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in] 정부 믿고 설치한 태양광, 출력제한에 피해 막심
[현장in] 정부 믿고 설치한 태양광, 출력제한에 피해 막심
  • 진경남 기자
  • 승인 2022.05.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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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태양광 운영하는 사업자들 연일 이어지는 출력제한에 한탄
“재생에너지 보급 추진할 땐 언제고 피해 받으니 전부 나 몰라라”
▲강용권 제주도전기농사협동조합장이 자신이 운영하는 태양광발전소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정부와 도정을 말을 믿고 운영을 시작한 태양광발전소지만 출력제한이 발생할 때마다 피해가 커져 속이 타들어 간다고 한탄한다.
▲강용권 제주도전기농사협동조합장이 자신이 운영하는 태양광발전소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정부와 도청의 말을 믿고 운영을 시작한 태양광발전소지만 출력제한이 발생할 때마다 피해가 커져 속이 타들어 간다고 한탄한다.

[이투뉴스] “제주도정에서 충분히 검토도 없이 무작정 재생에너지발전을 보급한 결과 기존 태양광사업자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기존사업자들에게 태양광을 설치하기 전에 출력제한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미리 알렸으면 사업을 시작할지 말지 고민이라도 했겠지만 결국 애먼 사업자들만 손실을 보고 있다”

제주시 애월읍에서 2.7MW규모 용권태양광발전소를 운영하는 강용권 제주도전기농사협동조합장. 원래 이곳에서 염소를 키우며 목장을 운영하던 강 조합장은 몇 년전 제주도의 재생에너지 보급정책에 발맞추면 목장에서 자신이 사용할 전력을 탄소배출 없이 생산할 수 있겠다고 판단 후 제법 큰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용권태양광발전소의 일평균 발전량은 9.5MWh로 제주도 민간태양광사업자 중에서는 손에 꼽힐 정도로 많다.

강 조합장은 처음 태양광발전소를 운영할 때는 돈벌이도 제법 되고 햇빛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태양광발전이 친환경적이라는 자부심도 갖고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터졌다. 제주도가 재생에너지설비를 전력수요 대비 너무 많이 설치하면서 풍력과 태양광 등을 대상으로 출력제한을 시작한 것이다. 강 조합장은 자신이 태양광발전을 설치할 당시만 해도 출력제한에 대한 이야기가 전혀 없었으며 기존사업자까지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생각을 못했다고 한다.

“2019년부터 재생에너지발전을 시작한 사업자에게는 전력이 과잉 공급되면 일시적으로 출력제한을 할 수 있다는 조항을 넣어서 이야기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예전에 사업을 시작할 때는 그런 조항이 없어서 태양광사업을 시작하고 인프라가 구축되면 낮에는 안전하게 사업을 영위할 줄 알았다. 만약 제주도나 한전, 전력거래소가 태양광사업허가를 받을 때 처음부터 출력제한으로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제대로 고지했으면 사업에 대해서 신중하게 고민했을 것이다”

강 조합장은 그나마 자신은 LVRT(Low voltage Ride-Through; 전력계통 이상 시 저전압 발생에도 인버터가 정지하지 않고 일정시간 운전을 유지하는 기능)가 포함된 인버터모델로 성능을 개선해 다른 사업자보다는 사정이 조금 낫다고 한다. 하지만 기존사업자 중에서는 LVRT를 업데이트를 할 수 없는 인버터 모델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아 여전히 피해가 막심하다고 한다. 이어 지금 같이 재생에너지사업자들이 피해를 많이 받게 되면 당분간 제주도가 발전사업허가를 하지 않고 제어할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강 조합장은 “제주도청에서는 법적으로 사업자격을 전부 갖추고 있으면 허가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지금처럼 출력제한이 계속 이어지면 기존사업자와 신규사업자 모두 공멸하는 상황이 이어진다. 제어가 불가피할 정도로 설치량만 늘리는 것이 아닌 제주도의 계통형편에 맞게 재생에너지발전을 보급하거나 에너지저장장치(ESS) 같이 남는 전력을 활용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무리하게 재생에너지발전소를 설치한 다음 LVRT 업데이트를 하지 못한 사업자만 우선 피해를 보는 상황이다. 결국 기존사업자들에게 출력제한에 대한 분명한 보상책을 마련하는 등 피해를 입더라도 기존사업자가 납득을 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상기 강산에너지 대표는 제주시 회천동에서 750k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처음에는 날씨가 좋으면 돈을 잘 벌었지만 지금은 날씨가 좋지 않길 바라는 아이러니함에 하소연하고 있다.
▲홍상기 강산에너지 대표는 제주시 회천동에서 750k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처음에는 날씨가 좋으면 돈을 잘 벌었지만 지금은 날씨가 좋지 않길 바라는 아이러니함에 하소연하고 있다.

