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사고처리비 215조5000억엔 추정
빗물과 지하수 자연유입 오염수 지속 발생

[이투뉴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가 오염수를 바다에 방출하기 시작한 가운데 방사성 오염수의 발생 원인인 용융 핵 연료의 제거 등 어려운 과제들이 남아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5일 보도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로 후쿠시마 원전의 냉각장치가 고장나 핵연료봉이 녹아내리는 용융이 발생했다. 냉각된 상태여야 할 핵연료가 무방비 상태로 고온을 방출하면서 압력 용기와 격납 용기를 녹였고 방사능 물질이 흘러나왔다. 도쿄전력이 주변 지하수와 바닷물을 끌어다가 핵연료를 식히면서 오염수가 발생했고, 빗물과 지하수가 자연 유입되면서 방사성 오염수가 계속 배출되게 된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의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원자로 노심에서 고방사능 연료 잔해를 제거하는 일에 대해 “세계 어느 곳에서도 시도해 보지 못한 전례 없는 어려운 도전”이라고 했다. 발전소 2호기의 시험 회수는 당초 예정됐던 2021년에서 두 차례 연기됐으며, 현재 계획으로는 10월부터 6개월간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1979년 미국에서 고장 후 부분적으로 용해된 스리마일 아일랜드(TMI) 원자력발전소에서는 연료 잔해가 회수 작업 동안 물 속에 보관돼 방사선으로부터 차폐됐다. 이는 1986년 소련의 일부였던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난 체르노빌 사고 이전까지 최악의 원전사고였다. 

일본 정부와 도쿄 전력은 심하게 파손된 원자로 노심에 물을 채우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용융 연료가 공기에 노출되는 동안 제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강한 방사선에 작업자와 회수 장비를 노출시켜 우려를 사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은 스리마일 섬에서의 단일 연료심 용융에 비해 3번의 용융을 겪었다. 이는 잔해 회수 작업이 훨씬 더 크고 복잡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잔해 회수는 원격으로 제어되는 22미터 길이의 로봇 팔로 수행될 예정이다. 원전의 용융연료는 88톤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초기 단계에서는 연료 잔해의 몇 그램만 추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공기 중으로 방사능을 내뿜었고 토양도 오염시켰다. 오염된 토양의 일부는 뉴욕 센트럴 파크의 4배 이상 큰 중간 저장소에 저장됐다. 

그러나 쓰나미로 파괴된 원전 옆 임시부지에 2015년부터 저장된 토양을 30년 이내에 후쿠시마 밖으로 옮기도록 법은 요구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영구 매장지를 확보했다는 분명한 사인도 없이 시간이 흐르고 있지만 일본 환경부는 2025년부터 장소 지정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016년 일본 정부는 보상과 폐로, 오염 제거 등을 포함해 후쿠시마 재난에 대응하는 비용의 추정치를 215조5000억엔으로 두 배 확대했다. 

정부 지출을 검토하는 일본 감사위원회는 2022년 3월까지 재난 대응 활동에 약 12조1000억엔이 지출됐다고 밝혔다. 연료잔해 회수 등 난이도가 높은 작업이 시작되기 전부터 정부가 추산한 비용의 절반 이상을 지출한 것으로 드러나 비용 초과에 대한 우려가 내부적으로 제기됐다. 

피해자들에 대한 도쿄 전력의 보상액은 바닥을 보이고 있다. 2019년 민간 싱크탱크인 일본경제연구센터는 후쿠시마 오염수가 바다로 방출되더라도 보상과 폐로, 제염 비용이 41조엔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추정했다. 

비용 부담이 늘어난 일본 정부는 가장 저렴하고 손쉽게 처리할 수 있는 방법으로 오염수를 바다로 방류하고 있지만 유해성 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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