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태양광·풍력 목표 6년 앞당겨 달성
올 상반기에만 신규석탄발전소 52GW 허가

[이투뉴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늘려가고 있는 중국이 올해도 여전히 많은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승인을 내주면서 기후대응 의지를 의심받고 있다. 

중국은 전 세계 다른 모든 나라들의 태양광·풍력 설치량을 합한 정도의 양을 집중 설치하고 있으며, 청정에너지 보급목표를 계획보다 6년 앞당겨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신규 석탄발전소도 빠르게 확대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2일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올 상반기 52GW의 신규 석탄발전소를 허가했다. 상반기 가동을 시작한 용량도 17.1GW에 달해 작년 동기의 2배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은 세계 에너지 온실가스 배출량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북미와 중앙아메리카, 남아메리카, 유럽, 아프리카 배출량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이와 관련 존 케리 바이든 대통령 기후변화 특사는 캘리포니아 서니랜드에서 셰졘화 중국 기후 특사를 초청해 회담을 가질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니랜드는 버락 오바마 전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기후행동 공동 논의를 한 곳이다. 리수오 그린피스 동아시아 정책 고문은 “서니랜드는 상징적인 장소다. 미-중 기후 씨앗이 처음으로 심어진 곳”이라고 말했다. 

오는 14일 조 바이든 대통령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 태평양 경제 협력(APEC)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과 기후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시 주석의 참석 여부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이후 12월 초 세계 지도자들은 두바이에서 COP28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외신들은 기후 문제가 미국과 중국의 행동에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지난 2세기 동안 가장 많은 이산화탄소를 대기로 배출해 왔고, 중국은 현재 가장 큰 배출국이기 때문이다.

클린턴 행정부의 전 기후 담당자인 폴 블레드쇠는 “중국의 연간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지구의 기온급등과 기후재해를 예방할 수 있는 모든 희망의 열쇠”라고 말했다. 

앞서 2020년 12월 시 주석은 중국이 2030년까지 풍력과 태양광 용량을 3배 확대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중국의 태양광 데이터 컨설턴트사 프랭크 호그위츠에 의하면, 중국은 계획보다 6년 이른 내년말까지 이 목표에 도달할 전망이다. 

반면 석탄화력 개발에 대한 우려가 줄지 않고 있다. 기후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산화탄소 배출을 억제하기 위한 공격적인 조치를 병행하지 않을 경우 청정에너지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석탄을 퇴출하지 않으면 태양광 풍력으론 기후 변화를 해결하기 역부족이란 지적이다. 케리 장관은 "미국과 중국이 석탄을 더 빠른 속도로 감축해야 하는데 동의했지만, 얼마나 빨리 줄여야하는지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 관리자들은 국가 에너지안보를 위해 필요한 석탄화력 개발을 옹호하는 입장이다. 중국이 석유와 천연가스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지만, 세계 최대 석탄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중국은 자국 석탄화력이 배출을 최소화하고 더 많은 재생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규 석탄화력이 재생에너지 출력변화에 맞게 발전량을 손쉽게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베이징의 환경단체 BRI 국제녹색개발연구소의 장젠유 전무는 "거의 모든 노후화된 발전소들도 이러한 유연성을 허용하도록 개조됐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최근 수년간 태양광 및 풍력자원 계통연계를 위해 대규모 송전망 투자를 단행했다. 8월 기준 풍력 생산 전력의 97.8%, 태양광 전력의 98.8%를 사용되었다. 송전망 투자 덕분이다. 

네이트 헐트먼 메릴랜드대 글로벌 지속가능성 센터장은 "중국이 전력망 신뢰성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개발하는 석탄화력의 활용여부도 여기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헐트먼 센터장은 “중국이 많은 양의 재생에너지와 향상된 효율로 송전망을 운영하는 방법을 안다면, 석탄을 사용해야 하는 압박감을 어느 정도 완화시켜 줄 것”이라며 “전력망을 어떻게 관리하는지에 기후문제가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에서 재생에너지가 이처럼 빠르게 보급된 비결은 빠른 행정처리와 우호적인 지역법, 대중의 수용성 등으로 분석되고 있다.  재생에너지 중국의 대기질을 크게 개선했다는 대중의 지지가 재생에너지 수용성을 높였다는 것이다. 시카고대학의 위성 사진 분석에 의하면, 2021년 중국의 미세먼지는 2013년 대비 42% 줄었다.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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