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와 원자력 포함된 블루·핑크수소는 논란

[이투뉴스] 미국 정부가 70억 달러(한화 약 9조5000억원)의 예산을 지원해 자국 7곳에 수소허브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 사업에는 아마존과 엑손모빌, 에어프로덕츠(APC) 등이 파트너사로 선정됐다.

현지 기업에 따르면 수소 허브에 대한 민간투자는 약 40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그러나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그린수소 이외에 천연가스와 원자력을 통한 블루·핑크 수소생산이 포함돼 적잖은 반발이 나오고 있다. 

미국 정부의 이번 대규모 수소사업은 2050년까지 배출제로에 도달하기 위한 계획의 일부로 매년 300만톤 이상의 청정 수소를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미 전역에 걸쳐 7곳의 수소허브를 건설, 매년 2500만톤의 탄소를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수소 허브 투자가 경제에 호재가 되고, 근로자들에게 좋은 임금을 주는 일자리 제공하는 한편 기후 변화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최근 밝혔다.

그는 “미국은 2050년까지 배출 제로에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며 “청정 수소가 이 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자동차를 충전하고 집을 밝히기 위한 깨끗한 전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미 에너지부 보고서에 의하면, 미국의 수소 생산량은 거의 없지만 2030년께 1000만 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행정부는 수소의 광범위한 사용을 위해 생산비용을 위해 2030년까지 kg당 1달러로 비용을 80%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바이든 대통령은 “수소는 철강과 알루미늄 제조 산업에 동력으로 공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대통령 발표가 진행된 펜실베니아 수소 허브는 최대 7억5000만 달러의 자금을 지원받는다. 이 곳은 기존 석유 인프라를 활용해 재생에너지와 원자력 에너지를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게 된다.

허브에서 생산된 수소를 트럭과 중장비 연료로 공급할 예정이다. 이 사업의 파트너사로 정유업체 PBF에너지와 에어리퀴드가 참여한다. 

캘리포니아 수소 허브에는 12억 달러가 투입됐으며, 재생에너지와 바이오매스로 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다. 대중 교통과 중장비 트럭, 항만 운영에 수소를 공급할 예정이다. 아마존과 에어프로덕츠가 사업 파트너사로 선정됐다. 

천연가스 생산업체 EQT와 협력하고 있는 펜실베이아 주는 최대 9억2500만 달러를 받아 탄소포집과 함께 천연가스를 이용해 수소를 생산할 예정이다. 

걸프만 수소 허브에는 12억 달러가 투입되며 엑손모빌과 셰브론이 사업에 참여한다. 탄소 포집과 재생에너지 전기 분해를 통해 천연가스를 원료로 수소를 대량 생산한다. 철강과 유리 생산을 포함한 제조업에 수소를 제공하기 위해 부분적으로 원자력 에너지로 전력을 공급할 중서부 허브는 10억 달러를 지원받았다.

유틸리티 엑셀론과 원자로 운영업체인 콘스텔레이션 에너지가 참여한다.  

수소는 청정 연소의 에너지원이지만 생산까지 많은 양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더욱이 석탄이나 천연가스의 전기로 생산될 경우 더 큰 탄소배출량을 초래한다. 환경 운동가들은 수소 생산 붐이 화석 기반의 전기 수요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재생에너지 등 청정 동력원을 사용해서 수소를 만들지 않는다면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시에라 클럽의 벤 설리 사무총장은 “바이든 행정부는 수소가 청정에너지 미래의 일부가 될 수 있도록 지역 사회와 협력하면서 신중하게 움직여야 한다”며 “화석연료 산업은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을 유지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수소는 거대 정유사들에게 (수소 이용) 통제권을 주는 가능성을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는 에너지부가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방법이 지구 온난화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IEEFA는 블루 수소 사업에 대한 정부 자금 지원이 지구온난화를 더 악화시킬 상당한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IEEFA의 데이비드 슐리셀 자원계획 분석책임자는 “7곳의 수소 허브 가운데 최소 3곳이 블루 수소를 생산하게 될 것”이라며 “정부가 블루 수소 생산이 지구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을 상당히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실 블루 수소는 깨끗하지 않거나 저탄소일 뿐이다. 이 기술을 추구하는 것은 시간을 낭비하고, 풍력과 태양광, 배터리 저장 등 지구온난화에 대처하는데 더 효과적인 방법에 투자하는 것에서 관심을 돌리고 있다”고 역설했다.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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