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만주 상환 우선주 발행

다가오는 현대건설 인수전 대비를 위해 2000만주의 상환 우선주를 발행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현대그룹 계열사들의 주가가 요동을 치고 있다.

증자 방침이 공개된 16일 상한가를 기록했던 현대상선은 하루만인 17일 오전 10시40분 현재 5.25% 급락한 1만7150원으로 후퇴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의 실적 등 펀더멘털이 약화되는 상황인데다 현대중공업그룹의 현대상선 유상증자 참여여부, 북한 핵문제 등 각종 불확실성으로 현대그룹이 처한 상황이 그리 녹록지 않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 주가전망 힘든 현대상선 = 현대상선은 전날 현대건설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주주배정방식으로 2천만주의 상환 우선주를 발행, 3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상선은 이미 지난 6월에도 유사한 목적으로 4000억원대 자금을 마련하는 등 채권단이 제기했던 '구주주 자격논란'에 구애받지 않고 인수전용 '실탄'을 차곡차곡 쌓아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현대건설 인수의지와 무관하게 현대상선의 주가 향배를 점치기에는 변수가 너무 많은 상황이다.

우선 오는 12월4일로 예정된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방식인 만큼, 새로운 경영권  분쟁대상으로 부상한 현대중공업그룹(지분율 25.5%)의 참여여부가 최대 변수다.

한화증권 고민제 애널리스트는 "현대중공업그룹이 2차 유상증자에 참여할 경우, 현대상선 지분경쟁 관련 인수.합병(M&A) 재료가 상존함을 시장에  새롭게  인식시킬 전망이나 참여를 포기할 경우 보유지분율 희석으로 관련재료가 소멸된다"며 "현대중공업그룹의 증자 참여여부가 현대상선 주가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적이 주가를 떠받치기 힘들다는 점도 부담요인이다.

삼성증권 송은빈 애널리스트는 "컨테이너선의 수급상황 악화로 3.4분기 영업이익은 544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보다 20% 가량 낮을 것으로 추정했다.

갈수록 태산인 북한의 핵문제로 자회사 현대아산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현 시점에서는 계량평가 자체가 쉽지 않은 악재로 부각되고 있다.

◆ 현대엘리베이터도 실적부담 = 현대상선뿐 아니라 지주회사 현대엘리베이터도 실적 기대가 신통치 못한 상황이다.

애프터서비스를 포함, 매출 67%가 엘리베이터부문에서 나오고 있어 건설경기 침체와 제조업 설비투자 둔화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반면, 한동안 주가를 이끌었던 재료인 PSD(지하철 스크린 도어)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여서 이익이  기대에  못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신규 수주액이 5400억원선으로 회사측 전망치(5700억원)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송준덕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엘리베이터는 국내 건설경기 변동위험에 너무 크게 노출돼 있는 점이 투자리스크"라고 지적하며 목표가를 8만5800원으로 24.3% 하향 조정했다.

그는 아울러 이 회사 역시 현대건설 인수전에 따른 불확실성이 크게 증가하면서 위험요인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하고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보유'로 낮췄다.

오전 10시40분 현재 현대엘리베이터의 주가는 이틀째 약세를 보이며 0.14% 내린 7만3200원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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