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자료 요청·현안 정리에 정신없어

최근 산업자원부는 장관을 비롯해 차관과 본부장으로 이어지는 대규모 인사를 진행했다. 일선에서 실무를 담당하는 사무관과 주무관까지 마무리됐다. 매년 초 각급 관공서마다 인사로 북적대지만 실제로 인사가 단행된 곳보다 유독 더 어수선하고 바쁜 곳이 산하기관과 관련 협회다.


새롭게 업무를 담당하게 된 실무자들이 관련 자료를 산하기관과 협회에 요청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자료요청은 매번 실무자들이 바뀔 때마다 이뤄진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매년 같은 자료를 상급기관으로 보내는 일도 발생한다.


이 같은 관행은 여러 문제점을 낳는다. 매번 되풀이되는 자료요청으로 인사철만 되면 산하기관과 협회는 덩달아 본연의 업무와 무관하게 항상 보고할 수 있게 자료를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산하협회 관계자는 “항상 인사철만 되면 실무자들의 동태를 살펴본다”면서 “새롭게 실무자가 오면 업무파악을 위해서라도 관련 자료를 어김없이 요청하는 만큼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도 현안과 관련된 자료요청은 나은 편이라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때로는 10년치 자료를 요청하기도 해 이에 대한 자료를 찾고 정리하는데도 며칠이 걸리기도 한다.


때로는 실무자가 업무를 파악하고 추진하는데 있어서 정책을 입안하는 방향이 변하기도 하는 것이 더 문제다. 실제로 산자부의 한 부서에서는 실무자가 바뀌어 그동안 추진했던 정부정책이 방향을 수정하는가 하면 심지어 원점에서 다시 논의되기도 했다고 한다.
 또 한 산하기관은 산자부 용역에 대한 최종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몇 번의 수정을 거쳐야 하기도 했다. “상급기관 실무자가 원하는 방향의 결과를 내기 위해 예정에 없던 조사를 했을 뿐만 아니라 그 실무자가 바뀌어 그 조사부분에 대한 결과가 다시 빠지기도 했다”는게 산하기관 관계자의 고백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급기관의 행태를 묵인할 수밖에 없는 것은 매 시기마다 발생하는 현안이나 사업을 원활하게 이끌기 위해서다. 협회 한 관계자는 “하나라도 아쉬운 소리를 해야하는 입장에서 (정부 실무자의) 자료요청을 모른척할 수도 없는 입장”이라고 푸념했다.


이에 대해 산자부 관계자는 “업무를 진행하는데 있어 다수의 산하기관과 협회에 접촉을 하는 만큼 그들 모두의 자료를 보관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이라며 “필요와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요청할 수밖에 없는 일”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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