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연계 활성화 위해 정부-업계 손잡고 추진전략 공동모색
수익성 개선으로 성과확인…단방향 아닌 양방향 변화필요

▲ 수도권 16개 지역난방사업자가 열연계 자율협약을 체결한 후 정양호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앞줄 가운데)과 김성회 지역난방공사 사장(앞줄 왼쪽에서 4번째), 김인택 에너지공단 수요관리이사(앞줄 왼쪽에서 6번째)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투뉴스] 기존의 종축(남-북)연계 뿐 아니라 판교·안양에서 인천방향 등 횡축(동-서)을 연결하는 열배관 네트워크가 검토되는 등 집단에너지 열연계가 본격 추진된다. 정부 역시 미이용 열에너지 활용과 함께 집단에너지 공급안정성에 도움이 되는 열연계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어서 관심이 모아진다. <관련기사 : 열연계 공동프로젝트 발굴 및 추진>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공단은 25일 서울 강남구 리츠칼튼호텔에서 16개 지역냉난방사업자가 참여한 가운데 ‘수도권 지역 열연계 확대를 위한 자율 협약’을 체결했다. 이 자리엔 정양호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을 비롯해 김인택 에너지공단 수요관리이사가 참석했다. 업계에서는 김성회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집단에너지협회장)을 비롯한 수도권 소재 16개사 대표가 협약서에 서명했다.

여기에 구역전기(CES)사업자인 삼천리와 티피피, 짐코도 공동협약에 참여하는 등 수도권 내 대부분의 집단에너지사업자가 연연계 활성화에 동참의지를 밝혔다. 다만 대륜발전과 별내에너지는 아직 본격적인 사업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협약에서 빠졌다.

이번 협약은 향후 사업자간 열연계 확대를 통해 열에너지 이용효율을 극대화하고, 소비자에게 보다 안정적으로 열을 공급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공급구역 확보를 위한 사업자간 경쟁구도에서 벗어나 열연계 및 상생협력을 통해 집단에너지사업의 활로를 모색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진단이다.

협약을 통해 에너지공단과 집단에너지업계는 수도권 열거래 활성화 전략을 협의하고, 열연계에 필요한 기술·정보 교류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또 설비이용 효율화 및 안정성 제고를 위한 공동 열거래 프로젝트의 발굴 및 추진과 함께 열연계 확산을 위한 제도적, 기술적 지원방안도 마련키로 합의했다.

에너지공단은 정부 집단에너지부문 정책과제 중 하나인 열연계 및 열거래 확대에 사업자가 적극 동참함으로써 수도권을 중심으로 하는 잉여열 연계 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양한 국가 차원의 편익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을 겪어온 집단에너지사업의 수익성 제고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산업부도 열연계 활성화 추진의지에 힘을 보탰다. 정양호 에너지자원실장은 “집단에너지 열연계는 이용효율 제고와 온실가스 감축은 물론 소비자 보호, 공급안정성 확보, 대기업-중소기업 상생협력 등 여러 가지 효과가 있는 시의적절한 사업”이라며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어 그는 “지금 추진하는 그린히트 등이 자리 잡게 되면 열부문도 시장에서 거래되도록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오늘 얘기를 들어보고 정부에서 할 일이 있으면 적극 찾아서 하겠다”고 덧붙였다.

