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지역 절반이 등유보일러…월평균 4.2만원 더 지출
등유가 도시가스보다 열량당 소요비용 1.8배 비싸

▲난방시설 에너지 유형별 유효열량 단가. 보고서 캡쳐.
▲난방시설 에너지 유형별 유효열량 단가. 보고서 캡쳐.

[이투뉴스] 농촌지역이 도시보다 더 많은 연료비를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은 기름(등유)보일러 의존도가 높은데, 같은 면적을 난방할 때 드는 연료비가 도시가스보다 79% 더 비싸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1분기 가계 전체 지출 중 연료 구입비를 보면 농촌가구는 도시가구보다 월평균 4만2000원을 더 지출했다.

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농촌주민의 난방실태와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농촌 대부분 가구는 개별난방을 이용하고 있다. 밀집도가 낮고 단독주택이 많아 중앙난방이나 지역난방과 같은 집단화된 에너지를 공급하기 어렵다. 난방시설 유형별 현황(2020년 기준)을 보면 도시 개별난방 비중은 78.4%이고, 농촌은 그 비중이 96.2%까지 올라간다. 농촌의 중앙난방 및 지역난방 비중은 3.8%에 불과하다.

난방유형은 도시가스보일러가 41.7%로 가장 많고 뒤이어 기름보일러(32.9%), 전기보일러(9.4%), 프로판가스(LPG)보일러(7.2%) 순이다. 화목보일러(2.6%)와 연탄보일러(1.3%) 비중은 낮았다. 화목보일러 사용가구는 10만2770가구, 연탄보일러는 5만3262가구로 나타났다.

외진 지역일수록 기름보일러 비중이 높았다. 면(面) 단위 지역의 기름보일러 비중은 48.1%에 달했다. 도시가스(21.1%) 사용가구보다 갑절이상 많다. 보고서는 "농촌지역 중 읍은 도시가스 보급이 지속적으로 진행돼 도시가스(62.1%) 비율이 높은 반면 면은 현격히 적다"면서 "더 작은 마을일수록 고유가에 취약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등유는 가격도 비싼데다 효율까지 열세다. 올 2월 단가 기준 1000kcal당 연료비는 LNG가 116.6원인 것에 비해 등유는 208.4원으로 79% 높다. 단가, 열량, 열효율이 가스보일러보다 낮아서다. 노후주택 비율이 높은 것도 연료비 지출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2020년 통계청 주택총조사 자료에 의하면 농촌지역 내 단독주택은 1990년대 이전 건설 비중이 62.9%를 차지한다.

보고서는 "단열 성능이 도시집 대비 현격히 떨어진다는 점도 난방비 지출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농촌은 가계 지출 중에서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도시보다 높았다. 지난해 1분기 가계지출에서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농촌 8.1%, 도시 5.0%이다. 가격으로 환산하면 1분기 농촌은 16만5000원을, 도시는 12만3000원을 지불했다. 

특히 저소득 계층일수록 연료비 비중이 높았다. 소득 최하위 계층인 1분위 연료비 비중은 농촌은 11.7%, 도시는 8.7%로 집계됐다. 

심재헌 농촌경제연구원 삶의질정책연구센터장은 "현재 에너지공급 및 지원정책은 더 비싼 에너지원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농촌지역의 인프라 여건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도시가스 및 LPG 소형저장쟁크 보급을 확대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되 패시브하우스, 에너지제로하우스 등 주택 자체의 난방효율을 높일 수 있는 사업도 추가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훈 기자 hooni@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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