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세계 최대 시화조력발전소 현장을 가다

 

▲ 바다 한가운데서 시화조력발전소 건설이 한창이다.

[이투뉴스] 경기도 안산시 시화방조제 한 가운데로 덤프트럭이 굉음을 내며 잇따라 내달린다.

'죽음의 호수'로 불리던 시화호가 살아나는 소리다. 현장에 들어서자 지름 20m, 높이 40m크기의 대형 원통형 가물막이가 끝없이 늘어서 있고, 맞은편에 뚫린 10개의 커다란 구멍에는 길이 16.7m의 발전기들이 들어차 있다.

김준규 한국수자원공사 조력설비 팀장은 "2005년 가물막이 가설공사로 시작한 시화조력발전소 공사는 어느덧 올해 말 전력거래 개시를 앞두고 막바지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화호는 1994년 공단조성 이후 방조제 물막이 공사가 진행됨과 동시에 담수화 되면서 심각한 수질오염을 겪었다. 수자원공사는 이런 시화호에 생명을 불어넣기 위해 2004년 말 조력발전소 건설을 계획했다.

조력발전단지가 세워지면 시화호에 해수가 유통되면서 수질개선의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특히 공사를 시작하며 조성한 인공갈대습지 30만평이 1997년 화학적 오염수치 17ppm이었던 시화호를 현재 평균 3.7ppm로 낮추는 등 이미 수질개선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 16.7m의 수차 뒷편에 달린 7.5m크기의 날개 3개. 날개 윗부분에서 설비를 점검하고 있는 직원으로 보아 그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3551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이 발전소는 하루 두 차례 찾아오는 밀물을 이용해 일일 250MWh, 연간 5억5270만GWh의 전기를 생산하게 된다.

이로써 지금까지 세계 최대규모라 불린 프랑스의 랑스조력발전소(240MW)는 1위 자리를 내줘야 한다.

세계적으로 가동되고 있는 대규모 조력발전소는 랑스를 비롯해 캐나다의 아나폴리스(20MW), 중국의 지앙시아(3.2MW)가 있다.

250MW는 가정용 전력에만 공급할 경우 인구 50만 도시에 쓰일 수 있는 양이며 86만2000배럴의 유류수입 대체효과를 가져온다.

수자원공사는 이미 2006년 6월, 31만5000톤의 이산화탄소 저감에 대한 CDM사업 탄소배출권 판매계약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연간 70~80억원의 부수입 창출이 가능하다.

김 팀장은 "일반 댐 수력발전은 비가 많이오는 시기에만 담수한 물을 이용해 발전해야 하는데 조력발전의 경우 바다에서 무한정 제공되는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하기 때문에 고갈되지 않는 청정에너지원"이라고 말했다.

시화조력발전소는 썰물 때 배수문을 통해 시화호내 물을 간조 수위까지 배수하고 밀물이 시작되면 배수문은 닫고 수차부로 바닷물을 유입시키면서 생기는 수위차를 이용하게 된다.

이를 단류식 창조발전 이라 부른다. 즉, 해수수위와 시화호의 수위차에 따라 수차 뒷편에 달린 7.5m크기의 날개 3개짜리 런너를 회전시키고 이 회전력이 벌브내의 발전기를 통하면서 전력이 생산되는 것이다.

이렇게 생산된 전력은 조력발전소에서 약 10.5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시화공단내 남시화변전소로 송전된다.

녹슬지 않는 스테인리스 재질…도장에 전기방식까지 접목

호주의 안드리츠 하이드로사는 조력발전수차의 주요한 설비 설계부터 제작의 일부까지 맡고 있다.  

▲ 직원들이 조력수차발전기 내부 설치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이 조력발전기에는 기존 수차발전기들과는 다른 공법이 쓰인다. 기존의 발전기들은 일반 탄소광 재질만 사용해 물이 닿으면 녹스는 취약점을 갖고 있지만 시화조력발전기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재질과 도장, 전기방식까지 채택했다.

손중원 조력사업처 수차설비팀 차장은 "일단 전반적인 구조물에는 모두 탄소광이 쓰이는데 해수 접촉부분은 녹이 슬지않는 스테인레스 재질을 사용하고 있다"며 "이 모든 과정에 전기방식을 더해 녹 문제를 완전히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전기방식은 철(피방식체)보다 더 낮은 자연전위를 갖는 금속을 철과 전선으로 연결해 부식을 방지하는 것으로, 철 대신 마그네슘이 부식되게 하는 원리다.

건설부터 가동까지 모두 '친환경' 설계

시화조력은  건설에서부터 운영까지 모두 친환경적으로 설계됐다. 건설공사를 위한 기초공사인 가물막이 공사에 원형셀공법을 적용함으로써 시공 및 해체 시 토사 유출량을 최소화했다.

수차의 경우 날개를 3개로 줄여 바다고기가 이동할 때 손상을 최소화 했으며, 최초 운영 시 수질 및 생태계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 수차와 수문을 1대만 가동하고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또 발전소 운전에 필요한 각종설비의 냉각수는 방류하지 않고 재활용하는 폐쇄회로방식을 채택했다. 이와 더불어 베어링 윤활유 및 유압 작동유를 생화학적으로 분해 가능한 오일을 적용해 시공하고 있다.

이 외에도 외부 투석 반입 없이 수차와 수문설치 시 발생하는 흙을 이용해 발전소 근처에 6만6000m² 규모의 관광단지도 건설할 계획이다.

이 단지에는 자연생태체험 등 다양한 문화공간을 비롯해 각종 편의시설을 마련해 막대한 관광수입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이곳에 연간 100만명 이상이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시화조력발전의 구조물배치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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