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액 전년대비 19% 감소한 463억만배럴
2022년 역대 최고 시즌이라 단순비교 어려워

[이투뉴스] 작년 정유업계 수출액이 2022년보다 19%가량 줄었다. 하지만 2022년은 고유가로 수출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만큼 단순비교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수출액은 2022년을 제외하면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대한석유협회(회장 박주선)는 지난해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4사가 70개국에 석유제품 4억6673만배럴을 수출했다고 밝혔다. 수출물량은 전년대비 418만배럴 줄었다. 

수출액은 보다 크게 줄었다. 지난해 106억4400만달러(약 14조원) 감소한 463억6800만배럴(약 62조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19% 가까이 빠졌다. 

다만 2022년은 역대 최고 시즌이었음을 감안해야 한다는 평가가 대다수다. 기저효과에 따른 착시라는 분석이다.

2022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글로벌 석유수급에 차질이 발생했다. 이것이 수출단가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정유업계가 덕을 봤다.

줄곧 고유가를 유지한 것도 한몫했다. 2022년 연평균 유가는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기준 94.3달러인 반면 지난해는 77.6달러에 그쳤다. 

수출액이 줄면서 국가 주요 수출품목 순위도 내려 앉았다. 석유제품은 2022년 반도체에 이은 2위였는데, 지난해는 4위를 기록했다. 반도체, 자동차, 일반기계 다음 순이다.

반면 수출국수는 늘었다. 지난해 정유업계는 70개국에 석유제품을 수출했다. 2021년 58개국, 2022년 64개국에서 매년 늘고 있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아시아뿐만 아니라 아랍에미리트, 오만,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등 중동 산유국에도 석유제품을 수출하고 있다"면서 "비산유국으로의 한계를 뛰어 넘고 수출영토를 확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대 수출국은 호주다. 전체 수출액 중 21%이다. 호주는 2021년 BP와 엑슨모빌이 정유공장을 폐쇄하면서 수입을 늘려야 했는데, 국내 정유사가 이를 발빠르게 꿰찼다. 2020년 6위에서 2년 연속 1위를 기록 중이다.

뒤이어 싱가포르(12%), 일본(10%), 미국(9%), 중국(8%), 베트남(7%), 필리핀(6%) 순이다. 대(對)중국 물량이 계속해서 줄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본래 중국은 2016년부터 6년 연속 최대 수출국이었다. 하지만 제로코로나 정책과 자국 제품 사용을 늘리면서 국내 물량을 계속해서 줄이고 있다. 2020년 수출비중 29.5%에서 지난해 8%로 수직낙하했다. 

지난해 제품별 비중은 경유(41%)가 가장 많았고, 휘발유(21%), 항공유(18%), 나프타(8%)가 뒤를 이었다. 특히 휘발유는 미국 수출이 두배 가까이 증가하는 등 역대 최대 수출량을 기록했다. 

항공유는 미국, 호주, 일본 등을 위주로 꾸준히 회복해 코로나 이전 수요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경기침체 여파에도 불구하고 항공 부문은 계속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면서 "올해 항공 여객수는 사상 최대인 47억명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내년부터 유럽연합은 지속가능항공유(SAF) 사용을 의무화한다. 국내 정유업계도 SAF 수요확대에 따른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국내 SAF 생산기반 마련을 위해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업계는 올해도 고부가가치 제품수출 및 수출국 다면화로 환경변화에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동훈 기자 hooni@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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