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기업 궤도 진입 위해 국제공동비축으로 '틀 다지기'
석유사업의 '알토란' 동북아 오일허브(Oil-Hub) 추진 박차

[이투뉴스 권영석 기자] 한국석유공사는 2007년 제3차 해외자원개발 기본계획을 주요 골자로 해 '지역 메이저급 성장', '자생력 확보'의 기치를 내걸고 2012년까지 하루 생산량 30만배럴 달성을 단기 목표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공사는 2008년 '석유공사 대형화' 정책수립 당시 보유 매장량 5억4000만배럴(하루생산 5만배럴)에 불과하던 것을 지난해 12월 현재 매장량 8억1000만배럴(하루생산 12만배럴)을 달성하며 '대형화 청사진'을 완성해가고 있다.

특히 '사업의 꽃'이라 불리는 석유사업은 세계 석유시장에서 가장 우선되는 석유의 안정적인 확보·조달 문제를 해결하는 '공사의 효자손'으로 인정받는다.

석유사업의 시작은 석유비축 페러다임의 전환으로부터 탄생했다. 공사에 따르면 석유시장의 환경 변화에 적응,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1999년부터 기존의 전략비축 본연의 목적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비축자산(비축시설, 비축유)을 활용, 수익을 확보하는 석유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석유사업의 성과는 수익 규모에서 1999년(179억원) 동적비축(직접비축+간접비축)을 시작한 이후 10배 성장(1795억원, 2009년말 추정)이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석유공사 석유사업처 관계자는 "비축자산 활용사업을 통해 지난해 1795억원의 수익을 기록했다"며 "이 중 외화 수익의 비율은 85%인 1526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안보차원의 전략비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모은 비축유와 비축시설을 이용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국제공동비축' 석유사업 성장의 초석 닦는다
지난해 11월 공사의 여수지사에서는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최초 국제공동비축 고객인 노르웨이 국영회사인 스탯오일사와 '국제공동비축 1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던 것.

국제공동비축은 공사가 보유 중인 비축유 미투입 저장 공간에 산유국 등의 원유 및 석유 제품을 유치하는 대가로 비상시 우선구매권을 확보해 비축능력 증대 및 비축의 경제성(저장 수익) 제고를 동시에 추구하는 공사의 정책적 사업이다.

▲ 한국석유공사는 지난해 11월 여수지사에서 노르웨이 국영 석유사 스탯오일(statoil)사와 ‘국제공동비축 10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브랜트센 스탯오일 부사장과 김승회 여수지사장(오른쪽)이 기념식장에서 악수하고 있다.

공사에 의하면 IMF 외환위기로 비축목표 달성이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1999년부터 스탯오일사와 국제공동비축을 시작, 협력적인 관계를 토대로 성공적 국제공동비축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유치실적은 지난해 말 현재 3870만배럴(IEA기준 42일 분량)에 달한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1999년부터 스탯오일사와 국제공동비축 사업을 개시, 주요 산유국 국영 석유사로서 최장기 고객인 스탯오일사와 성공적인 국제공동비축 사업을 계속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물량을 직접 구입할 경우 정부예산 기준으로 약 3조원이 소요된다. 

특히 석유수급 위기시 대여시설 규모에 해당하는 물량을 고객사로부터 구입할 수 있는 권리(우선구매권)를 확보, 국가 위기대응능력 제고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또 국제공동비축 저장수익 누적계 2억4000만달러(약 2838억원)를 달성함으로써 정부 예산에 의존하던 비축관리비(연간 700억원 내외)를 2008년부터는 전액 자체 충당해 예산 절감 및 국민 세부담 경감에 기여하고 있다는 게 공사 측의 설명이다.

공사 관계자는 "국제공동비축은 전액 외화 수익으로 1999년 제도 도입 이후 올해까지 수익이 2900억원에 달한다"며 "올 4월 완공되는 650만배럴 저장 규모의 울산지사 저장시설이 필요한 UAE 국영석유사(ADNOC) 등 외국 유수회사와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공동비축이 주는 효과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비축수준 증대와 더불어 경제적 석유안보의 확보, 국내 정유사 원유 구입 탄력성(구매시기, 물량 규모 등)을 제고시킴으로써 저가 구입 지원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비축시설을 중심으로 한 원유 제품의 상시 입출하로 동북아 권역내 석유물류 활성화로 이어진다는 것. 

