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전력가격 폭등 유럽 에너지수급 '빨간불'
가스·전력가격 폭등 유럽 에너지수급 '빨간불'
  • 조민영 기자
  • 승인 2021.09.17 13: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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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선로 화재에 풍력발전량 감소 악재 겹쳐

[이투뉴스] 유럽에서 전력가격이 최근 몇주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에너지 연료가격과 탄소가격이 상승한데다 풍력발전량이 줄어 업친데 덥친격으로 수급 위기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더욱이 이런 가격상승 추세가 올겨울까지 이어질 것이란 에너지전문가들의 전망이 나오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현지 언론보도에 따르면 유럽의 더치 TTF 허브 10월 가스 선물가격은 16일 기준 MWh당 93.3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올해 1월보다 무려 250% 상승한 수준이다. 프랑스와 독일에서는 전력 거래가격이 두배 상승했다. 스테판 콘스탄티노브 ICIS 에너지 상임 애널리스트는 “유럽에서 에너지 가격 폭등은 겨울이 다가오면서 시장을 긴장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내에서 전기료가 가장 비싼 영국은 가스·재생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 가격이 계속 올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날 기준 영국의 하루전 시장 전력가격은 평균 475파운드로 전날보다 약 19% 상승했다. 이날 저녁 오후 7~8시 한때는 2500파운드까지 가격이 오르기도 했다. 전력가는 영국과 프랑스를 잇는 송전선로에 화재로 발생하면서 전력 수입이 중단된 직후 이미 최고가를 찍었다.

S&P 글로벌 플라츠 애널리틱스의 글렌 릭슨 유럽 전력담당 애널리스트는 “단연 (전력가 상승의) 최대 원인은 가스가격”이라고 지적했다. 풍력 발전량 감소와 원자력 발전 폐쇄 등 다른 문제들도 있지만 가스가격 상승이 탄소와 석탄가격을 기록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올리는 주요 원인이란 분석이다.

유럽연합이 배출량 할당을 줄이면서 유럽내 탄소가격은 올해에만 3배 가까이 올랐다. EU의 탄소 기준가는 최근 톤당 60유로 이상 상승했다. EU의 배출거래제도는 세계에서 가장 큰 탄소거래시장으로 EU 온실가스 배출의 40%를 담당하고 있다. 기록적인 탄소가격은 전력생산에서 석탄발전과 같은 오염도가 높은 에너지원의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릭슨은 올 겨울 유럽발전가격 추이가 가스 가격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향후 몇 달간 가격이 추가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의 가스가격은 지난 4월 초부터 상승하기 시작했다. 유럽의 가스 비축량이 지난 5년 평균 보다 낮아 잠재적인 공급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유럽 여러 국가들은 코로나19 활동 제한이 풀리자 예상보다 더 빨리 전력수요가 늘어났다.

콘스탄티노브 애널리스트는 “가스공급 부족은 시장을 매우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며 “아시아와 남아메리카로부터 LNG 수급을 위한 경쟁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는 유럽으로의 천연가스 수출 속도를 늦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드 스트림2를 통한 가스 공급을 시작하기 전에 유럽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의도적으로 공급량을 줄인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우크라이나와 폴란드를 통과하는 노드 스트림2 가스관은 조만간 전면운영될 예정인데, 유럽의 가스 공급 문제를 다소 완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우드 맥킨지의 뮤레이 더글라스 디렉터는 “노드 스트림2 가스관이 올겨울 가스가격을 낮추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가스가격이 올겨울 고공행진하고, 1~2월 한파가 닥치면 최고가 경신을 보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달 초 영국은 가스가격 상승과 풍력 발전량 감소에 대응해 노후 석탄발전소를 운영해야 했다.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2024년 10월까지 석탄발전소를 전면 폐지하기로 한 약속과 대비되는 행보라 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콘스탄티노브는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있는 상황에 전력 공급을 맞추기 위해 석탄 발전소 전원을 다시 켠 영국의 결정이 역설적"이라고 지적했다.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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