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기술로 그로워 핫존ㆍ웨이퍼 생산부품 일관 생산

국내 태양광 산업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소재공정에 해당하는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 단계의 핵심기술 개발에 업계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티씨케이(사장 박영순)는 이중 잉곳과 웨이퍼 공정에 필요한 핵심부품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는 기업이다. 일본 도카이카본과 케이씨텍, 승림카본금속이 각각 33.53%, 26.33%, 6.71%의 지분참여를 통해 1996년 설립했다. 

태양전지의 핵심소재인 실리콘 웨이퍼는 다결정 상태의 폴리실리콘 원료를 액체 상태로 녹여 단결정 잉곳으로 성장시킨 뒤, 이를 얇게 잘라 수백만개의 미세한 트렌지스터를 형성하는 식각공정을 거쳐 양산된다.

티씨케이가 흑연을 가공해 생산하고 있는 핫존(Hot Zone)은 이중 잉곳을 성장시키는 그로워(Grower)장비의 하단부에 들어가는 검은색 부품<사진>이다. 

원기둥 형태의 잉곳을 만들기 위해서는 씨드(Seed)라는 단결정 실리콘 '씨앗'을 핫존에 넣고, 이를 천천히 회전시키며 상부로 끌어올려 씨드의 결정과 일치하는 단결정 실리콘을 만드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때 핫존 내부는 진공상태가 유지되는 가운데 1500℃ 이상의 고온열이 가해진다. 마그마처럼 액체상태의 실리콘이 씨드에 달라붙어 시간당 3~18cm로 성장하기 위한 필수 환경이랄 수 있다. 

핫존은 이같은 악조건을 견디기 위해 열에 강한 소재로 제작돼야 한다. 이 때문에 티씨케이는 고순도 흑연 덩어리 상태의 그라파이트를 가공해 핫존을 생산하고 있다. 연필심과 똑같은 물성의 그라파이트는 열이 가해질수록 오히려 단단해지는 성질이 있다. 

전체 공정으로 보자면 핫존은 효율이 뛰어난 건강한 태양전지를 잉태하는 자궁, 씨드는 유전자를 결정하는 수정체로 비유할 수 있다.  

자궁이 새 생명의 성장조건에 이상적인 환경을 제공해야 하듯 핫존 역시 고순도 실리콘 액체가 방해조건 없이 성장할 수 있도록 높은 순도를 유지해야 한다.  

티씨케이의 핫존은 이 과정에서 제 기능을 발휘한다. 소재가 되는 그라파이트의 순도를 높이는 고순화처리를 거쳤기 때문이다. 고순화처리는 특수가스를 넣어 40회 이상 재처리하는 공정을 필요로 하며, 핫존의 경우 일주일 가량이 소요된다. 

이 공정을 통해 그라파이트(흑연)에 포함된 미량의 철, 아연 등의 불순물이 완벽히 제거되고 미세한 공극까지 메워져 비로소 잉곳을 위한 '오염없는 자궁'이 완성되는 셈이다.

티씨케이는 이 제품을 국내 실트론과 웅진에너지, MEME, 넥솔론 등에 납품하고 있다. 일부 물량은 노르웨이 REC사와 NorSun사, 미국 Veeco사에 판매하고 있다. 

태양광 전지생산과 유사한 반도체 생산공정에도 티씨케이 제품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고집적화를 요구하는 반도체 제품은 불순물을 감소시키기 위해 고순도의 흑연 부품위에 Sic코팅을 입힌 각종 부품을 사용한다. 이 조건을 충족시키려면 첨단 기술을 동원한 이른바 'CVD-Sic코팅' 공정을 거쳐야 한다. 국내에서는 티씨케이가 유일하게 이 장비를 3대나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티씨케이는 우수한 강도와 내열성을 지닌 탄소섬유 소재의 '카본 컴포지트', 반도체 플라즈마 공정에서 가스의 균일한 분사를 돕는 전극판인 '실리콘 Cathode', CVD기법으로 생산한 초고순도 'Solid SiC Wafer', LED용 웨이퍼 케리어 등을 국산 기술로 생산하고 있다. 

이들 제품은 태양광ㆍ반도체용 웨이퍼 생산 공정 중 식각공정과 CVD공정에 없어서는 안될 부품이어서 시장 성장과 함께 티씨케이의 매출 증대가 기대되고 있다. 

티씨케이 이성구 영업본부장은 "잉곳(Ingot) 제조공정에 필요한 초고순도 그라파이트(Graphite)와 반도체용 CVD Sic Coated 부품을 국산화 기술로 일관 생산할 수 있는 곳은 우리가 유일하다"며 "국내에서도 태양광 산업계열화(PV Value Chain)가 이뤄지는 만큼 향후 사업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티씨케이는 지난해 3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설립 이후 13년만에 매출을 10배 이상 늘렸다. 뜨겁게 달아오르는 태양광 소재산업과 더불어 반도체 산업을 이끌고 있는 삼성, 하이닉스 등이 주요 고객이어서 매출선도 안정적이다. 이 회사의 올해 매출 계획은 37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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