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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재생에너지3020, 실행까지 암초투성이
계획입지제도 추진 시 지자체 에너지기구 강화 필요
도로·주거 이격거리 등 입지규제 해소 역시 불투명
[481호] 2018년 01월 02일 (화) 07:50:28 최덕환 기자 hwan0324@e2news.com
▲ 재생에너지3020이행계획 중 2030년까지 태양광·풍력 등 신규 설비용량 확대 시, 원별 구성 추이<산업부 제공>

[이투뉴스] 정부가 지난 연말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비중 20% 달성을 목표로 한 ‘재생에너지3020 이행계획안’을 발표했다. 기후변화 대응과 재생에너지산업 성장을 목표로 '삶의 질을 높이는 참여형 에너지체제 전환'을 비전으로 내세웠다. 

현재 우리나라는 전체 전력량에서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이 7%, 설비용량이 12%를 차지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기준으론 발전비중이 2.2%에 불과하다.

이는 전체 전력생산량 대비 발전비중을 보면 주요국 대비 매우 낮은 수준이다.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주요국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보면 독일은 16.7%에서 29.3%로, 영국은 6.8%에서 24.7%로, 프랑스는 13.9%에서 17.3%로, 일본은 10.5%에서 15.9%로, 미국은 10.1%에서 14.9%로 확대됐다.

또 우리나라는 전체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에서 폐기물이 58%(22.8TWh)를 차지하는 등 국제 기준에 부합하지 않은 원별 구성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이번 이행계획안을 실현해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20%까지 높이고, 신규설비의 95% 이상을 태양광·풍력 등 청정에너지로 공급하기로 했다. 2030년까지 신규 설비 48.7GW를 보급해 누적기준으로 63.8GW까지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 이행계획안 발표 후 이러한 양적 기준에 기초한 보급계획에 대해 일부 전문가와 정부·업계 관계자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 재생에너지 분야 정책전문가는 “본격적인 계획이기 보다는 말 그대로 ‘안’이라 볼 수 있다”며 “아직까지 기존 정책관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하부 실행조직에서 얼마나 이러한 계획을 잘 이행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상당 부분 수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 한국형FIT…정부 고시가격 책정 진통 예상
정부는 이번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 이행방안으로 ▶국민 참여 확대 ▶농촌지역 태양광활성화 ▶지자체 주도 계획입지제도 도입 ▶대규모 프로젝트 ▶재생에너지 보급여건 개선 ▶ 환경을 고려한 재생에너지 확대 등을 제시했다.

우선 국민 참여 확대방안은 3가지 방안을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도시형 자가용 태양광 확대 ▶소규모 사업지원(100kW) 및 협동조합을 통한 참여 활성화 ▶농촌지역 태양광 활성화 등이다.

도시형 자가용 태양광 확대방안은 기존 상계거래 제도를 일부 수정, 전기요금 절감혜택을 확대하는 식이다. 상계거래제도는 자가용 태양광 생산전력을 다 사용치 못하고 남은 경우, 전기요금을 차감하는 재생에너지 지원제도다. 현행 제도에선 단독주택을 대상으로 이달 전기요금이 모두 차감될 시 남은 할인요금을 이월 계산한다. 하지만 이번 이행계획에선 대상을 단독주택과 공동주택으로 확대하고, 전기요금 절감혜택도 할인요금을 이월해줄 뿐 아니라 현금으로 정산하는 방식도 고려중이다.

하지만 한국전력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이러한 현금정산 도입은 말 그대로 ‘아이디어 검토’수준이다. ‘현금정산’은 기존 전기요금을 차감하는 ‘할인’과 달리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력을 ‘판매’하는 개념이 적용된다. 아직 판매자에게 소득세를 부과하는 방식 등 국세청과 협의가 필요하다. 

이번 이행계획안에서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는 소규모(100kW)사업에 대한 지원이다. 특히 협동조합(100kW미만) 및 개인사업자(30kW미만)가 신재생 발전사업에서 안정된 수익을 거둘 수 있도록 한국형 FIT(발전차액지원제도)가 도입될 예정이다.  

