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첸화 NEA 국장 "외국 세력 에너지 전략 왜곡하고 방해"

[이투뉴스] 중국이 자국 에너지산업 정보에 대한 입단속에 나서고 있다. 외국 적대 세력이 관련 데이터를 수집해 활용하거나 왜곡·정쟁화하고 있다는 시각에서다. 그렇지 않아도 에너지 관련 정보에 대한 폐쇄성이 짙은 중국이 향후 어떤 행보에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18일 <로이터>와 <포춘> 등의 보도를 참조하면 중국 국가에너지관리국(NEA)은 에너지산업분야 인사들에게 산업 정보를 비밀에 부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장첸화 중국 NEA 국장은 에너지전환을 저해하고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려는 외국 세력이 중국 에너지 전략 계획과 전환 및 개발을 왜곡하고, 안보와 안정적인 환경을 방해하고 있다며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로이터> 존 켐프 시장 분석가는 저탄소 에너지로의 전환이 점점 국가 안보 문제로 프레임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가의 에너지 생산과 인프라, 계획 및 배출량 감축 노력에 대한 정보가 훨씬 더 제한적으로 수집되고 공유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은 지난 수년간 풍력과 태양광 및 전기차 보급용량과 생산에서 선두를 유지해 왔다. 중국이 이 분야의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기관장인 장첸화 국장의 이러한 발언은 세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최근 해외 공급망을 줄이고 국산화 노력을 집중하는데 매진하고 있다. 그러나 리튬과 희토류 가공 및 태양광 부품 등을 중국산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국산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장첸화 NEA 국장은 홈페이지에 게시한 성명에서 “우리는 원자력에너지와 석유 및 기타 에너지 산업에서 과거 비밀주의 전통을 최대한 활용하며 다양한 활동을 조직하고, 비밀주의 문화를 적극적으로 함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 국장은 중국 에너지 산업 인사들에게 “강탈과 공격을 원하는 외국 적대 세력의 산업 기술 도용 뿐만 아니라 주요 인프라 시설이 있는 지역의 보안을 강화하고 정보 유출을 방지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그들(외국)은 중국의 에너지 전략 계획과 변형과 개발을 왜곡하고 비방하며, 어렵게 얻은 안보와 안정을 방해하기 위해 우리 에너지 분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국장은 기관의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에너지 분야에서 일상 기밀 점검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히며, 업계 리더들에게 직원들을 위한 기밀법 교육을 확대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 및 해킹으로 인해 증가하는 정보 보안 위험에 대해 경고했다. 

<포춘>지는 중국이 에너지 분야의 기밀 보안 조치를 강화하는 것은 예상된 일이었다고 최근 보도했다. 중국 경제는 최근 몇 년간 점점 불투명지고 있으며 예상보다 느린 코로나19 회복 속에서 중국 정부가 주요 데이터 발표를 중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심각한 부동산 문제와 급증하는 지방 정부 부채, 대출 수요 급감, 디플레이션 전망으로 올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 관리들은 침체된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금리를 인하하는 것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경제학자들과 시장 분석가들에게 부정적인 경제 동향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피하라고 말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특허 데이터와 기업 등록 정보, 조달 문서, 학술 데이터베이스인 중국 국가 지식 인프라 일부에 대한 해외 접근을 제한하거나 완전히 차단한 상태다. 아울러 청년 실업 수치가 지난 6월 사상 최고치인 21.3%를 기록한 이후 데이터 발표를 중단했다. 

이처럼 내부 정보 보안을 높이고 있지만 장첸화 NEA 국장은 “에너지 부문은 국제적인 협력에 도움이 되는 외부 환경을 만들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수 년간 에너지자립을 추진해 왔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 10월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에너지 혁명을 촉진하고 에너지 자원의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중국은 여전히 에너지 수요의 많은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장 국장은 “중국이 에너지 수요의 70%를 수입산 석유와 40% 이상을 수입산 천연가스에 의존하고 있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며 “따라서 에너지 공급과 에너지 안보 사이의 관계를 올바르게 다루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발언은 중국 에너지관리국장의 가장 강경한 발언이었으며, 에너지와 환경 문제에 대한 개방과 국제 협력의 시대가 끝나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존 켐프 시장 분석가는 진단했다.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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