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탄올 생산 확대가 단순히 대체에너지원 확보에 그치지 않고 중남미 지역의 농촌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브라질 언론이 에너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19일 보도했다.

브라질 언론은 브라질과 미국 정부, 미주개발은행(IDB)이 전날 미국 마이애미에서 '미주(美洲) 에탄올 위원회' 설치에 합의했다는 소식과 함께 이 같은 전문가들의 견해를 전했다.

 

전문가들은 "에탄올은 단순하게 석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대체에너지원 하나를 확보하는데 그치지 않고 특히 중남미 지역 농촌경제의 모습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위원회 설치를 합의하는 자리에 참석한 루이스 알베르토 모레노 IDB 총재도 "석유를 대신해 폭넓은 에너지원을 확보한다는 것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에탄올 생산이 확대되면서 중남미 지역 농촌의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것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모레노 총재는 "에탄올은 분명하고도 현실적인 석유의 대체자원"이라면서 "이 뿐 아니라 에탄올은 중남미 지역 농촌인구의 소득 수준을 높이는 실질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에탄올 생산 확대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중남미 각국 정부가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리는 등 바람직한 부대효과도 가져올 것이라고 모레노 총재는 덧붙였다.

 

미국 측 대표의 한 사람이었던 젭 부시 플로리다 주지사도 "에탄올 사용 및 생산 확대가 미국 정부의 석유 의존도를 줄이는 것은 물론 중남미 지역에도 막대한 경제적 효과를 가져다줄 것"이라는데 공감을 표시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동생인 부시 주지사는 특히 "에탄올은 (미국이나 중남미 지역의) 미래를 위한 위대한 약속"이라며 친환경 대체에너지인 에탄올이 환경보호와 에너지 안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충족시켜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현재 브라질에 이어 세계 2위 에탄올 생산국으로, 전 세계 에탄올 생산량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브라질은 생산량(34%)과 수출량에서 세계 1위 국가다.

IDB의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에탄올을 생산하는 국가는 모두 30여개에 달하고 있으며, 이 중에는 중남미 지역 2위 생산 능력을 가진 콜롬비아를 비롯한 중남미 국가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27년 전 브라질이 처음 알코올(에탄올) 대량생산 계획을 마련했을 때 "에탄올을 대체에너지로 개발한다는 브라질 정부의 정책에 대해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했다"면서 "그러나 이것이 오늘날 엄청난 열매를 가져다주고 있으며, 이제는 전 세계가 이에 공감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에 고무된 로베르토 로드리게스 브라질 농업부 장관은 에탄올로 대표되는 '농업에너지'가 세계에 새로운 앞날을 열어주고 있다고 강조하고 "에탄올은 우리 후대의 미래를 위해 새로운 문명을 열어줄 것"이라며 '미주 에탄올 위원회' 설치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전문가들은 위원회가 앞으로 미주 전 지역을 대상으로 에탄올 사용 확대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중남미 빈곤국 농업인구의 소득 수준 향상이나 삶의 질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에탄올 생산 및 수출이 중남미 지역 빈곤국들의 유력한 수입원이 되면서 투자가 크게 확대될 것이며, 궁극적으로 이들 빈곤국의 경제 성장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라는 예상이다. 더불어 에탄올 생산 확대에 따른 농촌 지역의 고용 규모 증가로 중남미 각국에서 빈곤을 벗어나기 위해 젊은층이 농촌을 대규모로 탈출하는 현상도 어느 정도는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그러나 이런 기대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중남미 각국 정부가 환경보호와 병행하는 지속가능한 성장 정책 차원에서 에탄올 대량생산을 추진한다는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내야 하며, IDB와 같은 기구가 꾸준한 투자 지원을 해야 한다는 전제가 따른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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