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 주범 냉매 해결…대량생산 '눈앞'
냉매와 실외기가 없는 에어컨이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개발됐다.
연세대는 22일 서울 캠퍼스 알렌관에서 열린 ‘차세대 에어컨 시연회’에서 박영우(56·의학물리학)·남균(64·고체물리학) 교수와 세실실업(대표 장현익)이 4년간 공동 연구해 반도체 소자를 이용한 세계 최고 수준의 냉각기술(GT-Mc)을 토대로 '무(無)냉매 에어컨'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제품 시연회를 통해 '열전모듈'(Thermo Module 직류전류를 흘리면 한쪽은 냉각되고 다른 한쪽은 가열되는 반도체)과 자체 개발한 '그린키트'(열을 외부로 뽑아내는 장치)를 접목해 냉매를 대체하는 원리를 보여줬다. 열전모듈을 이용한 에어컨은 이미 해외에서 사용되녹 있지만, 냉각 효율이 낮아 기계의 열을 식히는 냉각기 정도로만 사용되는 실정이다.
하지만 연구팀은 고온을 일정한 온도로 유지시키는 시스템(T-Mc)과 미세한 양의 에너지로도 작동돼 고온의 바람이 통과할 때 온도를 5~8도 가량 떨어뜨리는 그린키트를 개발함으로써 효율성 문제를 해결했다. 실내의 더운 바람이 그린키트를 통과해 온도가 낮아지면 T-Mc를 통해 저온이 유지되는 원리로 작동된다는 것이다.
연세대 측은 이 에어컨이 냉매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실외기가 없는 상태에서도 기존 에어컨에 비해 초기 냉각속도가 2배 이상 빠르며 환경오염의 한 원인인 냉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했다고 소개했다.
박영우 교수는 “그동안 개발된 무냉매 에어컨 중 외부온도가 33도일 때 출구 온도가 20도 이하인 성능을 갖춘 제품은 없었다"며 "이 제품은 실제 상용화가 가능한, 세계 최초로 개발된 냉매·실외기 없는 차세대 가정용 에이컨”이라고 말했다.
장현익 세실실업 사장은 “디자인을 보강하고 설비만 갖추면 양산이 가능한 단계라 판단, 공표하게 됐다”며 “독자적인 양산보다는 뜻이 맞는 파트너를 선정해 대량 생산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