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폭 불만 속 수용 태세…"대응엔 힘 열세"

한국전력공사의 변압기 단가인상률이 5~6%대로 결정나자 관련업체들은 속앓이만 하고 있다.

이번 단가 인상률은 변압기 업계에서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던 만큼, 결과에 대한 업계 반응은 일단 외부적으로는 조용하지만 내심 불만의 목소리를 감추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10%대 이상을 기대했던 대다수 업체들은 이번 인상률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업체들은 거대 공기업인 한전이 결정한 데에 대해서 어쩔 도리가 없어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있다.

변압기 업계 한 관계자는 “최대 현안이던 한전 변압기 단가인상률이 5~6%대로 확정되자 무척 실망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면서 “이번 가격인상폭이 원자재 상승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마음 같아서는 낮은 단가인상률에 대해 반발하고 싶은 심정이지만 공룡기업을 상대로 하는 섣부른 대응은 오히려 피해를 더 키울 가능성이 높아 '울며 겨자 먹는 심정'이다”고 말했다.

변압기 사업조합을 중심으로 한전에 단가인상 수정을 요구할 수도 있지만 이미 한전에서 결정한 일을 가지고 이러쿵 저러쿵 할 처지가 못 된다는 것이다.

조합 한 관계자는 “조합 전체로 보나 회사로 보나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나 거대 공룡기업에서 이미 나온 사안에 대해 불만을 나타낼 만큼 조직력이 받쳐주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처음에는 조합에서 ‘단체행동까지 불사해야 하지 않는가’라는 말들이 오가기도 했으나 결국은 ‘계란으로 바위치기’며 나중에 미운털이라도 박힐지 몰라 잠자코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또 다른 조합 한 관계자는 “변압기 실무를 담당하는 입장에서는 많이 받았으면 좋겠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 면서 “사견을 전제로 무척 서운하다. 10%정도 올라야 하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에 대해 한전은 업체가 각기 처한 경영환경이 다른 만큼 아쉬운 부분이 있더라도 큰 마음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전은 “단가인상이 확정된 표준형 주상변압기 7개 품목이 금액으로 보면 전체 배전변압기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며 “표준형 지상변압기의 경우에는 오히려 단가하락요인이 발생했으나 변동률이 3% 이내여서 단가 하락이 적용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한전의 한 관계자는 “중부, 서부, 남부로 나뉜 세조합의 회원사들만 해도 무척 많다”며 “이들 회사들을 모두 만족할 수는 없겠지만 대다수 업체는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전기동 구매도 대한전선에서 구매하는 것과 2차 대리점에서 구매할 수밖에 없는 업체와 단가가 다르다”며 “아주 영세한 업체들은 재료비 금액이 많아 최소 10% 이상은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대다수 업체는 변압기 단가의 현 수준에 만족하고 있으며 최근 전기동 가격만 하더라도 안정세로 접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전의 이번 변압기 단가 폭 확정에 따라 배전용변압기 품목별 단가인상폭을 정하고 지난달 8일 납기분부터 단가인상분을 소급 적용키로 했다.

관심이 집중됐던 단가인상률은 표준형 주상 10kVA 5.01%, 20kVA 5.34%, 30kVA 5.78%, 50kVA 6.66%, 75kVA 6.22%, 100kVA 6.8%, 150kVA 3.2%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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