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비 연동제·전기료 인상 힘 실려
연료비 급등으로 지난해 2조원 안팎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되는 한국전력이 올해도 2조7000억원대의 대규모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극도의 경기침체 상황을 고려해 가급적 공공요금을 묶으려 하고 있지만 2년 연속 대규모 적자가 예상됨에 따라 전기 요금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18일 한국전력이 작성한 '2009년 운영계획'과 '2009년 손익계산' 자료에 따르면 한전은 올해 33조3629억원의 수익을 올리지만 비용(법인세 포함)이 36조1376억원에 달해 2조7747억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은 지난해 하반기 급등한 연료가 등으로 이미 대규모 적자를 내는 것이 기정사실화돼 있다. 투자은행 크레디 리요네(CLSA)는 작년 한전의 손실규모를 2조3000억원대로 추정하고 있으며 하나대투증권은 영업적자가 2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전은 자금예산 면에서도 올해 소요자금이 43조3173억원이나 자기자금이 34조4970억원으로 부족자금이 8조8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한전이 이렇듯 자체 분석으로도 2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낼 것으로 보는 이유는 아직 발전사들의 연료비 부담이 LNG나 유연탄의 현물가 하락만큼 뚜렷하게 줄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들 물량은 대부분 연간 단위 계약물량이기 때문에 지난해 폭등한 연료비가 올해에도 일부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전 관계자는 "처음 계획을 짤 당시에는 지난해처럼 연료비 폭등이 계속되면 적자가 5조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으나 경영혁신 등을 통한 비용절감과 연료비 하락전망으로 그나마 개선된 것"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적자로 인해 전기요금이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더욱 힘을 받고 있다.
한전은 지난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지난해 총인상요인이 7조6617억원이었으나 이 가운데 요금인상으로 회수된 부분은 1조3684억원이며 자구노력과 국고보조가 각각 1조2718억원, 6680억원이라고 밝혀, 여전히 수조원대의 인상요인을 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전은 이미 전기요금을 지역난방이나 도시가스요금처럼, 발전연료비가 늘어나는 것을 반영해 수시조정하는 연료비 연동제 시행에 대한 타당성 용역연구를 마친 상태이며 김쌍수 사장도 연동제 시행에 적극적인 입장이다.
하지만 정부 관계자는 "전기요금 인상이나 연료비 연동제 시행문제는 단순히 한전의 적자문제 외에도 여러 변수가 많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편, 한전은 올해 연료 구매 시 구매력 파워를 높여 단가를 낮추기 위해 발전회사의 연료를 통합 구매하고 연료 운반을 위해 전용선을 확보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