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의 실제 상황을 직시하다

책소개
지금의 환경운동가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든 '환경반역서'인 이 책은 한 손에 쥐기 조차 힘든 방대한 분량만큼이나 환경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근본적으로 뒤흔든다. 우리는 거의 매일 인구증가와 식량부족, 극심한 환경오염 등의 숨이 턱턱 막히는 비관적인 소식을 듣고 있다. 그러나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도대체 얼마나 위험하단 말인가'에 대한 명쾌한 대답을 들어본 적이 있는지. 무수한 반론과 논쟁을 불러 일으키며 정확한 '지구정밀검사'에 착수한 이 회의적 환경주의자는 말한다. '하나뿐인 지구 이제 제대로 알고 살자'라고.
 

저자 비외른 롬보르(Bj rn Lomborg) 
덴마크 오르후스 대학교(University of Aarhus) 정치학과의 통계학 담당 부교수. 덴마크 국립환경연구소 소장.

롬보르는 1998년 덴마크의 유력지 <폴리티켄(Politiken)>에 환경에 대한 4편의 글을 발표했다. 이 글은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켜 이후 덴마크를 비롯해 전세계 신문·잡지 등에 이와 관련된 기사·논평·비평 등 400여 편이 실렸다. 이를 계기로 롬보르는 2001년 《회의적 환경주의자》를 출간했다. 그리고 이 책의 주장들과 관련된 논쟁을 독자들에게 더 생생히 전달하고자 홈페이지 www.lomborg.org를 운영하고 있다. 이 책은 스웨덴, 아이슬란드, 포르투갈에서 이미 번역되었고, 현재 에스파냐, 이탈리아, 프랑스, 일본 등에서 출간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환경과 생태에 관해 <뉴욕 타임스(New York Times)>, <글로브 앤드 메일(The Globe and Mail)>, <데일리 텔레그래프(Daily Telegraph)>,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 등에 칼럼을 쓰고 있으며, 라디오와 텔레비전의 수많은 토론회에 참가하고 있다.

2001년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이 뽑은 '차세대 지도자'이며, 2002년 6월에는 <비지니스 위크(Business Week)>가 '유럽의 스타 50인'에 선정하기도 했다.

 
역자 홍욱희, 김승욱 
<홍욱희>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물공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미국 미시간 대학교 환경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환경공학부 연구원과 미국 미시간 대학교 연구조교를 지냈으며, 한국전력공사 전력연구원 환경담당 책임연구원으로 오랫동안 일했다. 현재 세민환경연구소 소장으로 있다. 지은 책으로 《생물학의 미래》 등이 있으며, 《백년 후, 인간의 선택》 등이 있다.

 

<김승욱>
성균관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아일보에서 문화부 기자로 활약한 후 뉴욕 시립대학 대학원에서 여성학을 전공했다. 현재는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주요 번역서로는 《듄》 《미래의 지배》 《비전 2003》 《황금의 지배》 《하늘을 훔친 사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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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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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언어와 도량형
감사의 글

1부:너무나 뻔한 이야기들
1. 상황은 개선되고 있다
뻔한 이야기의 반복|상황은 개선되고 있다 - 그러나 아직 좋다고 할 수는 없다|사실의 과장과 바람직한 관리|기본 요소:진행의 추세|기본 요소:범지구적 추세|기본 요소:장기적 추세|기본 요소:왜 중요한가|기본 요소:인간의 판단|현실 대 허구|현실:월드워치연구소|현실:세계자연보호기금|현실:그린피스|현실:그릇된 통계와 경제학|현실:물 문제|현실:피멘텔 교수와 인류의 건강 문제 I|현실:피멘텔 교수와 인류의 건강 문제 II|현실 대 현란한 수사법, 형편없는 예측|현실|현실과 도덕성
2. 왜 좋지 않은 뉴스뿐일까
과학적 연구|조직과 단체|언론 매체|균형을 잃은 현실:산발적이지만 예측 가능한 보도|균형을 잃은 현실:나쁜 소식|균형을 잃은 현실:갈등과 죄책감|결과

