은 줄고 있다. <로이터> 집계에 의하면 중국내 3개 태양광 제조사들의 지난해 모듈가격은 20~40% 상승했다.

셀과 모듈의 주요 원자재인 폴리실리콘 가격의 인상을 소비자가에 반영하면서다. 모듈제조사인 비욘드선 홀딩스의 잭 샤오 마케팅 디렉터는 “우리는 제품을 계속 생산해야 한다”며 “그러나 가격이 너무 인상되면 사업 개발자들은 (가격이 떨어지길) 기다리려 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한 태양광 셀 공장 매니저는 고객들이 현재가로 제품 주문을 주저하고 있어 생산량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패널 최대 제조사인 캐너디언솔라는 1분기 동안 제품 가격이 전분기 대비 10% 상승했다고 밝혔다.

한편, 블룸버그 NEF는 태양광 가격 상승이 쉽게 누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제니 체이스 상임 연구원은 “2022년 초쯤 대부분의 태양광 원자재와 운송비가 진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 운용사인 로스 캐피탈 파트너는 폴리실리콘 가격이 2022년 말까지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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