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수급은 빠듯하지만 장기는 의존도 급감 예상
"청정에너지투자 2조달러 육박, 전환 가속화 될것"

[이투뉴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고유가가 화석연료의 에너지전환을 가속화 함에 따라 세계 석유 수요 증가율이 향후 몇 년간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보고서에서 "2024년 석유 소비 증가율은 지난 2년의 절반 수준이 되고, 전기차 증가로 휘발유 소비가 줄면서 석유수요도 정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생산능력과 석유 공급량은 2028년까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IEA는 보고서에서 “세계 석유 수요의 성장은 향후 몇 년 동안 둔화되다가 거의 멈출 것”이라며 “청정에너지 경제로의 전환이 가속도를 내고 있으며, 2030년 전 석유수요가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실제 최근 수년간 세계 석유 소비국들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해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추진했.

특히 지난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면서 석유가스가격이 치솟자 유럽을 중심으로 에너지전환이 가속화 됐다. IEA가 이번에 발표한 단기와 장기전망은 큰 차이를 보였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끄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생산국들이 생산량을 줄이고, 중국의 석유 소비가 회복됨에 따라 세계 석유수급이 향후 몇 달간 빠듯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봤다. 국제유가는 런던에서 배럴당 약 75달러로 거래되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 수요가 둔화되지만 재고가 감소하면서 올해 연간 석유수요 증가량은 하루 240만 배럴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석유에 대한 의존도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IEA는 세계 석유 소비 증가치가 2028년 하루 40만 배럴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그 시점까지 세계 석유 수요는 하루 1억570만 배럴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IEA는 석유 제품 가운데 휘발유 사용이 2023년부터 감소세를 보이고, 운송 연료로써 석유는 3년후부터 완전히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관련 상품의 성장은 대부분 석유화학과 항공 연료에 국한될 것으로 예측했다. 가연성 화석연료에 대한 수요는 2028년 하루 8160만 배럴로 정점에 이를 것으로 봤다. 

앞서 IEA는 지난 몇 년간 보고서에서 2020년과 2030년 사이 석유 최대 수요가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을 꾸준히 내놓았었다. IEA가 지난 11월 발표한 장기 전망보고서는 2030년대에 석유 수요가 정체에 이를 것이라고 했다.  

수요가 둔화되는 가운데 신규 공급에 대한 투자는 다시 늘고 있다. 업스트림 투자는 올해 11% 급증해 8년 만에 최고치인 5280억 달러로 증가할 전망이, 이는 2030년까지 생산량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브라질, 가나 등지의 생산력 향상에 힘입어 2028년까지 하루 590만 배럴로 약 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석유 소비 추세는 각국 정부들의 탄소배출제한 계획을 충족하기에 충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IEA는 2년 전 보고서에서 2050년까지 배출 순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에너지산업이 모든 신규 석유가스 사업에 대한 투자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IEA 전망에 대한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 10년간 이 기관의 반복적인 공급 부족 예상이 빗나가면서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생산량이 즉각 붕괴될 것이라는 주장도 지나치게 비관적이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OPEC은 석유 소비를 줄이기 위한 IEA의 제안에 반대하며 가격 급등을 막고 개발도상국을 위한 에너지 경제성을 보장하기 위해 공급을 위한 투자가 더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IEA의 분석에 따르면 OPEC+ 회원국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이 석유 수입 의존도에 대한 소비자들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면서 에너지전환이 탄력을 받고 있다. 2030년까지 청정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2조 달러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IEA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유가 급등을 촉발했고, 안정적인 공급에 대한 우려를 공식화하면서 청정에너지 기술의 확대를 가속화했다”고 주장했다.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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