2부:인류 복지
3. 인류 복지 상태의 측정
지구 인구는 과연 얼마나 되나|변화하는 인구 통계|인구 과잉
4. 기대 수명과 건강
기대 수명|개발도상국의 기대 수명|영아 사망률|질병|결론
5. 식량과 기아 문제
멜서스와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기아 문제|그 어느 때보다 식량이 풍족하다|그 어느 때보다 가격이 낮아졌다|녹색혁명|지역적 분배:아프리카|지역적 분배:중국|결론
6. 번영
빈곤과 분배|불평등이 계속 커진다고?|여전히 가난하다고?|더 많은 소비재|교육의 확산|더 많은 여가 시간|더 안전하고 안정적이다|재난과 사고는 줄고 있다
7. 2부의 결론:유례가 없는 인류의 번영

3부:인류 번영은 지속될 수 있을까
8. 우리는 빌려온 시간을 살고 있는가
자원-복지의 근원
9. 미래에 식량은 충분한가
적어도 한 사람에게 돌아가는 곡물량은 감소하고 있다|하락하는 생산성|수확량의 한계?|일반 농부들의 현황|높은 성장률이 여전히 필요한가|식량 이월분이 떨어지고 있다|중국의 장래|과연 토양 침식은 우려할 만한 수준인가|어업 수확량|결론
10. 삼림은 사라지고 있는가
삼림과 역사|삼림 남벌:일반적인 시각|삼림 남벌:얼마나 되고 있나|삼림은 얼마나 있는가|결론
11. 에너지
우리 문명은 에너지에 기반을 두고 있다|계속 지탱할 수 있을 만큼 에너지가 충분한가|석유 위기|석유가 얼마나 남아 있는가|낙관론자들과 비관론자들의 논쟁|과거 어느 때보다 석유가 풍부하다|다른 화석 에너지원|원자력 에너지|재생 가능 에너지|태양 에너지|풍력|저장과 이동성 소비|결론
12. 비에너지 자원
비관론자들이 자원 고갈에 내기를 걸다|떨어지는 물가|시멘트|알루미늄|철|구리|금과 은|질소, 인, 칼륨|아연|다른 자원|우리는 왜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자원을 갖게 되었는가|결론
13. 수자원
얼마나 많은 물이 존재하는가|세 가지 중심 문제|물이 충분하지 않다고?|미래에는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인가|물 분쟁이 격화될 것인가|결론
14. 3부의 결론:지속적인 번영

4부:오염이 인류 번영을 가로막고 있는가
15. 대기 오염
과거의 대기 오염|무엇이 위험한가|분진|납|아황산가스|오존|질소산화물|일산화탄소|개도국의 성장과 환경|결론
16. 산성비와 삼림의 죽음
17. 실내 공기 오염
개발도상국의 실내 공기 오염|선진국의 실내 공기 오염
18. 알레르기와 천식
19. 수질 오염
바다의 유류 오염|걸프 지역의 석유|엑손 발데즈 호 사고:지금도 재앙인가|연안 해역의 질식|화학 비료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하천 오염
20. 쓰레기:더 이상 묻을 공간이 없다고?
21. 4부의 결론:오염 부담이 감소했다

5부:내일의 문제들
22. 화학 약품의 공포
암 사망률|암 발병률|농약에 대한 공포|농약과 암|동물 실험에서의 암|천연 농약과 인공 농약|합성 에스트로겐|합성 에스트로겐과 정자의 질 저하|합성 에스트로겐의‘칵테일’효과|합성 에스트로겐과 유방암|합성 에스트로겐을 걱정해야 하는가|결론:과연 농약을 사용해야 하는가
23. 생물 다양성
얼마나 많은 종이 존재하는가|과연 생물 다양성이 중요한가|얼마나 많은 종이 멸종되고 있는가|매년 4만 종이 멸종한다는 주장|모델의 뒷받침|우리가 잃어버리는 것|모델과 현실|생물학자들의 반응|자료를 확인하자|생물학자들의 응답|결론:생물 멸종을 과장해서 얻는 소득
24. 지구 온난화
기본적 온실 효과|장기적 기후 변화의 예측|1856~2100년 사이의 기후|이산화탄소는 기온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가|에어로솔에 대한 고려|수증기의 증폭 효과|구름의 냉각 효과|다른 원인이 존재하는가|시나리오는 현실적인가|40개 새로운 시나리오들은 현실적인가|농업에 미치는 영향|해수면 상승은 얼마나 심각한가|인류 건강에 미치는 영향|극단적인 날씨 변화의 결과|현재와 미래의 기상 예측|지구 온난화의 비용|이산화탄소를 감소시키는 비용|그러면 과연 어떻게 해야 하나|요약|숨겨진 의도가 과연 옳은가|결론:깜짝 놀라게 해서 경고를 주자

