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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특집] 배터리 혁명 지속될까 시선집중
최근 5년 사이 가격 절반으로…리튬 계열 선두 여부도 관심사
[454호] 2017년 05월 15일 (월) 08:00:50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이투뉴스] 스마트그리드와 재생에너지가 확산되면서 전통적 전력산업 구조도 서서히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지금까지 산업 전문가들은 대규모 배터리를 이용한 에너지저장이 전력망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높여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원의 진입을 용이하게 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대규모 에너지저장 기술 없이는 완벽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쉽지않은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바람과 태양빛은 우리가 원하는대로 '껐다 켰다' 할 수 없어 태양광과 풍력발전은 태생적인 한계를 갖고 있다. 풍량과 일조량이 풍부할 때는 에너지를 많이 수확할 수 있으나 잉여 전력량이 버려지고 있다는 것도 약점으로 지적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가장 일반적인 에너지저장 수단인 대용량 배터리 개발이 중요하다는 게 대체적인 지적이다. 그동안 발전소 단위 배터리 가격은 엄두를 못낼 만큼 비싸 시장 채택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배터리는 현재 일반화된 상품으로 다뤄지고 있다. 최근 저비용 배터리 재료가 나오면서 발전소 규모 배터리가 시장에 속속 출시되고 있다. 

배터리 가격 하락은 성장 잠재성을 더 키우는 요소다. 무디(Moody) 투자자 서비스에 따르면, 대규모 배터리 가격은 지난 5년에 걸쳐 절반 이상 하락했다. 최소 3개사 독립기업이 대규모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미국 정부 산하 에너지 연구소인 ARPA-E의 엘렌 윌리엄스 연구소장은 "전력 저장 문제를 해결하려면 배터리 가격이 약 10배 가량 하락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우리는 배터리 저장의 혁신적인 방안에 투자해 왔으며, 초기에 설정했던 가격으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가 네바다 주에 마련한 기가팩토리는 리튬 이온 배터리를 대량 생산할 예정이다. 대량 생산으로 배터리 가격은 약 30% 가량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용 하락과 성능 향상은 에너지 배터리 시장의 붐을 예고하고 있다. 

국제 재생에너지 기구(IRENA)는 배터리 저장이 현재 1GW에서 2030년까지 250GW로 늘어날 것이며, 시장 가치는 2015년 22억달러에서 2020년 14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점쳤다. 미국의 경우 발전소 단위 배터리 설치 용량은 작년에 221MW 추가돼 전년보다 두 배 더 성장했다.

미국의 대용량 배터리 확대는 캘리포니아 주의 영향이 가장 컸다. 2015년 메탄 유출로 인해 알리소 캐년 천연가스 저장 시설이 폐쇄된 이후 캘리포니아 주가 배터리 시설을 빠르게 도입하면서다. 

캘리포니아 지역 발전소들은 천연가스 없이 전력을 공급할 수 없었기 때문에 최대 전력 수요를 맞추기 위해 배터리를 서둘러 설치할 수 밖에 없었다. 지난해 추가된 221MW 중 60MW를 차지한다.

캘리포니아 전력망 규모 배터리의 배치는 신속했다. 건설부터 가동까지 9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진정한 에너지저장 혁명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듀크 에너지(Duke Energy)의 스튜어트 라발 디렉터는 "에너지저장의 분수령은 배터리로부터의 다양한 밸류를 이용할 수 있을 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발전사 규모 배터리 선도  

캘리포니아 주는 미국에서 손꼽히는 재생에너지 선두주자다. 엄청난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가 캘리포니아 남부에 펼쳐져 있으며, 거대한 풍력 터빈들은 주요 도시 외각의 경관을 장식하고 있다. 

캘리포니아는 2050년까지 모든 전력의 50%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한다는 야심한 목표를 갖고 있다. 목표 달성을 위해 주 정부는 대형 배터리 시설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는 2013년부터 대규모 에너지 저장시설을 확충하기 위한 노력을 펼치기 시작했다. 초기 건설 목표는 2020년까지 1325MW였다. 한국의 표준 석탄화력 2기를 합친 용량과 맞먹는 크기다. 

