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대 수주를 기록했던 국내 조선업 '빅3' 최고경영자(CEO)들은 올해 국내외 경영환경이 나빠질 것으로 보고 한목소리로 비용 절감 등을 통한 가격경쟁력 확보를 주문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달러화의 약세 지속, 유가와 철강 등 원자재가 불안, 최근 몇 년간 지속된 대량 발주에 따른 신조선 발주 둔화와 선가하락 가능성 등으로 올해 조선업 경기는 지난해보다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세계 1위 조선사인 현대중공업의 최길선 사장은 신년사에서 "고객이 우리 회사를 선택하는데 기준이 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가격"이라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원가 구성요소의 기간별·산업별·회사별 비교 검토를 통해 조업도, 매출규모, 이익률, 작업수행 구분방법 등 모든 면을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를 위해 생산의 주체를 시장환경에 따라 직영, 사내외주, 외작, 해외거점 등으로 구분해 '가벼운 몸집'으로 시장변화에 대응하는 한편, IT 기술을 활용한 물류체계 합리화로 물류비용 절감, 현지 시장접근성과 저렴한 인건비 등을 고려한 해외 생산기지 활용, 부실 요소가 내재한 자산 정리 등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126억달러를 수주해 3년치 조업물량을 확보한 삼성중공업의 김징완 사장은 "작년 성과에도 불구하고 올해 대내외 경영환경은 낙관론보다 비관론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며 "1등 원가경쟁력을 확보해야 앞으로 닥칠 불황기에도 지속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중공업은 연료사용량을 최소화하는 선형개발, 운항효율제고, 도크 회전율 증가, 자재비 절감 등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해 현장에 적용하는 한편, 6시그마와 전사적 자원관리시스템(ERP)을 추진해 가격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지난해와 비슷한 수주 목표를 잡은 대우조선의 남상태 사장도 "냉엄하게 보아 올해의 영업이익 목표는 원가절감과 위기 관리가 동반되지 않으면 담보할 수 없다"고 전제한 뒤 "코스트 리더십(cost leadership) 회복을 위한 비용 절감과 검소하고 절제된 생활을 체질화해야 할 것"이라며 감량 경영방침을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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