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50년동안 큰 산불로 타버린 나무 등걸들을 분석한 결과 대형 산불이 잦은 시기는 해수 온도 상승기와 일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는 연구가 나왔다.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 나무테연구소장인 토머스 스웨트넘 교수 등 연구진은 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북대서양 수온이 통상 20~60년 동안 지속되는 상승기에 들어서고 있으며 이에 따라 앞으로 장기간에 걸쳐 미 서부지역에 최근 일어났던 것과 같은 대형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지금까지의 연구들은 남태평양 바닷물이 따뜻해지면서 생기는 현상인 엘니뇨에 집중돼 왔다. 이런 연구에 따르면 엘니뇨가 강할 때는 미 북서부지역에 가뭄과 큰 산불이, 남서부 지역에는 비가 많이 오고 반대로 남태평양 수온이 낮아지는 라니냐가 강할 때는 북서부 지역에 비가 많이 오고 남서부 지역에 가뭄과 산불이 잦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스웨트넘 교수의 연구는 이보다 덜 알려진 기후 요인인 '태평양 10년 주기 파동'(PDO)과 '대서양 수십년주기 파동'(AMO)에 초점을 맞췄다.

PDO는 10년마다 일정한 사이클을 보이는 북대서양 해수온도 변화, AMO는 20~60년 주기로 나타나는 북대서양의 온도 변화를 가리키는데 엘니뇨나 라니냐의 영향은 PDO와 AMO의 사이클과 겹칠 때 증폭할 수도, 감소할 수도 있다.

 

스웨트넘 교수는 서부지역의 벌목지 241곳에서 1550년부터 일어난 약 3만4000건의 산불 흔적이 있는 나무 등걸 4700개를 수집, 지난 450년 동안 산불 역사를 분석한 결과 AMO가 최고조에 달했던 660~1710년 사이에 서부지역에서 대형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반면 산불이 가장 적었던 1787~1849년엔 북대서양 수온도 가장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02년과 2006년 수만 건에 달했던 미 서부지역의 대형산불도 이런 모델과 일치한다고 강조하고 대형 산불을 일으키는 또 하나의 요인은 숲에 땔감이 쌓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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