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투뉴스 사설]  항공기에서 사용하는 연료에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친환경 항공유를 쓰려는 글로벌 움직임이 커지면서 국내 정유업계도 지속가능 항공유(SAF)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역내에서 이륙하는 모든 항공기에 소요되는 항공유에 SAF 혼합을 의무화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다른 곳에서도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아시아권의 항공허브를 노리고 있는 싱가포르는 SAF를 1%씩 함유하도록 의무화할 방침이며 2030년까지 3~5%로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U는 내년부터 역내 27개국에서 이륙하는 모든 항공기에 급유할 때 기존 항공유에 SAF를 최소 2% 이상 섞도록 의무화했다. 이같은 혼합비율은 2030년까지 6%, 2035년 20%, 2050년 70%까지 높일 계획이다. 

EU는 이를 위해 탄소배출권거래제(ETS)에서 받은 지불금으로 만들어진 혁신기금을 SAF와 같이 온실가스 감축 잠재력이 높은 프로젝트에 우선 지원하기로 했다.

미국은 SAF 혼합을 아직 의무화하지는 않았으나 에너지부와 교통부, 농림부 등은 SAF 생산과 사용을 확대하기 위한 목표를 정해 2030년까지 연간 최소 30억갤런 이상 생산해 항공연료 수요의 10%를 SAF로 대체하기로 했다. 일본 또한 2030년까지 SAF 사용의무비율을 10%로 설정했다. 

친환경 항공유 종류에는 폐식용유나 동식물성 기름, 사탕수수 등 바이오 대체연료를 사용해 생산한 바이오 항공유와 수소를 이산화탄소와 결합해 만든 전기 기반 연료, 이퓨얼(e-fuel) 등이 있다.

SAF는 일반 항공유와 혼합해 사용할수 있으며 기존 항공유 대비 탄소배출량을 최대 80%까지 줄일수 있다.

SAF 사용의무화가 확산되면서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보이나 SAF는 생산하는데 일반항공유에 비해 3~6배 정도 비용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정유사가 정제마진이 많은 휘발유와 경유 생산 등에 주력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선진국들은 국가 차원에서 SAF 생산을 지원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그린이노베이션 기금을 활용해 석유화학기업 미데미쓰고산의 2026년 가동예정인 생산설비에 2570억원을 투입했다.

세계 최대정유사인 엑손모빌 역시 2030년까지 하루 20만배럴의 바이오연료를 생산하는 목표를 수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에너오스는 미쓰비시와 2027년부터 원자재 조달과 제조 및 유통까지 모든 것을 처리하는 공급망을 구축하기로 했다.

국내 기업들도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정책적인 뒷받침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지난 1월 저탄소항공연료관련 기술을 조세특례제한법상 신성장·원천 기술로 지정해 투자세액공제율을 1%에서 3%로 확대했다.

정유업계는 저탄소 항공연료를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해 세액공제율을 15%까지 확대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지원책을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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