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코 박사 오영환의 인문학 이야기](6)

 

[이투뉴스] "재주가 다른 이에게 미치지 못하다고 스스로 한계짓지 말라. 나처럼 어리석고 둔한 사람도 없었을 것이지만 나는 결국에는 이루었다. 모든 것은 힘쓰고 노력하는 데 달려 있다."

 

조선 숙종시대 문신 김득신의 묘지에 쓰여진 문구다. 둔재로 태어났으나 끝없는 노력으로 당대의 시인이자 문장가로 인정받은 독서왕 김득신은 묘지명을 미리 지어 독서 의지를 더욱 다졌다. 쉬고 싶고, 놀고 싶은 마음, 약해지려는 마음을 다독였다.

그의 독서량은 상상을 초월한다. 사기의 백이전을 무려 1억1만3000번을 읽었다. 그리하여 소재(小齋)를 억만재(億萬齋)라고 하였다. 한유의 사설을 1만3000번, 악어문을 1만4000번, 노자전을 2만번, 능허대기를 2만500 번씩이나 읽었다.

김득신은 백이전을 가족의 장례식에서도 읽었다. 영조 때 영의정인 이의현이 쓴 도곡집에 그 내용이 나온다. '80이 넘은 김득신은 딸을 먼저 여의었다. 장례 행렬을 따라가는 그의 손에는 백이전이 들려 있었다. 또 아내를 잃었을 때 친척들이 '아이고, 아이고'라고 곡을 할 때 그는 백이전의 구절을 읽었다.'

김득신은 옛 글 36편을 읽은 횟수를 고문삼육수독수기(古文三十六首讀數記)에 기록했다. 독수기는 충북 괴산군 괴산읍에 있는 그의 옛집인 취묵당에 걸려 있다. 김득신은 1만 번에 미치지 못하면 아예 기록조차 하지 않았다.

그는 후손들에게 "너희가 독수기를 읽는다면 내가 독서에 게으르지 않았음을 알 것"이라고 했다. 조선에서 책을 좋아하는 선비들은 대나무 가지에 횟수를 기록하면서 독서를 했다. 읽고 또 읽고 외워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1억 1만 3천번! 이 엄청난 숫자는 후대의 학자들에게도 놀람, 그 자체였다.

정조 때의 학자 황덕길은 김득신의 독수기를 읽고 조선시대판 독서 기네스북을 작성했다. 정약용은 "문자가 만들어진 이래 종횡으로 수천 년과 3만 리를 다 뒤져도 대단한 독서가는 김득신이 으뜸"이라고 평한 뒤 "곰곰이 생각하면 하루에 백이전을 100번 이상 읽기는 어렵다.

더욱이 이 책을 읽으면서 다른 글도 수만 번씩 읽을 수 있겠는가"라고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정약용은 독수기는 김득신이 직접 쓴 것이 아니고, 다른 사람이 쓴 것으로 추측도 했다.

조선에 책읽기로 화제를 뿌린 김득신. 그러나 그는 어릴 때 천연두를 앓은 탓인지 머리가 둔했다. 열 살 무렵에 글을 익히기 시작했으나 돌아서면 잊어버렸다. 이런 그에게 사람들은 글공부를 포기하라고 권고했다.

다만 아버지는 포기하지 않고, 격려를 했다. 떠듬떠듬 글을 알아가던 그는 스무살 때 겨우 한편의 글을 지었다. 이에 아버지는 감격에 춤을 추면서 "더 노력하라. 대기만성"이라고 격려했다. 총명하지 못했던 김득신은 독서를 계속해 59세에 문과에 급제하는 인간승리를 이룬다.

그의 독서의지를 담은 시를 감상해보자. '이십육년간 등불 걸고 고문을 읽었네. 붓은 과보(걸음걸이가 빠른 신화속의 인물)처럼 달리고 기상은 구름위로 솟으려 하네.' 김득신에게 독서는 단순한 책읽기가 아니었다. 삶의 기쁨이었고, 예술로 승화된 작품이었다.

나는 대학병원 등 종합병원과 일부 성형외과에서 포기한 코성형 부작용 환자들을 많이 치료했다. 이 분야에서는 케이스가 가장 많은 의사로 손꼽힌다. 나에게 코나 눈 성형수술은 즐거움이고 기쁨이다. 단순한 직업인이 손기술이 아니다.

명품코를 빚는 행복감으로 짜릿한 전율을 느낀다. 그래서 그토록 많은 시술을 할 수 있었다. 명품코를 빚는 마음은 도공이 아름다운 도자기를 빚을 때의 심정과 똑같다.

글쓴이 오영환은?

대한민국에서 코 성형 재수술을 가장 많이 한 '명품코 박사'다. 귀족수술과 명품 눈성형, 명품 윤곽성형 등으로 의학에 예술을 접목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카톨릭대학교 성형외과 외래교수로 대한성형외과학회 정회원, 대한미용성형외과학회 정회원, 대한두개안면학회 정회원, IPRAS정회원으로 활동중이다. 카톨릭의대에서 성형외과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오앤영성형외과(http://www.koclub.com) 대표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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