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RMI 보고서 "화석연료 수요 작년 정점"

[이투뉴스] 재생에너지의 기하급수적인 확대로 세계 전력가격이 하락하고, 전력 시스템에서 화석연료의 경제성이 떨어지면서 수요가 정점에 달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미국 록키마운틴연구소(RMI)가 베조스 어스 펀드와 함께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중국에서 유럽에 이르기가지 태양광과 풍력, 배터리 용량이 급증하고 있다.

반대로 에너지시스템이 2030년 온실가스 제로 목표를 향해 다가서면서 석유, 가스, 석탄의 수요는 급감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RMI의 킹스밀 본드 수석 대표는 “전력 시스템에서 화석연료 수요는 2022년 정점을 찍었다”면서 “대체기술 성장으로 화석연료가 이런 흐름을 보이는 건 실제로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변화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공급 부족과 치솟는 가격으로 정부와 산업계가 에너지 인프라를 재건하면서 가속화 됐다. 보고서는 재생에너지 확대 배치로 전체 가격이 하락하면서 화석연료가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됐다고 분석했다. 현재 발전비중이 약 12%인 태양광과 풍력의 2030년 비중은 전 세계 전력소비량의 3분의 1 이상이 될 것으로 봤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화석연료를 앞서려면 1만4000TWh를 생산해야 한다. 청정에너지 시장 성장은 중국과 유럽이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 다른 지역의 추격도 두드러지고 있다. 나미비아와 네덜란드, 팔레스타인, 요르단, 칠레 등지가 지난 5년간 빠른 속도로 태양광과 풍력 발전을 증가시켰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재생에너지는 이미 지난 10년간 비용이 급감해 가장 저렴한 형태의 전력원으로 간주되기 시작했다. 2012년과 2 작년 사이 태양광 및 배터리 비용은 80% 하락했으며, 해상풍력은 73%, 육상풍력은 57% 각각 떨어졌다. RMI는 청정기술의 채택이 증가함에 따라 2030년까지 비용이 절반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MWh당 40달러 이상인 태양광의 경우 20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파리기후협정 설계에 참여한 크리스티나 피구에레스 코스타리카 외교관은 “변화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며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3배 확대는 보장할 수 없으나, 우리가 보고 있는 기하급수적인 추세 때문에 그 어느 때 보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재생에너지 확대가 화석연료에 미치는 영향이 낮을 것이란 상반된 주장의 보고서도 발표됐다. 

<세계에너지통계>는 세계 에너지 수요가 2022년 1% 증가했으며, 기록적인 재생에너지 성장이 공급의 82%를 차지하는 화석연료의 지배력을 꺾는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내용을 담은 산업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혼란스러운 에너지 시장은 유럽과 아시아 지역의 가스와 석탄가격을 올리는데 도화선이 됐다. 

보고서는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용량이 266GW로 사상 최대치로 늘었으나, 석유와 가스 및 석탄이 대부분의 에너지 수요를 장악하며 선두자리를 확고하게 지켰다고 강조했다. 풍력과 태양광 발전은 발전 비중의 12%를 차지해 원자력(4.4% 하락)을 크게 앞질렀다. 전력 수요 증가량의 84%를 점했다. 전력 발전에서 석탄 점유율은 35.4%를 기록했다.

영국 글로벌 산업단체인 에너지연구소의 줄리엣 데이븐포트 대표는 “에너지 분야에서 풍력과 태양광의 강력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세계 에너지 관련 온실가스 배출량은 다시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여전히 파리협정에서 요구하는 것과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에너지연구소가 1950년대부터 보고서를 작성한 BP로부터 이어받아 KPMG, 키니 등과 발행했다. 

과학자들은 세계가 온난화를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2도씨 상승 이하로 유지하려는 국제 파리협정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2019년 수준에서 약 43% 줄여야 한다고 보고 있다.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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