6부:세계의 실제 상황
25. 곤경인가 진보인가
뻔한 이야기를 표현한 화려한 비유들|세계의 실제 상황|그런데 우리의 걱정은 늘어만 간다|우선순위와 위험 부담|위험성을 어떻게 가늠할 것인가|뻔한 이야기의 반대 급부|원칙을 들먹일 때는 조심해야 한다|지속적인 진보가 필요하다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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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출판사 리뷰 

1. 레이첼 카슨, 레스터 브라운, 폴 에를리히, 데이비드 피멘텔 등 환경주의자들에게 던지는 한 회의적 환경주의자의 근거 있는 도전장!
《회의적 환경주의자》는 지구의 환경이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는 많은 사람들의 믿음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던진다. 그 자신이 전에 그린피스 회원이기도 했던 저자는 많은 환경단체들이 과학적 증거들을 임의적으로 선택하고 오용하는 것에 비판적이다.
비외른 롬보르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연구 기관들로부터 구할 수 있는 최고의 통계 자료들을 활용해서 전세계 주요 언론매체들이 머리기사로 크게 다루곤 하는 중요한 환경 문제들을 체계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이 책에서 그는 전문용어 대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쉬운 말로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있으며 독자들이 스스로 자료의 출처를 찾아볼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하여 2,930여 개의 주를 달았다. 미래를 비관하기보다는 낙관할 이유들이 더 많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는 저자는 모호한 상상 속의 문제가 아닌 실제 현실의 문제들과 씨름하기 위해서 냉철한 정신으로 자원 활용에 대해 새롭게 우선순위를 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회의적 환경주의자》는 그 어느 편에도 치우치지 않는 중립적인 위치에서 현실을 파악할 수 있는 길을 독자들에게 제시함으로써 환경 운동 단체와 언론 매체들이 선호하는 불길한 주장들을 교정하는 데 유용한 안내자가 될 것이다. 이 책은 여러 환경 문제들에 대한 논쟁에 진지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모든 이들의 필독서이다.

 

