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투뉴스 사설]  첨단을 달리는 인공지능(AI) 관련 산업의 급 성장 등 미국 경제의 호황으로 전력수요가 급증하면서 기후변화 대응을 제대로 할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전력수요의 증가는 많은 발전소의 증설을 필요로 하고 있고 발전소가 급증하는 것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수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언론들은 전기차 뿐만 아니라 배터리와 태양광 제조공장 신설 등 에너지전환을 위한 노력이 오히려 전력수요를 폭증시켜 기후변화 대응 계획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도했다.

전력수요는 우선 인공지능을 활용한 공장자동화와 로봇사업 및 원격의료 사업의 발전으로 인한 데이터센터의 폭증을 부르고 있다. 아울러 데이터를 저장하는 클라우드 산업의 성장으로 전기먹는 하마로 불리는 데이터센터 건설 붐이 잇따르고 있어서 전력수요는 물론이고 송전망 등 전력설비 사업도 한창이다.

더욱이 유럽에 비해 전기차 침투율이 10%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 전기차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여 전기차용 전력수요 역시 만만치 않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새로 판매되는 신차의 20%가 전기차이며 2035년까지 전력피크 시간대 전력소비량 중 전기차가 10%를 차지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전문업체에 따르면 미국에서 향후 5년간 여름철 최대 전력수요가 38GW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캘리포니아주 전체의 전략사용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처럼 전력부족이 예상되면서 조지아주와 노스캐롤라이나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테네시주, 버지니아주 전력회사들은 향후 15년간 수십여개의 천연가스 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천연가스 발전소의 경우 건설기간이 비교적 짧은데다 석탄 보다는 온실가스 배출이 적기 때문에 우선 선택하기는 쉽지만 가스 발전소도 온실가스를 상당 부분 배출하고 있어서 기후변화 대응에는 적절하지 않다. 

바이든 행정부 들어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재생에너지 생산 전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데이터 센터 등은 24시간 많은 전력을 사용해야 하나 재생에너지 생산 전력은 간헐성을 띠고 있어서 이를 보충할 수 있는 전력수요도 간단하지 않다.

이같은 간헐성을 극복하기 위해 에너지 저장장치(ESS) 산업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나 아직은 이를 충분히 감당하기에는 역부족한 상황. 

인공지능의 부상은 전력수요 증가를 부채질하고 있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은 2030년까지 미국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전력수요가 3배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 허브인 북부 버지나아주는 2019년 이후 데이터센터가 75개 증가했다.

미국이 폭증하는 전력수요을 충족하면서도 온실가스 감축 작업을 순탄하게 진행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