향후 공사는 비축시설 증설을 감안, 정부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2013년까지 정부 목표인 4000만배럴 비축 달성을 위해 매진할 계획이다.

국제공동비축유는 별도의 정부 재정을 사용하지 않고도 비축능력을 늘리고 외화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는 공사의 석유사업 중 명실공히 '효자종목'인 것이다.

◆ 떠오르는 기대주 '동북아 오일허브 구축사업'
석유사업의 역량 강화는 공사의 해외 생산기지 인수·합병(M&A), 경영 선진화와 함께 올해 3대 핵심 발전업무의 하나로 꼽힌다.

특히 동북아 지역이 세계 석유소비 시장의 중심지로 급부상함에 따라 지정학적 강점과 비교우위의 인프라를 이용한 '동북아 오일허브'의 사업 타당성과 기대효과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는 기존의 동적비축 개념을 통합비축(동적비축+시장물동량)으로 확대·발전시켜 석유 안보 및 경제성 확보를 동시에 꾀한다는 공사의 정책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 석유공사 여수지사의 입출하 시설. 여수지사는 국제공동비축 등 석유사업이 가장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지사 중 하나로서 선박들이 수시로 입출하를 위해 입항하고 있다.

오일허브는 석유시장 참여자들인 정유사, 석유화학업체, 트레이더 등이 원유와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 저장, 거래하는 세계 주요 해운항로상에 위치한 석유물류 중심지로서 석유제품 위주로 집산된 탱크터미널에서 수요자의 필요에 맞춰 다양한 부가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공사는 그동안 동북아 오일허브 추진 관련용역을 모두 4회 실시했다. 2000년 '동북아 석유시장 환경조사 및 검토'를 시작으로 2005년 '동북아 석유물류 활성화'를 위한 용역 수행, 2006년 '석유물류 허브를 위한 Tankage(탱크설비 및 탱크저장)사업 타당성 조사' 용역, 2008년 '오일허브 구축 및 활성화 방안 수립' 연구 용역을 거치며 오일허브 구축사업에 완성도를 높였다.

▲ 석유공사 여수지사의 지상탱크.

공사 관계자는 "동북아 오일허브로 거둘 수 있는 효과로 크게 4가지를 꼽는다"며 "▶경제적 석유안보 제고 및 수급 안정화 ▶고용 창출과 매출 증대 ▶석유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고부가가치화 ▶동북아 국가간 협력을 통한 개방형 시장체제 구축"이라고 설명했다.

오일허브의 성장은 곧 대규모 석유재고의 국내 상존으로 싱가포르처럼 시장에 의한 자동적인 석유수급 안정 및 위기대응 능력 제고와 함께 유조선 등을 이용, 빈번한 입출하 및 수송으로 독립인 저장ㆍ수송ㆍ물류 산업의 비약적 발전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공사는 석유물류 활성화에 따른 거대 자금유통으로 은행ㆍ보험 등의 금융업무 확대와 더불어 저장시설 부족 시 발생할 수 있는 비합리적 마케팅 여건이 개선돼 정유사와 트레이더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이익 창출을 꾀할 방침이다.

▲ 석유공사 여수지사의 입출하 설비(jetty)시설.

특히 오일허브 전남 여수지역 사업은 석유공사, SK, GS가 51%, 해외자본이 4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여수기지 내 유휴부지 26만4133㎡(약 7만990평)에 올 5월 착공, 2012년 3월 완공 예정이다.

이로써 공사는 석유안보 능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수급의 안정화를 이루는 동시에 3000만배럴의 저장시설 구축시 9000명의 고용 효과와 연간 4600억원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외국의 ▶독립계 탱크터미널 운영사 ▶국제 석유트레이딩사 ▶선박회사 ▶검정회사 등 많은 외국기업들의 국내 진출이 활성화돼 개방형 시장체제의 가속화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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