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발전, 운정3지구 허가신청…한난과 경쟁구도 불가피
일산복합서 750mm 열배관 10km 건설…개체작업 포석도

[이투뉴스] 무난하게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사업권을 획득할 것으로 보였던 파주 운정3지구 집단에너지사업에 한국동서발전이 도전장을 던져 경쟁구도가 불가피해졌다. 특히 발전자회사가 직접 나서 기존 집단에너지사업자 인근 지역에 사업허가를 신청한 것은 최초 사례라는 점에서 결과가 주목된다.

동서발전은 신규사업의 일환으로 파주 운정3지구 집단에너지사업 허가를 산업통상자원부에 신청했다고 최근 밝혔다. 지역난방공사가 사업허가를 이미 신청했던 만큼 운정3지구 집단에너지사업권은 경쟁을 통해 사업자 선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동서발전 측은 일산복합에서 나오는 발전배열을 이용, 750mm 규모의 열배관 10km 가량을 건설해 운정3지구에 지역난방용 열을 공급하는 내용의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사업허가를 받을 경우 한난 열배관이 인근에 깔려 있다는 점을 활용, 파주열병합에서 나오는 열을 받아 운정3지구에 공급하고, 일산복합 열을 고양·일산지역에 공급하는 열스왑 형태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동서발전의 운정3지구 집단에너지사업 도전은 일산복합 가동률이 갈수록 낮아지는데 따른 자구책 마련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일산신도시 열공급을 위한 열병합발전소로 출발했으나, 한난이 독자적으로 파주열병합 등을 건설하면서 공급량이 매년 줄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동서 측은 한난이 파주열병합발전소 가동을 시작한 이후 열공급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지난해 공급량은 계약물량인 시간당 845Gcal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여유량이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한난이 발전사에서 받는 물량을 줄이고 자체 발전소 가동을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가동률 측면만이 아닌 중장기적으로는 지은 지 20년이 지나 효율이 떨어지는 일산열병합에 대한 개체작업 내지 리파워링 등을 목표로 사업허가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즉 전기사업법에 따른 허가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만큼 집단에너지사업을 병행, 이에 따른 변경허가(개체) 추진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사업허가 신청 전에 산업부 전력산업과 등 전력당국과도 미리 상의하는 등 나름대로 철저히 준비한 정황도 엿보인다. 청라에너지(청라 및 김포한강) 및 내포그린에너지(내포신도시), 춘천에너지(우두지구 등)처럼 신규 사업장 및 별도 법인형태가 아닌 기존 공급지역 인근에서 경쟁을 통해 직접 사업권을 따내겠다는 최초의 시도이기 때문이다.

동서발전 일산사업소 관계자는 “일산열병합은 열공급을 위해 세워졌는데 한난이 파주열병합을 우선 가동하다보니 갈수록 죽은 발전소가 되고 있다”면서 “고양 및 파주지역 집단에너지사업의 경쟁체제 전환과 안정적인 열공급을 위해 우리의 역할도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장 일산복합의 대·개체와 운정3지구 열공급을 연결시키는 것은 어렵지만, 추후에는 충분히 검토가 가능하다”면서 “동서가 직접 사업허가를 추진한 후 허가를 받으면 파주시 등이 참여하는 SPC(특수목적법인)를 설립한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동서발전이 과감하게 집단에너지사업 도전에 나섰지만, 과연 희망대로 사업허가를 받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당장 집단에너지사업허가를 담당하는 산업부 에너지수요관리과가 곤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공기업끼리의 경쟁구도가 불편한 것은 물론 사업계획도 미비하다는 이유에서다. 상황에 따라 보완지시 또는 반려 가능성도 열려 있는 셈이다.

설혹 경쟁체제로 사업자선정 단계까지 가더라도 한난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 역시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한난이 이미 파주신도시 및 운정·교하지구 등 운정3지구 인근에 열공급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열연계와 사업경험, 경제성 등 모든 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 발전자회사가 직접 집단에너지사업권 도전에 나선 데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사실상 열병합이면서도 LNG복합으로 취급받는 1기 신도시 발전소의 구조적인 문제가 깔려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집단에너지사업자는 개체허가가 상대적으로 쉬운 반면 전기사업자는 전력수급기본계획 채택 등 넘어야 할 벽이 많아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프라가 모두 갖춰져 있고, 열공급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분당복합과 일산복합, 부천열병합 등 1기 신도시 안에 있는 발전소 경우 효율적인 개체작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의 전향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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