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녹색도시를 만드는 주역]③태성호 한양대학교 친환경건축연구센터 박사
건축물 장수명화 위해 무량판 경량석고보드 도입 연구

[이투뉴스] 건축물이 건설되고 해체 및 폐기되는 과정 동안 어느 정도의 이산화탄소가 발생될까? 그럼 여기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를 줄인다면 친환경적인 건축물을 짓는 것이 가능할까?

이같은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한양대학교 친환경건축연구센터(ERC)의 움직임이 바쁘다.

센터는 설계단계에서부터 건축물의 전 생애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LCCO₂)의 양을 평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프로그램은 산출된 값을 통해 이산화탄소의 양을 줄일 수 있도록 설계를 수정하고 각종 자재나 조건을 변경할 수 있다.

이 연구의 중심에 태성호 박사(한양대 건축공학과 조교수)가 있다.

태 박사는 "단순히 계산해서 도출되는 값으로 CO₂를 줄이는 것보다 더욱 확실한 방법이 필요하다"면서 "건축물의 장수명화를 통해 건축물 전생애 환경부하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축물의 건설 빈도를 줄인다면 그만큼 자재도 절약하고 자재를 운반하기 위해 사용하는 연료도 절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태 박사에 따르면 정부에서도 장수명 건축물 건설을 권장하고 있다. 장수명 건축물의 조건에 부합되면 용적률 10% 완화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장수명 건축물을 위해 태 박사가 꺼내든 카드는 무량판 구조, 즉 기존 공동주택의 벽식 구조를 기둥식 구조로 바꾸는 방법으로 수직하중을 벽이 아닌 기둥이 담당하게 된다.

또 실내의 철근콘크리트 벽들이 사라지고 가변성이 큰 석고보드가 그 자리를 차지한다. 가변형 벽체로 인해 내부 구조 변경이 간편화된다.

특히 가구내벽과 가구간벽에 사용되던 철근이나 콘크리트 등의 자재가 줄어들어 LCCO₂도 함께 감소한다.

이로써 시대 흐름에 따라 변하는 내부 구조를 수요자의 요구에 맞춰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25~30년 단위의 재건축 주기를 늘릴 수 있다.

태 박사는 무량판 경량석고보드 방식이 건축물의 수명을 80년으로 기존 대비 배 이상 늘려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태 박사는 "연구결과 무량판 경량석고보드를 이용할 경우 LCCO₂가 기존 건축물과 비교해 5.6% 줄어들었다"면서 "건축물 시공단계에서만 2%대의 LCCO₂가 발생되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큰 수치"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정도 수치에 만족할 수 없다는 것이 태 박사의 입장이다. 연구 시작 전 10~20%의 CO₂가 감축될 것이라는 큰 기대가 무너지면서 또 다른 연구의 필요성을 느낀 것이다.

친환경 신재료를 개발하는 것이 그의 다음 목표다.

태 박사는 "CO₂ 원단위를 줄여주는 혁신적인 친환경 재료의 개발이 급선무다. 여기에 물량을 줄여주는 최적 설계도 필수"라며 "이 같은 개발을 평가해 줄 수 있는 프로그램도 필요하다. 아직 해야할 일이 많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나영 기자 nylee@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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