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SOFC는 8.71, PEMFC 2.2로 책정
조달청 등록단가 3배 차이 불구 4.91배 유지
업계 의견 건의에도 에너지공단 ‘묵묵부답’

[이투뉴스] 건물용 연료전지에 적용하는 원별보정계수가 특정 유형의 연료전지에 유리하게 책정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별보정계수는 정부와 공공기관이 짓는 연면적 1000m² 이상 건물에 신재생에너지를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한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에 따라 에너지원별 연간 생산량을 보정하기 위한 계수다. 균형있는 보급과 기술개발의 촉진 및 산업 활성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한국에너지공단이 SOFC(고체산화물연료전지) 보정계수 8.71을 신설 산정하면서 기존 PEMFC(고분자전해질연료전지)와의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SOFC는 높은 보정계수를 산정받았으나 PEMFC는 오히려 2.84에서 2.2로 23% 축소돼 SOFC와의 격차가 단박에 벌어졌다. 

이와 관련, PEMFC사들은 SOFC 원별보정계수가 발표된 작년 8월 이전부터 공단으로부터 보정계수가 하락 적용될 것임을 통보받고 외부기관에 자체 연구용역을 의뢰해 계수 하락이 타당하지 않다는 의견을 건의했다. 

전 세계가 수소경제로 가는 시점에 지원을 축소하는 것은 옳지 않고, 특히 공단이 보정계수를 낮추면서 PEMFC 시장가격이 하락했다고 명분을 댔으나 그 근거가 없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업계의 이같은 지적에도 공단은 기존 방침대로 보정계수를 책정해 뒷말이 나오고 있다.

현행 연료전지 신재생에너지 생산량 산정 기준에 따르면 PEMFC는 에너지생산량 7414kWh에 보정계수 2.2를 곱한 1만6313kWh, SOFC는 생산량 9198kWh에 보정계수 8.71을 곱한 8만115의kWh의 생산량을 인정받고 있다.

이는 초기 SOFC 보정계수 산정 시 SOFC 업계가 제시한 PEMFC대비 4.91배 높은 단가를 반영한 것이다.

다만 나라장터에 등록돼 있는 연료전지의 kW당 가격(가격÷용량×보정계수)은 PEMFC가 3200만원, SOFC가 9825만원으로 실제 단가차는 3.07배 밖에 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PEMFC 업계는 지난해부터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보정계수 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아직 건물용 연료전지는 초기 시장이어서 PEMFC와 SOFC 중 어느 유형이 좋은지 파악하기 이르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SOFC는 발전효율, PEMFC는 설치면적이 적다는 강점으로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지만 현 상황은 SOFC를 설치하는 것이 35~40% 저렴해 아무도 PEMFC를 선택하려 하지 않는다”면서 “정부 지원이 공정하게 이뤄져 SOFC와 PEMFC 양측이 기술성장을 추구하는 올바른 경쟁체재로 가야한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SOFC 보정계수 산정이 이뤄진 지난해 8월부터 1년이 가까운 시간 동안 지속되고 있는 모순에 대해 에너지공단에 의견을 건의했으나 전혀 반영이 되지 않고 있다”면서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PEMFC 산업은 붕괴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설비 지원 등에 관한 지침 제55조 분야별위원회의를 열어 원별보정계수 개정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SOFC 업계는 "SOFC가 후발주자로서 PEMFC와 경쟁하려면 제 자리를 잡기까지 나름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 등록된 연료전지 판매가격 고분자전해질연료전지(위)와 고체산화물연료전지.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 등록된 2종의 연료전지 판매가격. 고분자전해질연료전지(위)와 고체산화물연료전지(아래)이다.

유정근 기자 geu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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