2. 집필 동기 : 누가 우리 환경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고 말하는가
이 책을 써야겠다는 아이디어는 1997년 2월, 로스앤젤레스의 한 서점에서 떠올랐다. 나는 서점에 서서 <와이어드(Wired)> 지를 뒤적이다가 미국인 경제학자 줄리언 사이먼 교수(메릴랜드 대학교)의 인터뷰 기사를 읽게 되었다. 그는 환경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전통적인 지식 중 많은 부분이 선입관과 한심한 통계 자료에 기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환경 파괴 때문에 세상이 멸망할 것이라는 식의 주장이 옳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은 공식적인 통계만을 사용했으며 누구든지 이 통계를 쉽게 구해서 자신의 주장을 확인해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래 전부터 좌익 성향의 그린피스 회원으로 활동했고 또 환경 문제에도 커다란 관심을 가지고 있던 나는 약이 올랐다. 그리고 나는 통계학을 가르치는 사람이었다. 따라서 사이먼의 자료를 쉽게 확인할 수 있을 터였다. 게다가 나는 학생들에게 통계학이란 바로 우리의 오랜 사회적 신념들이 면밀한 조사를 견뎌낼 수 있는지 아니면 근거 없는 통념에 불과한 것인지를 확인하는 데 가장 유용한 과학적 수단의 하나라고 늘 말하지 않았던가. 그런데도 사실 나는 환경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는 신념에 진정으로 의문을 가져본 적이 그 동안 한번도 없었다. 그런데 여기 사이먼이라는 경제학자가 통계학이라는 현미경으로 내 신념을 조사해보라고 말하고 있었다.
1997년 가을, 나는 가장 우수한 학생 10명으로 연구 그룹을 만들어 사이먼의 주장을 철저히 조사하기로 했다. 솔직히 우리는 사이먼의 주장이 미국 우익 집단을 대변하는 단순한 선전에 불과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그리고 그가 지적한 내용이 모두 다 사실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그의 주장 중 놀라울 정도로 많은 부분이 우리의 주도면밀한 조사를 견뎌냈으며 우리 자신이 잘 알고 있다고 믿었던 사실들과 적지 않게 대치되었다. 선진국의 대기 오염은 심화되는 것이 아니라 개선되고 있다, 개발도상국에서는 굶주리는 사람의 수가 더 많아지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등등이.
현실이 이러할진대 나는 왜 이제까지 지구 환경이 그렇게 열악한 상태에 있으며 또 계속 악화되고 있다고 믿고 있었는지 자문해보았다. 그리고 만약 환경에 대한 내 신념이 틀렸다면 분명 그런 사람이 나 혼자만은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그래서 나는 덴마크의 최고 신문 중 하나이자 영국의 <가디언(Gurdian)> 지와 비슷하게 중도 좌파의 논조를 띠는 <폴리티켄(Politiken)>에 연락해서 환경 문제에 대해 몇 편의 기사를 쓰겠다고 제안했다. 나는 4편의 기사를 썼는데, 그 글들은 덴마크에서 엄청난 논란을 불러일으켰으며 이어서 모든 신문으로 번져나갔고 같은 주제를 다룬 기사, 논평, 비평 등이 400편을 훨씬 넘어섰다. 그 뒤 나는 그런 논쟁을 이어받음과 동시에 환경과 관련해서 훨씬 더 넓은 범위에 걸쳐서 우리가 주로 걱정하는 점들을 새롭게 검토하고자 책을 쓰기로 작정했다.
이 책의 요점은 환경 단체나 기업 로비스트 그룹 또는 언론 매체만이 진실과 문제 해결의 우선순위를 제시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것보다는 우리 스스로가 이 세상이 처해 있는 실제 상황을 바르게 인식해서 제반 환경 논쟁에 신중하게 민주적인 검증을 수행할 수 있는 주체가 되어야만 하겠다. 즉, 우리가 사는 세상의 필수적인 영역에서 가장 중요한 사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알아야 하는 것이다. 이 책이 그런 이해를 북돋우는 데 기여했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3. 롬보르는 어떤 근거로 지구 환경이 점점 개선되고 있다고 말하는가
오늘날과 같이 상호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세계에서는 장기적인 추세에 거역하는 단기적인 통계적 역전 현상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만약 의도적으로 교묘하게 선택한 2년 혹은 3년 동안의 확인되지 않은 추세에 근거한 환경 관련 주장들을 허용한다면, 비록 좋은 의도라 해도 갖가지 주장이 쏟아져 나오게 된다. 따라서 실질적인 변화 추세를 평가하고자 한다면 장기간에 걸쳐서 면밀한 조사를 수행해야만 한다. 흔히 사용하는 2년 내지 5년 정도의 단기간 자료가 아니라 통계 수치가 존재하는 한 가장 먼 과거까지 거슬러 올라가서 검토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새로운 추세가 생겨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해서 가장 최근의 통계 수치까지 포함해 분석하도록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렇게 장기적인 추세를 강조함으로써 통계 자료 속에 숨어 있는 갖가지 오류들을 밝혀내고 지나치게 과장된 경향성을 교정할 수 있다.
이런 주장이 불을 보듯 뻔한 얘기로 들릴지 모르지만, 불행하게도 지금까지 환경 문제에 대한 대중적인 논의에서 진실을 경시하는 풍조가 적지 않았다. 그 동안 환경비관론적인 뻔한 논리들이 너무나 깊숙이 오랫동안 퍼져 있던 탓에 아무런 참고 자료도 없는 거짓 주장이 노골적으로 되풀이되었으며, 아직도 사람들은 그런 주장을 믿고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 놓인 것이 환경 분야의 일차적인 연구 결과 때문이 아니라는 점에 주의하라. 연구 결과들은 대체로 충분히 전문적이며 균형이 잘 잡혀 있는 것이 보통이다. 문제는 환경 관련 지식을 전달하는 방식에 있다. 종말의 날이 멀지 않았다는 믿음을 이용하는 방식 말이다. 주로 월드워치연구소, 그린피스, 세계자연보호기금 등과 같은 많은 환경 단체와 각 분야의 수많은 시사평론가들이 그런 선동적 주장을 유포하며 언론은 이것을 기다렸다는 듯이 확산시킨다.