현재 캘리포니아 주는 미국 전체 비거주형 저장 배터리의 86%, 발전소 규모 배터리의 36%, 거주형 배터리의 31%를 점유하고 있다. 이처럼 에너지 저장시설 배치에서 두각을 보이자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정책들은 다른 주의 정책입안자들과 발전사들에 선행 사례가 되고 있다. 

델로이트의 말린 모티카 세계 재생에너지 담당자는 "모두가 캘리포니아에 기대를 걸고 있다. 어떤게 가능하고 가능하지 않은지, 문제점을 어떻게 수정할 것인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정부들은 배터리를 재생에너지 기술로 바라보고 있다. 시스템에서 최대치를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 알아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캘리포니아 공공 전력 위원회(CPUC)는 2020년까지 1325MW의 배터리 조달 의무법안을 채택해 3개 발전사들에게 적용하고 있다. 이 혁신적인 의무법안은 투자자들에게 장기적으로 투자 안정성을 제공하고 있다. 

CPUC의 케빈 바커 고문은 "우리는 이 법안을 전기료 납부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가하지 않으면서 배터리 시장을 촉진시키기 충분하게 끔 큰 목표를 설정했다. 주 정부들과 지역들은 에너지 저장이 성공적인 에너지 전환을 해결할 열쇠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법안이 만료되기까지 남은 8년간 약 488MW의 에너지저장 사업이 이미 확보됐다. 대부분 계획 또는 계약 단계에 있다. 지난해 9월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시장을 간소화하고 배터리 배치를 확대하기 위해 4개의 새로운 법안을 채택했다. 

오레곤 주와 메사추세츠 주도 에너지저장 시설 설치 목표를 발표했다. 수십 곳의 도시들도 재생에너지 발전 100% 목표에 달성하기 위해 배터리를 주목하고 있다. 

GTM 연구에 따르면, 이미 21개 미 주정부들은 최소 20MW급 에너지 저장 시설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 10개 주들은 100MW 이상급을 준비 중이다. 미국 전체적으로 배터리 시장을 키우기 위해서 진행 중이거나 시행 중인 정책과 규제들만 140개 가량이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탄소배출이 전혀 없는 에너지시스템을 지원하기 위해 에너지 저장에 대한 요구가 미국 밖에서도 목격되고 있다.  

남호주에서는 재생에너지가 전력 공급의 41%를 담당하고 있다. 남호주 정부는 극심한 날씨로 인한 여러 건의 정전 사태를 경험한 이후 새로운 에너지 플랜을 발표했다. 올해 말까지 전력망 연계 배터리 100MW를 설치할 예정이다. 호주에서 가장 큰 규모다. 

◆배터리 저장, 전력망 변화 주도 예상  

일반 가정과 사업체들이 배터리를 각 건물에 설치하면 발전 산업은 크게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은 가정과 사무실, 다른 사업용 건물에 설치된 배터리를 이용해 태양광 모듈에서 얻은 전력을 저장하고 전기료가 비쌀 때 저장된 전력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데로이트사는 사원 250명이 넘는 사업체 4곳 중 1곳이 전력 사용 관리를 위해 이미 배터리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수요가 높을 때 저장된 전력을 팔 수 있도록 규제가 마련된다면 배터리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전기자동차에 설치된 배터리도 전력망에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전기차 제조사들이 기술 향상을 통해 배터리 효율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전력사들이 전력 공급을 관리하는데 도움을 주는 동시에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전기차 확대로 새로운 에너지 수요가 발생하면서다. 동시에 전기차에 장착된 배터리들은 새로운 유연성을 제공하는 저장 장치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일례로 테슬라 자동차에 장착된 가장 큰 배터리는 일반 미국 가정에 3일 이상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전력을 저장한다. 

발전사들은 전기차 소유주들이 전력망에 전기가 남았을때 자동차를 충전하도록 권장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한편 리튬 이온계열 배터리가 전력 저장의 최고 수단으로써 입지를 유지할 것인지도 관심이 높다. 

수소 저장이나 용융염 전지 등 대안 배터리 산업들이 최근 몇 년간 상당한 투자를 받아 활발히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서다. 에너지 신산업으로서 배터리 산업이 성공적으로 주도권을 잡아갈 지 귀추가 주목된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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