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에너지 빔 쏘아 지구 대기 재생 계획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핵리서치 유럽분과 연구팀이 우주 광선과 태양 광선이 저고도 구름의 형성 및 기후 변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에 착수했다.

CERN의 ‘구름 연구팀’의 야스퍼 키르크비 팀장은 “우리는 대기에서 발생하는 현상을 재현하기를 바라고 있다”며 “우리는 구름을 형성하는 작은 물방울들이 어떻게 우주 광선의 영향을 받는 지, 대기의 어느 부분에서 이런 현상이 일어날 수 있는 지를 이해하고자 한다”고 말했다고 스위스 언론은 전했다.

초신성(超新星)의 폭발로 발생하는 우주 광선들이 저고도 구름을 발생시킨다는 가설은 십년전 헨리크 스벤스마르크와 에이길 프리스-크리스텐센 등 덴마크 과학자들에 의해 처음으로 제시됐다.

우주 광선과 구름층 사이의 강력한 상관관계에 기초를 둔 이들의 가설에 따르면 지구의 대기를 통과할 때 우주 광선은 에어러솔(연무질.煙霧質) 또는 분자 덩어리들의 형성을 가속화시키고, 그 덩어리들이 커지면서 구름을 이루는 물방울의 기초가 된다.

따라서 우주 광선이 강할수록 구름층이 증가하고, 구름은 지구로 들어오는 태양 광선의 약 20%를 우주로 반사함으로써 지구의 기후를 냉각시킨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이 가운데 단지 몇 퍼센트의 변화만 생겨도 지구의 기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특히 태양의 활동이 얼마나 많은 양의 우주 광선이 더 낮은 고도까지 도달하느냐를 결정하는 만큼 구름에 미치는 영향이 있다면 태양의 변화가 기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 지 설명할 수 있게 된다.

이런 가설아래, CERN 연구팀은 우주 광선을 모방한 입자들로 이뤄진 고에너지 빔(광선)을 원형(原型) 반응실(reaction chamber)에 쏘아 지구의 대기를 재생할 계획이다. 그러나 더욱 발전된 반응실 및 구름실(cloud chamber)을 포함한 완전한 검증 체계는 2010년께나 가서야 준비가 갖춰질 전망이다.

연구진은 온도와 압력을 조절함으로써 서로 다른 고도 및 위도 공간들에서 발견되는 조건들을 재생할 수 있으며, 그에 따라 어느 조건들이 에어러솔 형성으로 이어지는 지 판단하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연구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기후 및 글로벌 변화를 위한 스위스 포럼’의 우르스 노이는 “현재 그(우주광선과 구름간의) 연관성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며 “우주 광선이 영향을 미치는 지 여부에 관해서는 너무나 많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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