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이라크 사태 개입' 주장에 신중론 대두

이라크 폭력사태에 대한 이란의 개입 증거가 신빙성을 의심받고 있으며 이런 가운데 미국이 이란에 대해 다소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고 미국의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가 6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백악관과 국무부 및 국방부의 고위 관계자들이 이란의 이라크 사태 개입 및 미군 공격과 관련된 증거의 신빙성을 의심하고 있다.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지난 2일 기자들에게 “사실은, 솔직히 말하자면, 이란의 개입에 대한 정보보고가 과장됐다고 본다”면서 “그 자료를 돌려보냈고 사실에 입각해 다시 작성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20일 시아파 도시인 카르발라에서 5명의 미군이 수수께끼 같은 작전 도중 납치, 살해됐고 바그다드 주재 미군 당국자들은 이란군 또는 이란의 지원을 받은 이들이 미군 복장을 하고 저지른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지난주 카르발라 사건에 이란이 개입했다는 정보는 “애매모호했다”면서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결론을 내릴 수 없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이어 니컬러스 번스 국무부 차관은 “정확히 누가 카르발라 사건의 배후인지 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또 한 발 물러섰다.

 

그러나 국무부에서 중동문제 분석가로 일했던 웨인 화이트는 이란의 개입에 관한 확실한 정보를 갖고 있지만 이란 혁명수비대 산하 알-쿠드스 부대 내 협조자들이 정보 공개를 꺼리고 있다면서 “지난주 이란 문제를 놓고 정치권과 정보당국 사이에 심한 격론이 벌어졌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지난달 11일 미국은 이라크 북부 아르빌의 이란 연락사무소를 습격해 6명을 체포했고 잘메이 칼릴자드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가 체포된 이들 중 일부가 이란 혁명수비대 소속 알-쿠드스 군대 요원들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처럼 이라크 사태에 대한 이란의 주장이 설득력을 잃고 있는 가운데 백악관과 국무부 일각에서는 이란과 외교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것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전했다. 또 이를 뒷받침하는 징후도 있다.

 

<AP>통신은 지난달 레바논 야권의 총파업 당시 미국 대사를 역임한 사우디아라비아의 반다르 빈 술탄 왕자가 비밀리에 이란을 방문, 레바논 시아파 조직인 헤즈볼라가 주도하는 파업과 시위를 진정시켜 줄 것을 이란에 요청했다고 5일 보도했다.

술탄 왕자의 이란 방문에는 미국의 의중이 실렸다는 분석이다.

술탄 왕자의 이란 방문에 이어 이란 핵 협상을 전담하는 알리 라리자니 국가안보최고회의 의장이 지난달 리야드를 방문했으며 이런 막후 접촉을 통해 레바논의 친미-친서방 정부 전복을 노린 야권의 총파업 사태가 진정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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