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절박한 상황에 처한 세계 원전 폐기물
[신년특집] 절박한 상황에 처한 세계 원전 폐기물
  • 조민영 기자
  • 승인 2012.01.02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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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마다 방폐장 조성 논란…영구 저장소 마련 국가 한곳도 없어

[이투뉴스]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의 저장 문제가 다시 세계적 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초 일본 후쿠시마에서 일어난 원전 사고는 세계 원자력 산업과 정책을 뒤바꿔놨다.

특히 폐기물 처리 문제의 심각성은 더욱 도드라졌다. 후쿠시마 사고 당시 원자로 건물 안에 사용후 핵연료 임시 저장소에서 대규모 방사능 유출이 일어날 뻔했다. 원자력 안전의 모든 면을 다시 생각하게 하고 있다. 

현재 세계 32개국에서 모두 438개의 원자력 발전소가 운영되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는 원자력 폐기물 저장 문제를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본 등 여러 국가는 사용후 핵연료를 원전의 임시 저장소에 수십년간 쌓아두고만 있다.

샌디에고 주립대의 제넥스 박사는 이제 임시 저장소가 포화상태에 있다고 주장한다. 폐기물 처리는 더이상 미룰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의미다.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깊은 지하 암석에 뭍는 것이 현재로선 가장 좋은 장기적 해결책으로 꼽힌다.

그러나 아직까지 영구적으로 이를 처리할 수 있는 저장소를 마련한 국가는 단 한 곳도 없다.

스웨덴이 세계 최초로 원전 폐기물 영구 저장소 프로젝트를 세워 최종 승인을 냈다. 스웨덴은 지하 약 500m 깊이 암석층에 저장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주민 동의를 얻는데 15년이 걸렸으며, 이번 프로젝트 준비에 약 30년이 소요됐다.

그럼에도 최근 OECD 원자력기구의 국제 전문가들로부터 몇가지 기술적 설계에 불확실성이 제기돼 추가연구가 요구되고 있다.

◆ 모든 원전 폐쇄 결정 獨 폐기물 저장 논의 순조

후쿠시마 사고 이후 독일은 가장 큰 변화를 일으켰다. 후쿠시마에서 원자로가 녹아내리는 사건이 발생하자 독일은 2022년까지 모든 원자력 발전소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이 결정은 폐기물 처리장을 결정하는데 벌어진 갈등을 식히는데 큰 역할을 했다.

마이클 세일러 베를린 오코 연구소 소장은 "이전에는 원전 반대론자와 정치인들은 폐기물 영구처리를 지지하는 것이 원전 존속을 더 쉽게 만드는 것이라고 우려했다"고 말했다.

독일에서 폐기물 저장과 처리에 대한 반대 운동은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그리고 현재 진행형이기도 하다. 최근에도 원자력 반대 운동가들은 방사성 폐기물을 운반하는 열차가 프랑스에서 독일로 향하자 경찰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이 폐기물은 독일에서 발생했으나 처리를 위해 프랑스에 보내진 후 저장을 위해 다시 독일로 보내지던 중이었다. 폐기물 운반에 2만명이 넘는 경찰 인력이 투입됐을 정도다.

이런 일까지 벌어지고 있지만 독일은 폐기물 문제에 있어 보다 앞선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11월 초 독일의 리더들이 영구적인 폐기물 해결을 논의하기 위해 모였다.

이들은 수많은 폐기물 저장장소를 찾고 연구하는데 동의했다고 세일러 연구소장은 전했다. 이들은 정치적인 계산 없이 과학적인 근거를 둔 결정을 내릴 것을 합의했다.

독일 북부 엘베강 옆 고어레벤 마을에서도 폐기물 처리장 문제를 두고 새로운 대화가 재개됐다. 이 곳에서 폐기물이 수년간 저장돼 있었지만 시위가 끊이지 않았다. 최근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을 일으켰던 열차는 고어레벤을 향하고 있다.

독일 정부 관료들은 반대 입장을 받아들여 더 많은 장소를 고려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모든 원전을 폐쇄하기로 한 결정은 폐기물 처리 해결책을 마련하는데 '정치적 숨통'을 열었다고 안드레아 크래머 이콜로지 연구소장은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당분간 많은 방사성 폐기물은 원전 임시 저장소에 저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후쿠시마 사고 이후 발전소에 사용후 연료를 저장하는 위험은 더 분명해졌다"며 "안전에 대한 우려는 영구적인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위급함을 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유카산 방폐장 유치 철회, 원전 '발만 동동'

지난해 12월 21일자 <내셔널 포스트>는 미국의 상황이 절망적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네바다주에 있는 유카산에 영구폐기장 유치 문제를 두고 오랫동안 심사숙고했다. 그러나 이 계획을 반대하던 지역 정치세력에 의해 계획은 좌절됐다.

네바다주는 대통령 예비선거가 일찍 치러지는 장소다. 지난해 가을 공화당 대통령 후보자들은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네바다 주를 방폐장으로 이용하려는 계획에 대해 맹렬히 비난했다. 네바다주를 대표하는 해리 레이드 상원의원도 유카산 이용을 반대했다.

결국 오바마 행정부는 유카산 저장소 준공을 취소했다. 이 결정으로 미 원전 운영자들은 초조하고 불안해하고 있다. 미국내 104개 상업적 원전들이 매일 대량으로 폐기물을 배출해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방대한 양의 폐기물은 잠정적 보관소에 무기한 쑤셔넣고 있다. 

90억달러가 투입되고 연구에만 20년 이상이 걸렸지만 이 프로젝트는 기술적 문제가 아닌 정치적인 이유로 취소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유카산이 안전한지에 대해 조사할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는데 실망감을 표시했다.

현재 미 에너지부 산하 국립 연구소는 조지아 주부터 메인 주까지 화강함 매장지를 눈여겨 보고 있다. 암석이 흔한 미네소타와 위스콘신도 저장소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다.

1982년 원자력 폐기물 정책법은 미 연방정부가 고준위 방사능 폐기물을 처리하도록 제정됐고 이후 30년이 흘렀다. 그러나 미국은 여전히 7만 매트릭톤이 넘는 폐기물을 어디에, 어떻게 저장할지 뚜렷하게 합의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미국 원자력 규제위원회 의장을 맡은 바 있는 텍사스 대학 에너지연구소의 대일 클라인 부소장은 "사람들은 사용후 연료를 더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에 대해서 재고려할 것이다"고 말했다.

미국의 방사성 폐기물 중 10%는 군사 원자력 무기 프로그램에서 비롯됐으며, 나머지 90%는 상업적 원자로에서 나오고 있다.

◆영국, 프랑스-영구 저장소 조사 돌입

여러 국가들은 방사성 폐기물 처리 문제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문제로 인식하고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오랫동안 이 문제를 고민해온 영국도 지하 보관소 설치 장소를 물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 전력의 약 75% 가량을 원전에서 얻는 프랑스도 사용후 연료의 영구 폐기장을 조사하고 있다. 프랑스는 사용후 연료를 재처리하고 있지만, 값이 비싸고 원자력 무기에 사용되는 플루토늄이 만들어져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시애틀 =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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