◆ 열연계 필요성에 모두 공감, 추가 연계방안 제시도
공동협약 체결에 앞서 진행된 열연계 추진사례 및 성과, 향후 추진계획 소개에서 발표자로 나선 한난과 GS파워, 미래엔인천은 모두 의욕적인 열연계 추진계획을 밝혔다. 그린히트 프로젝트에서는 미묘한 시각차이도 일부 엿보이지만 집단에너지사업의 생산원가 절감과 균형발전, 안정공급을 위해선 열연계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에 모두가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제시한 열연계 추진계획(안)
먼저 정용우 한난 사업개발팀장은 지역난방공사의 경우 이미 파주부터 화성까지 자체적으로 열배관을 모두 연결한 것은 물론 판교에 통합운영센터 구축을 통해 생산원가 절감과 설비고장 시에도 안정적인 열공급을 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미 휴세스와 열연계로 연간 20억원의 원가를 절감하고 있고, 위례에너지와도 연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추진방안에 대해서는 “아래로는 수원·화성에서 오산(DS파워)을 거쳐 평택(평택ES)까지 연결하는 방안과 함께 한난에서 GS파워(안양)를 거쳐 서울(SH공사)과 인천(청라에너지 등)까지 연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한난-SH공사 노원지구-대륜발전 및 별내에너지-하남ES·위례ES 등이 연결될 경우 수도권 대다수 사업자가 열을 공유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현재 열네트워크 구축에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GS파워의 김광균 대외정책실장은 당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GS파워가 공급지역 인근의 잉여열(소각열 및 공장폐열)을 수집하면서 흑자기조로 전환했다며 열연계 필요성을 강조했다. 더불어 현재 중부발전에서 수열해 연간 100만Gcal의 열을 SH공사와 삼천리, 청라에너지에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이어 지금까지는 한쪽 사업자가 수열만 받는 일방향 거래가 대다수였다면 앞으로는 상호 열을 주고받는 양방향 거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한난 판교 내지 수원망과 우리 회사가 연결된다면 종축(남북)으로만 돼 있는 연결을 횡축(동서)으로까지 확대해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미래엔인천 기존 열연계망 및 향후 추진계획
오상철 미래엔 인천에너지 사업개발팀장은 그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미래엔인천이 열연계를 통한 공급비율이 98%에 육박하는 등 국내에서 가장 활발한 열연계를 통해 흑자회사로 전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열연계를 통해 연간 61.6% 에너지절감, 에너비비용 27.9% 절감, 환경 및 온실가스 75.7% 개선, 질소산화물(NOX) 61.5% 감축 등의 성과를 얻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오 팀장은 “현재 인천종합에너지, 안산도시개발 등과 열연계를 하고 있으며 앞으로 서창지구와 GS파워를 연결하는 방안과 함께 그린히트 2-1단계(인천-반월) 조기시행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현재 CHP(열병합발전)를 보유하고 있지만 용량이 100MW 이하라서 발전용과 연료비 차이가 크다”면서 “100MW 이하에도 발전용 LNG를 공급, 자체발전이 가능하다면 열연계가 더욱 활성화 될 것”이라며 개선을 촉구했다.

◆ 서북부-동북부-서남부 3개 권역 연계배관망 제안
이날 행사에서는 에너지공단이 맡긴 ‘수도권 열연계 활성화 방안 연구’를 수행한 김용하 인천대 교수가 나와 연구용역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열연계는 국가차원으로 에너지 절감 및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온실가스 저감과 발전소 건설회피, 향후 열부문 시장구조개편을 위한 기반조성 등 긍정적인 요인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 소비자와 사업자 입장에서도 이중투자 방지 및 열요금 하락, 공급안정성 제고, 사업안정성 확보, 최적설비 구성 및 적정운전 가능도 장점으로 꼽았다.

열연계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재정적 지원과 정책이 중요하다는 점도 거론했다. 김 교수는 “열요금 반영은 어느 정도 이뤄졌지만 원아웃제도(비상시 열공급 안정성 기준) 완화와 정책자금 지원을 비롯해 열연계에 따른 사회적 편익 반영, 사업자 선정 시 가점 강화 등의 제도개선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독일의 CHP법 제정을 통한 집단에너지 지원 등 해외정책과 사례를 소개하면서 우리나라 역시 이런 지원정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김 교수는 “유럽에서는 열병합발전의 사회적 편익에 대해 인식을 공유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부족하다”며 “열에 대한 부문을 법적으로 확실하게 규정지어야 하며, 요금제도 역시 공익적 목적과 열연계 경제성을 향상시키는 방안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수도권 계층화 열연계(안)
전기와 열, 가스까지 복잡하게 얽혀있는 열병합발전의 해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먼저 전력시장에서 열병합이 합리적으로 보상받을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필요하며, 가스시장 역시 형평성(교차보조 금지) 있는 요금구성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열시장의 경우 확실한 법적 근거를 마련, 사업활성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수도권 열연계 구축방안에 대해서는 3개의 권역으로 나눠서 진행하는 '계층화 연계(안)'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수도권을 서북부와 동북부, 서남부권역 등 3개로 나눠 지역별 거점 및 참여발전소를 기준으로 연계가 가능하다”며 “또 3개의 권역 사이에 허브망을 연계하면 수도권 전체의 통합망을 이루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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