환경단체나 시민단체는 반기는 입장이다. 환경운동연합은 논평을 통해 “환경단체가 제안한 FIT와 계획입지제도 등 시민 주도 재생에너지 확대방안이 반영된 데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시민들의 재생에너지사업 확대를 위해 개인사업자(30kW미만)의 FIT제도 지원범위를 최소 100kW까지 확대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한국형FIT는 신재생 공급의무화제도(RPS)틀 안에서 운용된다. 우선 태양광입찰(고정가격계약경쟁 입찰제도, SMP+REC) 참여나 REC판매와 같은 절차를 생략했지만 여전히 구매자는 RPS공급의무자로 동일하다. 또 한시적으로 5년만 적용한다는 측면에서 기존 RPS제도의 틀을 해치지 않는다는 의도가 담겨있다.

전문가와 정부관계자들은 FIT고시가격 책정 측면에서 진통을 예상하고 있다. 현재로선 정부가 정하는 FIT고시가격이 현재 RPS제도에서 운영 중인 태양광입찰 상한가를 웃돌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그리드패리티(신재생 발전단가가 화석에너지 발전과 비슷한 수준) 달성을 목표로 하는 현 RPS제도의 질서를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형평성 측면에서 기존 RPS사업자나 RPS공급의무자와 마찰이 빚어질 수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현재 전문가와 정부관계자의 의견을 종합하면 정부 FIT고시가격은 태양광입찰 평균가격을 약간 웃도는 수준에서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개별사업자의 가격선택권 측면에선 고정가격 계약제도(SMP+REC)보다 오히려 효용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정책전문가는 “FIT가 정책에 반영된 자체는 고무적이다. 하지만 이번 이행계획안이 소규모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재생에너지보급 중심 시책이 RPS에서 FIT로 전환되는 계기가 되길 바랐으나 반영되지 않았다. 여전히 RPS와 FIT사이에서 정부가 모호한 선택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농촌지역 태양광 활성화 방안으로는 염해간척지(농업진흥구역 내)와 농업진흥지역 외 농지, 영농형 태양광(농업+태양광) 등을 통해 2030년까지 태양광발전을 30GW까지 확대·공급하는 게 목표다.

이를 통해 재생에너지 보급 측면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주민수용성을 제고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현재 지자체, 산업부, 농식품부가 협력 중이다. 하지만 영농형 태양광 사업모델의 경우 지난해 신청한 예산 증액분(400억원)이 반영되지 않았다. 일단 전년 대비 늘어난 재생에너지 예산에서 얼마나 관련 예산이 할애될지 지켜봐야 한다.

▲ 참여 주체별·시기별 보급계획 및 설비용량<산업부 제공>

    
■ 재생에너지 추진의지 의심되는 대형 프로젝트 설비용량
이번 이행계획안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상반기까지 ‘지자체 주도 계획입지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해당 입지도 올해 후보지를 발굴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수용·환경성을 사전 확보하고 개발이익을 공유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계획입지제도는 절차상 ▶광역지자체 부지 발굴 ▶중앙정부 승인 ▶민간사업자 부지 공급 ▶민간사업자가 지구개발 실시계획 수립 ▶중앙정부 승인 및 인허가 의제처리 순으로 처리된다.

해당 제도에선 마을대표 동의서나 주민·협동조합 우대 등 주민수용성이 최우선 고려된다. 또 부지 발굴 시 마을공모 방식을 도입하고, 계획 심의 때 주민수용성을 중점 평가하는 등 사업 추진 시 다각도로 주민들에게 동의를 구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환경성 확보를 위해 지구개발 기본·실시계획 심의 시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의무 실시한다. 또 사업자는 지자체와 협력하거나, 지역지원사업을 통해 개발이익을 지역·주민과 공유키로 했다. 이러한 마을공모 방식은 제주도가 지역 에너지공기업을 통해 추진한 전례가 있다.