 
4. 통계의 신뢰성 : 통계학적인 실증 자료 제시
환경 문제를 논의할 때 오로지 사실만을 얘기하며 냉정한 태도를 유지하기란 매우 어렵다. 누구나 다 환경 문제에 대해서는 자기 나름대로 확실한 인식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심지어 환경주의자라 해도 환경에 대해서는 물론, 보건, 교육, 사회 기반 시설, 국방 등 여러 분야에서 우리가 어디에 먼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그 우선순위를 매길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지난 몇십 년 동안 우리는 지구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는 뻔한 이야기들이 이 세계 상황을 가장 적절히 묘사하고 있다는 인식을 발전시켜왔다. 우리는 지구 환경이 좋지 않은 상태에 놓여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의 주장을 증명하기 위한 증거를 거의 내놓지 않고도 잘못된 주장을 할 수 있었던 것도 결국 그 때문이다. 그리고 바로 똑같은 이유로 우리는 지구 환경이 사실상 그렇게 한심한 상태는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지극히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향이 있었다. 이는 자연스럽고 건강한 반응이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롬보르가 이 책에서 자신의 주장을 설명하기 위해 그렇게 많은 증거들을 제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 책은 주(2930개)가 많다. 그러나 반드시 주를 읽지 않고서도 책을 쉽게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의 어떤 사항을 믿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면 언제라도 저자가 제시한 정보를 확인해볼 수 있다.
또 이 책에서 1,800종 이상의 참고 문헌을 인용했다. 그렇지만 저자는 되도록 많은 자료를 인터넷에서 구하려 노력했다. 인터넷에 접속해서 관련 문서를 내려받기만 해도 저자가 자료를 구한 곳을 확인할 수 있고, 또한 저자가 그 자료를 어떻게 해석했는지 살펴보기에 충분할 것이다. 물론 관련 문헌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서적과 논문들을 인터넷에서 모두 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2001년 5월 이 책의 집필을 끝마치는 순간까지도 갱신된 자료를 통해 책의 내용을 바로잡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자료 출전의 신뢰성에 의심의 여지가 없어야 한다. 이 때문에 저자는 사용한 통계 자료의 대부분을 환경 관련 토론에 참여하는 사람들 대다수가 널리 인정하는 공식 기관에서 가져왔다. 여기에는 최고의 국제 기구인 유엔과 유엔의 모든 부속 기구, 즉 식량농업기구(FAO, 식량 관련 자료), 세계보건기구(WHO, 보건 관련 자료), 유엔개발계획(UNDP, 개발 관련 자료), 유엔환경계획(UNEP, 환경 관련 자료) 등이 포함된다. 또한 세계은행이나 국제통화기금과 같은 국제 기구에서 발표한 경제 지표 관련 통계 수치를 사용했다.
현재 사용할 수 있는 통계 자료들을 많이 모아둔 기구로는 2곳이 있다. 세계자원연구소(WRI, World Resources Institute)는 유엔환경계획, 유엔개발계획, 세계은행 등과 함께 중요한 전세계 통계 자료들에 대한 개요를 2년마다 발표하고 있다. 월드워치연구소 역시 매년 많은 통계 자료들을 작성하고 있다. 미국의 정부 기관들도 환경, 에너지, 농업, 자원, 인구 등 많은 분야에서 전세계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이런 기관들로는 환경보호청(EPA, 환경), 농무부(USDA, 농업), 지질조사국(USGS, 지질 조사), 인구통계국(Census Bureau) 등이 있다. 마지막으로 OECD와 유럽연합도 세계적인 통계와 지역적인 통계를 자주 수집하고 있는데, 그 자료들 역시 이 책에서 사용했다. 각 국가의 통계에 대해서는 각 나라의 관련 부서와 기타 기관에서 나온 자료들을 사용하려 노력했다.

