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이치아이, 시화호서 국내 최초·최대 그린수소 실증
재생에너지 섹터커플링 선점 미래에너지기업으로 도약

▲비에이치아이(BHI) 함안 본사 전경
▲비에이치아이(BHI) 함안 본사 전경

[이투뉴스] 태양광이나 풍력 등의 재생에너지는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탄소중립 발전원이다. 정부는 2050 탄소중립 목표 설정과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상향조정(2018년 대비 기존 26.3%→40.0%)에 따라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2030년까지 30%이상으로 높일 예정이다. 이렇게 하려면 올해 6월 현재 19GW(설비량 기준)인 태양광‧풍력을 최소 100GW로 5배 이상 늘려야 한다. 국토는 작지만 부존자원은 충분하다. 2020년 기준 정부 추산 국내 재생에너지 시장잠재량은 각각 태양광 369GW, 풍력 65GW이다. 관건은 이들 자원이 지역 수용성을 확보해 제때 개발될 수 있는지, 개발된 자원이 전력망과 섹터커플링을 통해 안정적으로 소비자에 공급될 수 있는지다.

비에이치아이(BHI)는 지금까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연소기술 기반의 화력발전설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중견기업이다. 석탄발전소와 LNG발전소 배열회수보일러(HRSG, Heat Recovery Steam Generator) 부문에서 올해 3분기까지 세계 1위 수주실적을 올렸다. ‘국가 차원의 가치있는 기술을 후세에 전한다’를 기치로 1998년 창업해 발전소 보조기기(BOP) 제작‧납품으로 사세를 키웠고, 현재는 국내 유일 핵심설비 원천기술 보유기업으로 올라서 있다. 하지만 일류기업을 넘보는 비에이치아이 앞에 구름이 드리워 있다. 세계적인 온실가스 감축으로 소위 ‘굴뚝발전소’ 건설이 급감하고 있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 비에이치아이는 정부 표준복합발전 효율향상 연구과제 수행으로 기존 업(業)을 고도화 하는 한편 최근 그린수소 분야에 진출해 미래 먹을거리 산업을 키우고 있다.

▲시화 방아머리 풍력발전소 ⓒ수자원공사
▲시화 방아머리 풍력발전소 ⓒ수자원공사

굴뚝발전소 1등기업의 그린수소 1등기업 도전
전통 화력설비기업에서 미래에너지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는 비에이치아이는 청정에너지 메카인 안산 시화호에서 올해 그린수소사업의 첫 단추를 꿴다. 그린수소 실증시스템 주관사업자로 국내 최대 1.25MW급 수전해 실증 프로젝트를 이끈다. 수소충전인프라는 안산도시개발과 SPG수소가, 그린수소 실증은 비에이치아이컨소시엄이 각각 맡았다. 비에이치아이컨소시엄은 수전해 원천기술 보유사인 하이젠테크솔루션(HTS)과 수소가스압출 및 저장기기 전문기업인 광신기계가 한팀이다. 전력계통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순환조류 문제를 원천 차단하는 방식을 제안해 경쟁에 나선 나머지 3개 컨소시엄을 따돌렸다. 이와 관련 최근 비에치아이는 한전KPS와 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사업 착수에 나선 상태다.

이번 프로젝트는 국내 최초‧최대 규모의 태양광‧풍력 복합 그린수소 실증사업으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수자원공사가 건설한 1.5MW급 방아머리 풍력터빈 2기와 태양광 1MW에서 생산된 잉여전력을 활용해 하루 100kg 이상의 순수 그린수소를 생산할 예정이다. 물에 전기를 흘려 수소와 산소를 분리하는 전기화학적 알카라인 수전해(Alkaline Electrolysis) 방식을 이용, 다른 수소생산 방식과 달리 온실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다. 알카라인 수전해 기술은 HTS와 비에이치아이가 대용량 상업화를 추진 중인 100% 국산기술이다. 전해액으로 알카리 수용액을 이용하고, 생성된 수소‧산소를 다공성 격막으로 분리해 고가의 귀금속 촉매가 불필요하다. 초기 구축비가 저렴한데다 설비수명이 길고 대용량화가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다. 지금까지의 그린수소 생산은 이리듐 같은 고가의 금속촉매를 사용하는 고체고분자 수전해(PEM) 방식이어서 효율이 극히 낮았고, 알카라인 방식으로는 500kW급 제주 상명풍력이 최대였다. 향후 이 사업이 완공되면 시화호는 세계 최대 시화조력발전소를 비롯해 풍력, 태양광, 그린수소 인프라 등이 총집결한 탄소중립 메카로 거듭날 전망이다. 

▲하이젠테크솔루션의 알카라인 수전해(Alkaline Electrolysis) 설비
▲하이젠테크솔루션의 알카라인 수전해(Alkaline Electrolysis) 설비

알카라인 수전해 원천기술로 미래 먹을거리 개발
비에이치아이는 미래에너지사업 공략은 정공법이다. 기후위기 대응에 기여하는 재생에너지 기반 섹터커플링 영역을 선점하되 연료전지와 같은 그레이수소(Gray hydrogen)나 천연가스 기반의 블루수소(Blue hydrogen)가 아닌 국산 그린수소기술로 승부를 걸고 있다. 정부는 무탄소 그린수소를 우대하는 청정수소발전 의무화제도(CHPS, Clean Hydrogen Energy Portfolio Standards)를 통해 재생에너지 기반의 수전해 기술을 중점 육성할 예정이다. 그린수소는 재생에너지가 대량 보급됐을 때 간헐성과 변동성을 해소할 대안으로 꼽히고 있지만, 아직 대용량 상업화에 성공한 기업이 없을만큼 미개척영역이다. 비에치아이는 100MW급 대형 수전해 설비 상용화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비에이치아이 관계자는 "안산 그린수소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수소경제 시대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서울에너지공사의 수전해방식 상암충전소와 지자체 소각장폐열 수소생산사업에도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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