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분열 아주대 교수 개발 올해 상용화
에콜바이오텍, 인체무해 바이오 플라스틱 생산

[이투뉴스 전빛이라 기자] 공장 굴뚝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잡아 친환경 플라스틱을 만드는 기술이 개발돼 화제다. 그간 해외 각국이 이같은 시도에 나섰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촉매 활성을 통해 상용화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화제의 주인공은 이분열 아주대학교 분자과학기술학과 교수다.

▲ 이산화탄소 플라스틱 촉매기술을 개발한 아주대 이분열 분자과학기술학과 교수

그는 2008년 5년의 연구 끝에 효율과 반응이 세계 최고 수준인 촉매활성 기술을 개발했다. 이 교수는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김치통, 젖병 등의 플라스틱에 환경호르몬 물질로 의심되는 폴리카브네이트가 다량 함유돼 있어 인체에 매우 해롭다”며 “인체에 이롭고 ‘재생 가능한 자원’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해 친환경 플라스틱을 개발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 촉매를 통해 생성된 이산화탄소 플라스틱.

친환경 플라스틱인 지방족 폴리카보네이트(이산화탄소고분자)는 기체 이산화탄소 44g과 액체 프로필렌옥사이드 56g으로 만들어진다. 여기에 이 교수가 개발한 촉매를 넣으면 화학반응이 일어나면서 이산화탄소와 프로필렌옥사이드가 없어지고 새로운 고체물질 100g, 즉 이산화탄소고분자가 생성된다.

기존 생산되던 플라스틱 100만 톤을 이산화탄소 플라스틱으로 대체하면 45만 톤의 석유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당연히 그만큼 석유자원을 절약할 수 있게 되고 그에 따른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아도 된다. 여기에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까지 사용하니 말 그대로 1석 3조다.

▲ 이 교수가 개발한 촉매가 이산화탄소 기체와 프로필렌옥사이드 액체의 반응을 촉진해 플라스틱이 생성되고 있는 모습.

이산화탄소를 이용한 플라스틱 제조는 환경적으로도 유익하다. PVC(폴리염화비닐)는 잘 타지도 않을 뿐더러 태울 때 다이옥신이 발생한다. 또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폴리스티렌, PET와 같은 폴리머들은 타는 동안 타르와 독성 물질들이 생성돼 환경오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산화탄소 플라스틱은 태우면 연기나 재는 물론 그을음도 남지 않아 환경에 아무런 해를 주지 않는다. 다만 분해성이 좋아 열적 일정도(열 변화에 약함)가 부족하다는 게 흠이라면 흠이다. 그러나 이는 필름 등으로 용도를 개발해 쓰면 되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아울러 단열재, 전자재료, 식품포장재 등 실생활에서 쓰일 수 있는 플라스틱 제품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플라스틱을 범용수지로 사용하면 환경호르몬 걱정 없이 플라스틱 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 상용화에 근접한 CO₂플라스틱 기술이 개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90년 중반 미국의 한 대학교수가 효율과 속도를 높인 촉매를 만들었다. 그러나 반응속도가 낮아 40시간 이상을 돌려야 폴리머가 생산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 교수가 개발한 촉매는 촉매 한 분자당 이산화탄소 분자 2만2000개를 플라스틱으로 바꿀 수 있을 정도로 촉매의 활성(TON, 22000)이 탁월할 뿐 아니라 단위시간당 이산화탄소 분자 2만5000개를 플라스틱으로 바꿀 정도로 반응속도가 빠르다.(TOF, 25000 h-1)

이는 미국 교수가 개발한 촉매보다 반응량은 22배가 빠르고 속도는 16.7배가 앞선 수준이다. 이 기술은 분자량이 큰 고분자(플라스틱)를 제공할 수 있어 외국기업에서 기술이전을 요청해 왔지만 이 교수가 이를 거절하고 국내 기업인 SK에너지에 지난해 10월 이전했다.

국내에선 ‘그린 폴’이란 이름으로 올해말 상용화될 예정이다. 이 교수는 “프로필렌옥사이드 역시 석유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이 부분도 재생가능한 자원에서 나오는 것이 후속으로 따라와야 한다”며 “무엇보다 이를 통해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것에 그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옥수수전분 플라스틱의 진화 ‘에콜그린’= 기존의 PLA(Polylactide, 옥수수전분)에 12가지 친환경 원료를 배합해 단점을 보완한 바이오플라스틱 제품이 현재 도마, 밀폐용기, 일회용제품 등의 형태로 인기를 끌고 있다.

▲ 옥수수→전분→포도당→젖산→고분자 순서로 에콜그린의 소재를 추출한다.

인천시 남동구 에콜바이오텍 공장에서는 매일같이 다양한 종류의 바이오플라스틱 제품이 생산된다. 이 바이오플라스틱의 원료는 회사 이름을 딴 ‘에콜그린’이다. 기존의 친환경 플라스틱이 60℃ 이상에서 형태가 무너졌다면 에콜그린은 이 부분을 보강해 90~100℃까지 형태 변형없이 사용할 수 있다.

정기준 에콜바이오텍 과장은 “다만 생분해성 플라스틱이라는 특성 때문에 그 이상의 고온에서 버티기가 힘들어 자동차나 핸드폰 등에는 아직 접목시키기 힘들다”며 “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 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에콜바이오텍에 따르면 초기 친환경 플라스틱이 옥수수 전분이나 포도당, 젖산으로 만들어졌다면 에콜그린은 젖산에서 추출된 고분자를 사용한다. 인체에 무해한 당 성분을 원료로 하니 환경호르몬도 배출되지 않는다. 

대표적 환경호르몬인 비스페놀A, 프탈레이트 등 20종의 환경호르몬 포함 여부에 대한 시험과 인증이 완료돼(한국화학시험연구원, TAH-002775) 인체 무해가 증명됐다. 또 납, 카드뮴, 수은, 크롬 등 6대 중금속의 함유여부 시험(RoHS)을 통과해 중금속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점도 입증됐다.

정 과장은 “에콜그린은 태울 때 연기가 나지 않아 분자량상 비분해성 합성수지 대비 이산화탄소가 40~50% 저감돼 저탄소 녹색성장에도 부합된다”며 “태울 때 연기가 나지 않기 때문에 화재 발생 시 유독가스, 그을음, 연기로 인한 인명사고도 최소화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에콜그린은 벤젠, 톨루엔, 자일렌, 포름알데히드 등 8가지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포함하고 있지 않아 새집증후군과 아토피 질환을 예방할 수 있어 데코시트, 주방, 유아, 욕실용품 등의 제품 출시에 주력하고 있다.

▲ 인체에 무해한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유아용품도 환경호르몬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에콜그린 소재는 식물계에서 추출한 천연 생분해성이기 때문에 플라스틱 제품의 폐기물 발생을 생산에서부터 억제하기 때문에 2007년 만들어진 제도인 폐기물 부담금을 면제받는다.

정 과장은 “에콜그린을 생분해 퇴비화시 45일내 90% 이상이 분해되지만 합성수지는 수백년 동안 분해되지 않아 토양오염, 수질오염, 해양오염 등 제 3의 산업공해를 유발시키기 때문에 바이오플라스틱 제품의 출시는 필연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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