제주시 회천동에서 750kW규모 강산에너지태양광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는 홍상기 강산에너지 대표의 일과 시작은 오늘의 날씨를 확인하는 것이다. 출력제한 발생이 잦지 않던 때에는 날씨만 좋으면 태양광발전을 통해 돈을 벌었지만 지금은 자고 일어나면 날씨가 좋은지 나쁜지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이 일이라고 한다. 날씨가 좋으면 한창 전력을 생산해야하는 시간대에 출력제한이 발생해 그날 수익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출력제한 당시 발전량과 그렇지 않은 때를 보여준 홍 대표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는 보통 사업자들이 발전수익을 가장 크게 얻을 수 있는 시간대다. 하지만 날씨가 좋아서 피크시간에 수익을 얻을 수 없다면 그날 하루는 태양광발전소가 무용지물이 된다”고 한숨을 쉬었다.

홍 대표는 태양광발전소에 들어간 인버터를 LVRT가 작동할 수 있도록 성능개선을 하기 위해 인버터 업체에 물어본 결과 발전소에 설치된 모델이 너무 오래됐기 때문에 LVRT를 포함시킬 수 없다는 실망스러운 답변을 받았다. 그는 인버터에 LVRT를 포함한 성능개선을 하지 못하자 출력제한이 발생하면 자신의 발전소가 우선순위로 전력이 차단되고 있으며, 인버터 자체를 교체하는 비용도 너무 비싸 이도저도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보상기준이나 체계를 어느 정도 갖추고 출력제한을 적용했어야 했지만 제주도가 충분한 검토 없이 재생에너지를 무작정 밀어붙이고 한전, 전력거래소 등이 서로 잘못을 회피한 결과 애꿎은 사업자만 멍들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홍 대표는 출력제한이 발생하는 주말이 되면 한전 제주본부 상황실로 찾아가 피해 보상을 마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홍 대표는 “실적을 올리기 위해 무분별하게 재생에너지를 설치하게 한 장본인들이 막상 출력제한이 나오면서 인버터 교체도 책임지지 못하고 서로 잘못을 떠미는 모습은 너무 실망스럽다”며 “2019년 이전부터 태양광 운영을 시작한 사업자에게 출력제한을 할 수 있다는 규정을 제대로 담지 못했으면 거기에 맞게 합당한 보상체계를 마련해야지 지금 상황은 사유재산을 두고 정부나 전력당국이 좌지우지 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귀포에서 세화태양광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는 양석현 대표는 제주도에 전력수요보다 많은 재생에너지를 보급한 결과 애꿎은 태양광사업자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귀포에서 세화태양광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는 양석헌 대표는 제주도에 전력수요보다 많은 재생에너지를 보급한 결과 애꿎은 태양광사업자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귀포시 표선면에서 710kW 규모 세화태양광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는 양석헌 대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양 대표는 출력제한이 일어나는 시간대에는 인버터가 미세하게 데미지를 입으면서 멈추는 일이 빈번하다고 한다.

LVRT가 적용되기 훨씬 전 모델을 쓰다보니 성능개선을 하려고 해도 인버터업체에서는 LVRT 업데이트가 불가능하다고 한다. 전력거래소가 출력제한으로 피해를 보는 사업자들에게 인버터 성능개선을 도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하지만 기존사업자들은 오래된 인버터를 쓰는 경우가 많아 비싼 돈 들여 인버터를 새로 깔아야 하는 등 선택지가 사실상 없다고 푸념한다.

양 대표는 “제주도가 수급 예측을 하지 못하고 무리하게 재생에너지설비를 설치한 결과 갈 곳 없는 전기만 생산되고 있다”며 “그럼에도 제주도는 재생에너지설비 발전허가를 계속 내고 실적만 늘려 계통연계에 부하가 생겨 고스란히 사업자들이 피해를 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지난달 22일 기준 제주도에 설치된 태양광 설비용량은 545MW다. 대한태양광사업자협의회에 따르면 1MW급 태양광이 3시간 30분 동안 출력제한이 되면 사업자는 100만원 정도 손실을 입는다. 제주도는 현재 서귀포시 수망리에 도내 최대 규모인 100MW급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전력 과잉생산으로 출력제한 빈도가 늘고 있음에도 사업허가를 받은 발전소를 제어하지 못해 앞으로 출력제한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온다.

고석준 대한태양광발전사업자협의회 총무는 “제주도의 출력제한은 이미 2019년부터 예견됐고 손실보상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사업자 사이에서 꾸준히 나왔지만 정부나 전력당국은 보급에만 주력해 사업자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며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안이 없는 주먹구구식 차단이 아닌 제주도의 전력수급을 정확히 예측해 발전사업자들이 받는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주=진경남 기자 jin0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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