 

5. 21세기 환경 분야 새로운 고전:전세계적으로 반향을 일으킨 책
이 책이 그 동안 출판된 동류의 여러 저서들과는 달리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은 데는 본문만 730여 쪽(200자 원고지 4,000매)에 달하는 방대한 저작일 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서로서는 보기 드물게 2,930개의 주와 1,800여 개의 참고 문헌이 첨부된, 그야말로 치밀하게 준비된 환경 저서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책의 진가는 무엇보다도 젊은 통계학자의 야심적인 저술이라는 점이 두드러지는 만큼 인구·자원·대기 오염·수질 오염·쓰레기·유해 화학물질·환경 호르몬·산성비·생물 다양성·지구 온난화·유전자 변형 농산물 등 거의 모든 환경 현안에 대해 충실한 통계 자료에 근거해서 그 전체적인 실상을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2002년 8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세계정상회의(WSSD)'에서는 이런 롬보르의 주장이 가시적인 결과로 나타났다. 1992년 리우 환경정상회의에서의 주요 의제가 지구 온난화와 오존층 훼손 등 범지구적 환경 문제에 집중되었던 반면, 2002년의 요하네스버그 회의에서는 바로 세계 정상들이 깨끗한 식수와 위생적인 하수 시설 없이 살아가는 수십억 개발도상국 주민을 돕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에 합의했던 것이다. 이 회의의 진행 과정을 지켜본 서구의 주요 언론은 롬보르를 가리켜 "요하네스버그 회의 결과에 만족한 웃음을 지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사람"이라고 대서특필했다.
2001년 12월 영국의 <네이처>와 쌍벽을 이루는 미국의 과학 전문 주간지 <사이언스>가 본서를 신랄하게 비판했는가 하면, 급기야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2002년 1월호는 무려 11쪽에 걸쳐서 본서의 과학적 논리성을 맹렬히 공박했다. 잡지 발간 15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권위 있는 과학 전문 잡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이 한 개인이나 그의 저서에 대해 이 같은 장문의 비평문을 게재한 적이 이제까지 한번도 없었다는 데에서도 본서에 대한 주류 과학계의 비판이 얼마나 통렬했는지를 가히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2003년 덴마크에서 또 한번 언론의 주목을 받는 사건이 일어났다. 덴마크 정부 산하의 '과학적 부정직성 검토 위원회(The Danish Committees on Scientific Dishonesty, DCSD)'가 본서의 과학적 부적합성을 고발하는 세 건의 고발장을 접수하고, 심사숙고 끝에 2003년 1월 7일 다음과 같은 평결을 내렸던 것이다.

객관적으로 판단해서 본서는 과학적 부정직의 범주에 포함된다. 그러나 그 저술의 의도나 저자의 주관적인 입장을 존중할 때 본서는 과학적 부정직성을 남용할 의도를 지니고 있지 않다고 보인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본서는 바람직한 과학 저술의 기준에 명백히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된다.

이런 평결에 대해 롬버르와 그를 지지하는 진영에서 즉각 반박하고 나선 것은 당연한 일이었으며, 이 논쟁은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본서에 대한 논쟁이 얼마나 첨예한지는 인터넷 영문 Yahoo 포털에서'Skeptical Environmentalist'를 키워드로 검색할 때 무려 2만 개가 넘는 사이트를 찾아볼 수 있다는 데서도 여실히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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