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지진도·원전지도 겹친다
한반도 지진도·원전지도 겹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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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복 기자
  • 승인 2013.05.2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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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4.0 이상 진앙지 원전부지 인근 분포
지진 위험지역 월성>고리>울진·영광 順
한반도 지진관측 이래 지난해까지 발생한 지진 진앙지 분포와 국내 원전부지 입지도. 기상청이 제공한 진앙지 분포도를 토대로 원전의 위치를 확인·비교했다. <그래픽 - 박미경 기자pmk@e2news.com>
[이투뉴스] 이달 중순 백령대 해역에서 발생한 역대 6위 규모의(진도 4.9) 지진으로 한반도 강진(强震) 발생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1978년 지진 계측이래 관측된 진도 4.0 이상의 중대형 지진 40여건이 공교롭게 원자력발전단지 원근해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고리, 월성, 영광, 울진 등 국내 원전부지 4곳 가운데 울진과 영광은 비교적 지진이나 해일의 위협에 안전한 지역으로 분류된 반면 신생대 지층이 분포한 고리나 월성은 상대적으로 취약하며, 특히 월성의 경우 입지상 가장 지진에 위험한 지역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본지가 기상청으로부터 제공받은 1978~2012년까지의 국내 지진 진앙분포도에서 미세지진(진도 3.5 이하)을 제외한 4.0 이상의 지진발생 지역과 한국수력원자력의 원전소재지를 병합한 뒤 기상청과 지질자원연구원 전문가의 자문을 얻어 도출한 결과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행 예측기술상 지진 발생 예상지역이나 지역별 위험도를 단정하기는 곤란해 단층분포나 과거 기록을 통한 지질학적 측면의 잠재 위험지역 추론만 가능하며, 중대형은 진앙지가 한반도 전역에 널리 퍼진만큼 안전-위험지역 분류는 의미가 없다는 견해를 덧붙였다.

26일 기상청에 따르면 1978년부터 지난해까지 한반도에서 발생한(관측된) 지진은 1026건에 달하며, 이 가운데 진도 4.0 이상의 중대형 지진은 모두 39건이다. 또 2002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발생한 지진중 원전 반경 30km 이내에 진앙지가 있는 지진(인공지진 포함)은 38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인공지진을 제외한 발전소별 자연지진은 월성원전이 14건으로 가장 많았고, 뒤이어 울진원전 8건, 영광원전 4건, 고리원전 1건 순으로 나타났다. 지진이 가장 잦았던 월성의 경우 2002년 경북 포항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3.8의 지진과 이듬해 경주 남동쪽에서 감지된 3.0 지진이 대표적이다.

지헌철 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은 "월성원전 인근의 경우 땅이 무른 신생대지층인데다 그 지역에 단층들이 굉장히 많고 포항-양산-부산으로 이어지는 양산단층대가 지나가면서 다른 원전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가장 위험하며, 역사기록으로도 가장 많은 지진이 보고된 지역"이라고 말했다.

연구센터에 의하면 지진은 주요단층에서, 중생대보다는 신생대에서 발생 가능성이 높다. 중국 쓰촨성에서 강진이 반복되듯 지질학적으로 취약한 지역이 따로 있다는 얘기다. 국내 주요단층은 원산-서울-서해로 이어지는 추가령단층대, 영월-옥천-홍성을 잇는 옥천단층대, 양산단층대 등이 있다.

지 센터장은 "단층대에 있고 신생대지층인 월성이 그만큼 지진 위험이 높다는 의미"라면서 "이와 달리 울진원전과 영광원전은 상당히 안전한 지역이며, 고리의 경우 월성처럼 신생대지층이지만 단층이 발달해 있지 않아 비교적 위험이 덜한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공교롭게 원전 인근 원근해에서 중대형 진앙지가 분포된 점도 우려를 낳고 있다. 국내 원전은 경북 울진에 6기, 경남 경주 월성에 5기, 울산 및 부산에 걸쳐진 고리에 6기, 전남 영광에 6기가 각각 가동되고 있다.

이는 바닷물을 냉각수로 사용하는 국내 원전이 지진 다발지역인 동남해에 몰린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유일한 서남해 원전인 영광원전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영광원전은 지난달 21일 신안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4.9의 지진으로 가슴을 쓸어내린 적이 있다. 서남해 해상에선 과거에도 서너차례의 4.0 이상 지진이 관측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특정지역을 위험지역으로 지목하기는 조심스럽다는 반응이다.

유용규 기상청 지진감시과 사무관은 "국내에서 발생하는 규모 3.0 이상의 지진은 지난 34년간 연평균 9회 정도로 거의 변동이 없으며, 진앙지도 산발적이란 표현이 더 적합하다"며 "결국 어느지역도 안전하거나 위험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원전에 대한 안전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헌철 지진연구센터장은 "일본은 지진에 대해 상당한 연구를 벌였지만 결국 자연의 힘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겪었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 정부가 원전 내진설계 기준을 높인 것은 매우 잘할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와 한수원은 원전의 내진능력을 기존 진도 6.5(0.2g)에서 7.0(0.3g)으로 높여 건설중인 신고리 3,4호기와 신울진 1,2호기부터 적용하고 있다.

지 센터장은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원자력발전이 필수적인데 국민 수용성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어 안타깝다"며 "건설비가 더 들더라도 내진성능을 높이는 것은 주저할 이유가 없으며, 안전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일이 곧 국민의 이해를 구하는 길"이라고 조언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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