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리 겐슬러 위원장 "투자자가 기후활동 오도하지 않도록 할 터"

[이투뉴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조만간 기업들에게 온실가스 간접배출량과 기후변화로 인한 위험을 공시하도록 할 방침이다. 기업들이 제공하는 관련정보는 넘쳐나지만, 고객과 투자자들이 정보의 타당성을 가늠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서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상장기업들이 기후 정보를 보고하고, 투자자들로 하여금 그들의 기후 활동에 대해 오도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최근 공언했다. 

SEC는 이번 공시 규정이 기후 규정이 아니라 재무보고에 관한 것이라 거듭 강조했지만, 기관이 제시한 요구사항들은 지구 온난화를 막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이언스>지에 발표된 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기업들에게 배출량을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요구하는 것이 기후오염을 줄이도록 압력을 가하는데 효과적이다. 

SEC는 규정의 핵심 사안으로 기업들이 자사의 온실가스 배출에 대해 설명하는 것을 요구하기로 했다. 기업들은 배출을 어떻게 관리하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해야 한다.

가장 큰 쟁점은 직·간접 배출량인 Scope1,2 외에 공급망 전체 배출량인 Scope3 공개여부다. 기업은 공급자와 유통자가 배출하는 오염원까지 집계해야 한다.

석유회사에게 Scope3 배출량은 운전자가 자동차를 운전할 때 배출하는 탄소량, 금융 회사의 경우 투자하는 회사와 프로젝트에서 발생하는 배출량을 포함한다. 

Scope3 배출량을 포함하는 것을 반대하는 측은 이 오염을 정확하게 측정하기 어렵고, 신뢰할 수 없는 정보를 투자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역효과를 일으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공공기업들이 공급망의 기후 오염량을 보고할 경우 함께 일하는 중소기업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간접배출량이 기업 탄소 배출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무시할 수도 없다.

미 의회의 민주당 의원들은 간접 배출량 공개는 “특정 사업과 기업들의 신뢰할 수 있는 기후 관련 위험 보고의 핵심”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캘리포니아주 개빈 뉴섬 주지사는 기업을 상대로 지구온난화로 인한 재정적 위험과 기업 활동에서 얼마나 많은 온실가스가 배출되는지 공개하도록 강제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캘리포니아주는 연간 1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공공 및 민간기업들로 하여금 간접배출량을 보고하도록 요구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SEC는 캘리포니아주의 공시법의 영향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한편 기업의 기후 정보 공개는 기업의 그린워싱을 억제하는데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금융 서비스 회사 모닝스타의 아론 사피로 정부 담당자는 "기업들이 기후변화에 대한 정보를 자발적으로 보고해 많은 진전이 있었다"며 "그러나 일관되고 비교 가능하며 포괄적인 정보를 얻긴 어려웠다. 규제 당국의 주도권이 중요한 이유"라고 지적했다. 

연방규제당국의 지시와 감독이 없이는 기업들이 그린워싱의 우려대상이다. 에모리 대학의 조지 게오르기예프 교수는 "기업이 발표하는 기후 정보의 일부는 마케팅 자료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NPR>과의 인터뷰에서 "실제로 마케팅 부서와 투자자 홍보 부서에서 기업의 기후 정보를 준비하고 있다"며 "회사가 환경친화적이거나 탄소중립 경제로의 전환이라는 모습을 객관적 정보가 아닌 마케팅 메시지로 전달할 뿐"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SEC가 기업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위치에 있다고 강조한다. SEC가 기업들로 하여금 자사의 규칙과 규정을 면밀히 검토하도록 집행 권한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SEC 제출정보에 투자자와 대중의 시선이 쏠릴 것으로 보고 있다.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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