하지만 지자체 주도 계획입지제도는 적든 많든 전담인력이 필요하다. 정책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지자체에 있는 4~5명의 에너지담당자 인력만으로 부족하다.

실제 마을공모사업이 진행되는 지자체도 서울에너지공사나 제주에너지공사처럼 에너지부서·지역공기업 등 전담조직을 갖추고 있다. 재생에너지 관련 정책전문가들은 지자체의 인력확충도 시일이 걸리지만, 실제 집행력 및 실행력 등을 갖추는 데에도 상당기간이 소요될 것이라 보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광역지자체를 대상으로 했으나 실제 사업이 펼쳐지는 여타 지역에서 같은 방식을 적용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로 보고 있다.

정부는 이번 이행계획안에서 2030년까지 28.8GW수준의 야심찬 대규모 프로젝트 추진계획도 밝혔다. 실제 사업계획조사에선 민간·공공기관이 원전 및 석탄발전 유휴 부지를 활용하거나 수상태양광 및 육·해상 풍력발전을 통해 21.3GW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정부는 올해부터 2022년까지 전원개발촉진법 승인과 선제적인 계통연계 검토 등을 통해 5GW를 집중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추후 2023년부터 2030년까지 23.8GW를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일부 업계관계자는 이번 대규모 프로젝트 추진계획에 대해 실망감을 표시했다. ‘재생에너지3020이행계획’을 수립하는 문재인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의지를 나타내기에는 재임기간동안 초기 5GW라는 설비보급량이 미미하다고 평가했다.

이미 수백㎿단위 수준의 대규모사업을 준비 중인 발전공기업과 일부 非에너지공기업의 그간 동향을 고려할 때, 정부의 추진의지가 담긴 설비용량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현 시점에서 검토가 끝난 5GW만 추진하고, 대부분 목표량을 다음 정부에서 이행토록 계획을 세운 건 보급의지 측면에서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거의 모든 행정부처의 법적 검토를 단번에 처리하는 전원개발촉진법 적용까지 고려 중이라면 적어도 목표량을 두 배 이상 설정하라는 주문도 있었다.

▲ 재생에너지3020이행계획에서 검토 중인 계획입지제도 주요 내용<산업부 제공>

■ 알맹이 빠진 재생에너지 보급여건 개선
정부는 이번 이행계획안에서 재생에너지 관련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농업진흥구역은 기존에 태양광 발전사업 용도로 사용이 불가했으나, 염해피해 간척농지를 대상으로 20년 정도 일시사용을 허가하기로 했다.

또 2015년 말 준공한 건축물만 태양광설비를 설치할 수 있었으나, 이러한 건축물 준공시기에 대한 규제도 완전 폐지하기로 했다. 국·공유재산 임대기준도 변경된다. 국유재산의 임대료를 재산가액의 5%에서 1%로 인하하고, 임대기한도 10년에서 20년으로 연장했다.

하지만 재생에너지 확산 때,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인 도로·주거 이격거리 등 지자체별 입지규제 해소는 상당 기간이 소요될 예정이다. 애당초 지자체별 입지규제는 개발행위허가지침 상위법인 국토교통부 관련법을 개정해 단번에 해소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산업부는 법적 강제력을 동원할 때 지역선거로 기관장을 선출하는 지자체나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방편으로 주민이익 공유방식 등을 검토했으나 주민들의 과도한 수익 요구 등 사업성 저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우려를 보이고 있어 진퇴양난의 입장에 놓여있다고 밝혔다.

산업부 재생에너지과 관계자는 “국토부 관련법은 지역주민의 반발이, 주민이익 공유방식은 사업자의 추가 부담이 우려된다. 현재 지자체 규제와 관련해 재생에너지 보급사업에서 평가 시 채점기준에 반영하는 등 다른 유인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행계획에 대해 “이달부터 관련 세미나와 토론회, 전문가 토의 등 상당히 많은 의견 수렴절차가 준비돼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수정·보완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최덕환 기자 hwan0324@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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